'반려동물'에 대하여

in #kr7 years ago (edited)

‘반려동물’에 대하여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좋아했었다. 병아리, 햄스터, 토끼, 새, 개 등 여러 동물들이 내 유년시절을 함께 했다. 특히 개를 무척 좋아했었다. 어렸을 때 기억 중 가장 선명하게 남는 장면 하나가 학교 갔다 오면 항상 문 앞에 '멍군이'(개 이름)가 나를 기다리던 모습이다. 그러면 나는 멍군이 앞발을 잡고 춤을 추곤 했다. 개와의 이런 추억이 있어서 그런지 마당 하나 딸린 집에서 개 키우는 것이 하나의 꿈이 되었다.

요즘은 ‘애완동물’이라는 말을 별로 쓰지 않는 것 같다. 그 대신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더 많이 듣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전을 보면 애완동물은 ‘인간이 주로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대상으로 사육하는 동물로….’라고 되어있다. 반면 반려동물이란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로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여…’라고 되어있다. 두 용어를 비교해 보면 확실히 ‘애완동물’이란 용어는 현재 사회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다. 주위만 잠깐 둘러보아도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의 일부 혹은 동물 이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반려견을 키우는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얼마나 그들을 소중해 여기는지 알 수 있다. 또한 가끔 텔레비전을 보면 반려동물 주인이 반려동물을 위해 몇 백만원의 수술비용도 기꺼이 부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만약 애완동물이었다면 저런 게 가능할까 싶다. 이제는 더 이상 ‘애완동물’은 인간의 즐거움을 위한 대상이기 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반려동물’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두루 퍼진 것 같다.

그러나 애완동물에 대한 재인식에도 불구하고 버려지는 애완동물 및 반려동물들은 늘어나고 있고, 특히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더욱 그 수는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학대마저 비번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니, 이런 부정적 측면을 볼 때면 아직 우리 사회가 ‘반려동물’이라는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키우는 동물을 버리거나 혹은 학대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그들을 ‘반려동물’보다는 ‘애완동물’로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분풀이로 때리거나 장난삼아 괴롭히지 않겠는가. 만약 반려동물로 인식하고 있다면 싫증났다 거나 사료값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버리거나 유기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자신의 가족이나 다름 없는데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꾸준히 버려지고 있다.

그렇다. 가족은 가족이지만 그전에 짐승이 아니겠는가. 반려동물이 인간과 더불어 살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으로부터 사랑 받는 동안일 뿐이며 그 사랑이 끝나면 한 낱 짐승에 불과해진다. 그리고 짐승의 생명은 가볍고 그들에 대한 책임은 쉽게 외면 받기 마련이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그러나 소중함의 정도에도 앞뒤가 있고 위아래가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 정도가 반려동물로서 우리나라에서 살아가기에는 아직 미약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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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옆에 있는 그 동물을 너무
사랑하거나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봐야 한낱 짐승이지 않습니까.

당신 옆에 있는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하거나 따르지 마세요.
그래봐야 그도 한낱 짐승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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