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신화: 프로메테우스 (인간의 수호천사)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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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신화: 프로메테우스 (인간의 수호천사)

프로메테우스는 티탄 신족이었어.
티탄 신족은 제우스가 올림푸스의 제왕이 되기 전에
세상을 다스리던 신들이었어.
제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 어머니인 레아를 포함해
모두 열두 명이었지.

남신이 여섯, 여신이 여섯이었는데
프로메테우스는 남신 가운데 하나인 이아페토스의 아들이었어.
이아페토스에게는 아들이 셋이었어.

맏이가 아틀라스였고,
그 밑으로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가 있었지.

아틀라스는 감히 대적할 신이 없을 만큼 힘이 장사였지.
결국 아틀라스는 하늘을 어깨에 메고 살아가게 되지.
문제는 프로메테우스와 에페메테우스야.

이름에서 이미 의미가 나타나잖아.
프로메테우스는 미리 내다보는 자이고
에피메테우스는 나중에 깨닫는 자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프로메테우스는 지혜롭고 신중했지만
막내인 에피메테우스는 이름 그대로 일을 저질러 놓고야 뒷수습을 하는,
좀 철이 없는 신이었어.

티탄 일족과 일전을 치루고 최고 지배자가 된 제우스는
지상에 살고 있었던 프로메테우스를 불러 이렇게 명했어.
“아래로는 뭇 짐승들을 다스리고
위로는 신을 섬길 인간을 만들도록 하여라.”

제우스가 하필 프로메테우스에게 이 일을 맡긴 데는 까닭이 있었어.
티탄과 올림포스 신족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을 때
프로메테우스는 동생과 더불어
티탄 족으로서는 유일하게 제우스 편을 들었지.

이름 그대로 앞날을 훤히 내다볼 수 있었던지라 대세를 따른 것이었어.
비록 자신의 안위를 도모하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니었다 할지라도
다른 티탄과 함께 무한 지옥 타르타로스에 유폐된 아버지 이아페토스,

어깨로 하늘을 떠받치고 있어야 되는 형벌을 받은 형 아틀라스와 달리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는 올림포스 신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었어.

그런 공로도 있었으려니와
프로메테우스는 뛰어난 예지력과 지혜, 신중한 처신으로
제우스라도 쉽사리 대할 수 없는 그만의 위엄을 갖춘 신이었지.

제우스의 명을 받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온 프로메테우스는
우선 질좋은 진흙을 구했어.
그리고 거기다 물을 붓고 이겨서 신들의 형상과 비슷하게 인간을 빚었어.

그것을 이레 동안 볕에 말린 뒤 생명을 불어넣으려는 찰라,
지나가던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나비 한 마리를 날려 보냈어.

나비가 인간의 콧구멍으로 들어가니
비로소 인간에게 마음이 깃들이게 되었어.
이렇게 해서 인간이 태어나게 되었는데
이윽고 그들은 몇 배로 불어나 땅을 가득 채웠어.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우선 직립할 능력을 주었어.
덕택에, 다른 동물들은 모두 고개를 숙여 땅을 내려다 보는데
인간만은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어.
그러나 똑바로 서서 걸을 수 있을 뿐,
그들은 처음에는 다른 동물과 다를 바 없는 가엾은 짐승에 지나지 않았어.

몸을 가리는 따뜻한 털가죽도 없었고,
사자처럼 빨리 달릴 수도 없었으며,
거북이처럼 단단한 등껍질도,
독수리처럼 날카로운 발톱도 없었지.
일이 그렇게 된 데에는 에피메테우스의 책임이 컸어.

그는 인간을 비롯한 다른 동물들에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능력,
이를테면 용기, 힘, 속도 같은 것을 부여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어.
동생이 그 일을 해내면
프로메테우스는 그 결과를 점검, 감독하게 되어 있었어.

그런데 요량 없는 에피메테우스가 신바람이 나서
닥치는 대로 선물을 나누어 주는 바람에
막상 인간의 차례가 되자 아무 것도 남아 있는 게 없었던 거야.
당황한 에피메테우스는 헐레벌떡 형을 찾아와 하소연을 했어.
프로메테우스는 징징 짜는 동생을 달래놓고는
속이 빈 회향나무 막대기 하나를 품속에 숨겨 하늘로 올라갔어.

그리고는 제우스의 전용 무기인 벼락에서 불씨를 옮겨붙여,
들고 갔던 막대기 속에 숨겨가지고 돌아왔지.
프로메테우스는 이튿날,
인간을 불러모아 불씨를 건네주고,
나무와 나무를 비벼서 불을 만드는 법도 가르쳐 주었어.
프로메테우스의 이 선물 덕분에
인간은 다른 동물들이 감히 넘보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지.

음식을 익혀 먹을 수 있었고,
사냥용 무기와 농사짓는 연모를 만들 수 있었으며
아무리 추워도 거처를 덥혀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어.

