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와 인플레이션

in #kr6 years ago (edited)

아르헨티나는 지금 매우 심각한 외환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년초 1달러 = 20 페소였던 환율이 6개월이 지나며 1달러 = 29페소가 되어 45%의 가치하락이 됬습니다.

위기의 원인을 찾자면 끝도 없이 많은 이유들이 줄줄이 나오겠지만 지금 가장 심각한 위기를 제공하고 있는 Lebac 이라는 국채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국가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이유는 국가가 진행하는 여러가지 국책사업( 경제개발, 사회복지, 치안, 국방) 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아르헨티나가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세금으로만 충당이 안되는 수많은 지출 즉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국채는 누군가에게 빛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도 결국 세금을 거두어서 지급해야 하는 국민의 빚이 되는 것입니다.

재정적자폭이 확대되며 부족한 세수를 매우기 위해서 세금을 올리고 싶은 유혹이 강해집니다. 세금인상은 경제활동을 매우 위축되고 투자가 떠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럼 아르헨티나의 경우에는 어째서 이 Lebac이라 불리우는 국채가 현재 달러의 상승을 부채질하게 되었을까 알아보겠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정권은 장기적인 계획없이 즉흥적으로 순간의 위기만을 모면하는 형태로 국정을 운영해 왔습니다. 국가의 화폐 정책은 모든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경제정책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소득수준을 넘어서는 정도로 무분별하게 화폐발행으로 재정을 충당하며 인플레이션 즉 화폐가치 하락을 일으킵니다.
화폐의 가치하락을 막기위해선 과도하게 발행된 화폐들을 시장에서 회수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그 방법이 바로 채권을 이용하여 흡수하게되고 일시적으로 화폐유동성이 줄어들면서 환율상승이 억제되는 착시 효과를 만들게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전에 사용했던 교회 주일학교의 달란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주일학교에 출석하는 10명의 아동들이 매주 교회에서 10 달란트를 선물로 지급 받았습니다.
이 달란트는 년말 교회의 달란트 시장에서 장난감을 구매할수 있는 화폐역할을 합니다.

1년 즉 50주 동안 매주 10 달란트 씩 받은 아동들은 각자 500달란트를 모을수 있습니다.
전체 아동들에게 배포된 총달란트 액수는 5000달란트 입니다.
5000달란트에 맞추어 500달란트 어치 선물을 10개 준비하여 실물 재화와 발행된 달란트는 균형을 이루어 모두 선물을 교환할 수 있게 준비를 해주었죠.

그런데 그 다음해에도 같은 준비를 했지만 일부 주일학교 선생님이 인기를 끌기 위해서 약속보다 더 많은 달란트를 나누어 줍니다.
500달란트 어치 선물은 10개 밖에 없는데 아동들은 800달란트씩 모아서 발행된 달란트는 총 8000달란트가 되어 버렸죠. 그런데 선물은 5000달란트 어치 밖에 안되는 것이죠.
그럼 해결을 하려면 인플레이션을 일으켜서 각 상품을 800달란트로 올리거나 선물을 3000달란트어치 더 준비해야 하는데 교회에서 집행되는 예산으로는 더 많은 선물을 준비할 수가 없었습니다.

걱정을 하는 주일학교를 보며 어떤 교회 집사님이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그럼 아이들에게 500달란트만 사용하게 만들고 주일학교채권을 만들어서 아동들에게 저축하도록 유도하자는 것이었죠. 그래서 아동들에게 제안을 합니다. 500달란트만 사용하고 남는 300달란트는 주일학교채권을 구매하여 저축을 하면 1년뒤에 이자 33%를 지급하여 더 큰 이익이라고 유혹을 합니다.
1년뒤에는 400달란트가 된다고 하며 더 좋은 선물로 교환하라고 한 것이죠.

물론 그렇게 하여 1년은 무사히 지나갔지만 그 다음해에는 원래 지급하던 500달란트와 주일학교채권400달란트까지 총 900달란트를 지급할 의무가 생기는 것입니다.
거의 제공해야할 선물의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교회가 더 많은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아이들과의 약속을 어기게 되고 지급불능사태에 빠지게 되는것입니다.

지금 아르헨티나 정부가 발행한 Lebac 채권은 주일학교채권과 같은 상황이 된 것입니다.
과도하게 팽창된 화폐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거나 외환으로 몰려 달러 환율상승을 유발하지 못하도록 매력적인 이자지급을 약속하며 넘치는 화폐들을 채권으로 흡수하게 된 것이죠.
문제는 채권의 만기일이 다가오면 이자와 함께 화폐가 시장에 풀린다는 것이죠. 그래서 정부는 더 높은 이자를 약속하며 다시 채권으로 묶어 두려고 하다 보니 지속적인 이자부담이 늘어나며 금리가 47%까지 오르게 됩니다.

이렇게 과도한 금리를 지속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정부는 없습니다. 당연히 국가 위험도는 상승하고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만기 된 채권들을 갱신하지 않고 달러로 이동하며 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되고 이것은 외환위기를 일으키는 것이죠.

정부는 해당 채권들을 자구적 노력으로 해소할 수 없기 때문에 IMF에 긴급 구제 요청을 하게 됩니다. 시장에는 예방적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불안정한 경제 상황을 감지한 투자자들은 채권만기와 함께 안전자산인 달러로 갈아타며 지속적인 외한 상승 레이스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채는 국가의 빚이며 빚은 자신이 감당할 수준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미래를 담보로 자신의 능력을 벗어난 빚은 결국 채무 불이행, 파산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미국채권의 경우는 기축통화 발행국이라는 지위와 세계 제일의 강대국이라는 특성으로 가장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이 만들어져 있고 최근 금리 인상에 힘입어 신흥국 처 럼 위험한 시장에서 투자금을 회수하여 미국으로 이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개인이나 정부나 신뢰를 상실한 상황에서는 비싼 빚을 낼 수 밖에 없고 빚으로 빚을 값는 악순환에 빠져 생산적활동이 마비되어 결국은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지금 아르헨티나 정부에서 어떻게 이 위기를 해결할지 특별한 묘책은 안보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있는 아르헨티나의 현재 상황을 예로 들었지만 국채발행은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지만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이자와 함께 되돌아오는 시한폭탄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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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배울 점이 많은 글 남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랫만에 코멘트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다보니 생업에 지장이 많이 발생합니다.
큰폭으로 감소한 수익때문에 일에 대한 의욕도 많이 줄어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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