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망각하는 나를 견디어 내는 것, 그렇게 살아내는 것.
나는 잊는게 두렵다. 어쩌면 잊혀지는 것보다 더.
잊혀지는 것은 야속한 정도겠지만, 남들이 기억하는 것을 내가 잊고는 한다는 사실 때문에 때로는 스스로를 무례하고 성의없는 사람으로 여기게 되기도 한다.
특히 그것이 아주 중요한 일에 대한 것일 때는 더욱 그렇다.
어머니 장례식 때 나를 위로하기 위해 먼 발걸음을 해준 이들이 정말 많았다.
경험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 시간이 제 정신으로 지나는 시간이던가.
멀쩡히 마중도 하고, 앉아 얘기도 하고, 밥도 먹고, 밤도 지새우고, 오래오래 함께 했거늘, 그닥 기억이 잘 나지를 않는다.
그래서 방명록을 쓰는 거라는 걸 알았다. 장부도 잘 봤어야하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누가 왔는지, 누가 나와 오래 있어주었는지, 누가 오지못하는 마음을 섭섭히 여겨주었는지, 그런게 잘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람들을 잊어버린 내가 아직도 밉다. 앞으로도 미울 것 같다.
여러가지 핑계로 감사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장례와 그 모든 절차에서 벗어나고자 했었다. 아마도 며칠 간이라도 더 그 때를 다시 떠올리고 말하는게 고통스러워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사람들의 사랑과 위로를 먹튀했다. 배은망덕하게도. 전역 후 2년여 가까이 해외에 체류하며 가까운 사람들의 경조사도 챙기지 못했으니, 어쩌면 끝판왕.
조금 더 사람구실 하는 나였기를 바랬는데, 늘 돌아보면 왜 그렇게 상처주고, 실망시키고, 미워하고, 원망하기만 한 나였는지.
나의 평생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늘어가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송구스러움, 그리고 나에 대한 실망은 어찌하면 좋을지.
이 글을 끝까지 읽은, 나를 사랑하는 당신이 내게, 무슨 일 있냐고, 우울하냐고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생각도, 이런 마음도 갖고 산다. 아니, 이렇게 살기도 한다.
물어보지않을께요...힘내세요! 당신은 이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
감사해요 @kkb031님:-) 힘내요 우리 모두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그러면서 더 어른이 되어가는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sunnyshiny님이 좋은 사람이라는 증거이기도 하구요.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나봐요. 어쩌면 어른이란 말은 절대 완성되지 못하는 말이 아닌가 생각도 들어요. 계속 어른이 되어가야하니까😂흑....좋은 사람이라니, 감사해요ㅎㅎㅎㅎㅎㅎ🙄🤔😊
어렸을 때니깐 모두들 이해하실거야. 나중에 돌려받기 위해서 오신 분 보다는 안타까움에 위로하러 오신 분이 대부분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