나아가서는 갖가지 기술을 개발하고 화폐까지 만들어 쓰게 되었어.
프로메테우스는 그 위에 집을 짓는 법,
날씨를 미리 아는 법, 셈하고 글쓰는 법,
짐승을 길들이는 법, 배를 만들어 바다를 항해하는 기술까지 가르쳐 주었어.

이 사실을 안 제우스는 노발대발한 건 당연한 수순이겠지.
신들의 전유물인 불을 훔친 죄도 죄려니와,
우쭐대기 좋아해서 그렇잖아도 하마나 신들에게 대들지 않을까
앞날이 걱정스러운 인간에게 그걸 주었으니 뒷감당은 누가 한단 말인가.
게다가 한번쯤 프로메테우스를 손봐야겠다 마음먹은 구원도 있었던 참이었어.

인간들이 소를 한 마리 잡아 제우스에게 바칠 때의 일이었어.
맛있는 고기와 기름은 죄다 제우스에게 바치고
먹을 수도 없는 뼈와 가죽만 인간의 몫으로 남기는 걸 보고
프로메테우스는 마음이 아팠어.

그래서 고기는 보잘 것 없는 가죽으로 싸고
뼈는 먹음직스러운 기름덩어리로 감싼 뒤
제우스에게 하나를 선택하게 했어.

제우스는 물론 가죽보다 기름을 택했고
프로메테우스가 자신을 속여넘긴 걸 알고는 심히 언짢았어.

인간을 만들라 명했던 뜻은
신을 공손히 받들 존재가 필요해서였건만
그 뜻을 묵살하고 오히려 사사건건 인간 편을 드니
여간 위험스럽지가 않았던 거야.

그런데 이제는 감히 불까지 갖다주다니!
제우스는 당장 자신의 아들이며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스토스를 불러
청동 쇠사슬을 만들게 했어.

그리고는 크라토스(권력)와 비아(폭력)를 시켜
프로메테우스를 코카서스 산꼭대기에 있는 바위에다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묶어 버렸어.

그것으로도 분이 안 풀린 제우스는
독수리로 하여금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파먹게 했어.

독수리가 간을 다 파먹으면 그때마다 간은 새로이 돋아났어.
프로메테우스의 죄, 그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었던 거야.
인간을 창조하고, 신에게서 불을 훔쳐 인간을 이롭게 하였다는 것만으로도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의 숭앙을 받기에 충분하였어.
그러나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가르친 진실로 위대한 교훈은 따로 있었어.

마음만 먹으면 프로메테우스는 언제라도 형벌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신상에 관련된 중요한 비밀을 알고 있었어.
제우스는 아버지인 크로노스를 죽이고 올림포스의 왕좌에 올랐는데

일찍이 대지의 여신 가이아로부터
“너 또한 자식에게 죽임을 당하리라”는 예언을 들었어.

제우스로선 자신에게 반기를 들 그 자식이
어떤 어미의 몸에서 태어날지 불안하기 짝이 없었지.
이름난 호색한인 제우스에게는 처첩이 수도 없이 많았던 거야.

문제아를 낳을 어미가 누구인지만 알 수 있다면
미리 조처를 취할 수 있으련만,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자가
바로 함부로 다루기 어려운 프로메테우스였던 거야.

제우스는 감언이설 잘 늘어놓기로 유명한 전령신 헤르메스를 보내
프로메테우스를 회유했어.
그 비밀만 귀띔해 주면 당장 풀어줄 뿐만 아니라
두둑한 상까지 얹어주겠다는 것이었어.

그러나 프로메테우스는,
일신의 안락을 위해 대의를 저버리는 그런 행위를 경멸했어.

“어리석은 이여,
말 한 마디면 당장 이 고통에서 벗어날 텐데 어찌 이리 고집을 피우나?”

헤르메스의 말에 프로메테우스는 이렇게 대답했어.
“헤르메스여, 이 정도 고생이면 말 한 마디를 아끼는데
그대는 어찌 그리도 비굴한가?”

마침내 헤라클레스가 와 사슬을 끊어주기까지,
무려 3천년 동안을 프로메테우스는
코카서스 산정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였다고 해.

죽어 버리면 그만이지만
간은 다시 재생하여 지속적인 고통이 프로메테우스를 지배한 거야.

프로메테우스가 바로 인간이란 생각 들지 않아?
더욱 가슴에 오는 사실,
참혹한 고통 앞에서도 무릎꿇지 않았던 이 불굴의 정신이야말로

인간이 그에게서 받은 가장 위대한 선물이 아닐까?

인간을 믿어도 될 것인가?

코카서스 산정에 매달린 프로메테우스는
우리들, 즉 지상의 프로메테우스들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모릅니다. 당신이 당신 자신의 삶으로 대답할 일이지요.

빛을 바라는 자, 거기다 세계를 걸고 스스로 빛이 되지요.”

힘겨운 삶의 한복판,

거기 불멸의 빛이 있다고,

그러니 부디 쉽게 낙망하지 말라고...

펌)바다 그리고 섬 | 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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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고생이면 말 한 마디를 아끼는데
그대는 어찌 그리도 비굴한가?- 당당한 프로메테우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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