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남편과 아들 이야기로 구성된 에피소드 원투일기 :)
지난 주말, 한강에 다녀왔다 :)
속초갈까 인천갈까 양평갈까 갈팡질팡루팡하다가
결국 우리가 다녀온 곳은 한강 !
하지만 최선이자 최고의 선택이었음을 ㅎㅎㅎㅎ
(여기다녀와서 몸살로 주말내내 골골거린 내 체력에는 최선이었다)
하늘색 상어무늬가 그려진 수영복을 입고,
가열차게 물 위를 달리는 아들은 멀쩡하다는게 슬픈 현실 !
그래도 한강가서 텐트쳐주고 짐꾼해준 남편에게 감사하며
그를 위한 헌정글을 써보자한다(헌정글인지는 써봐야 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마음의 소리
때는 바야흐로 지지난주 점심쯔음.
간만에 함께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아파트 언덕을 집입하는 찰나,
앞에 고딩무리 5~6명이 아주 천천히 걸어가며 잡담을 하고 있었다.
신호받고 들어오는지라 자동차로써는 그대로 슝 지나가야줘야 스무스한 상황.
때를 놓치지않고,(이미 예상한 상황)
남편 : 아우 저시끼들 차가 오면 비켜야지. 정말 고딩들 싫다..
본인: 좀 기다려주면되지. 자기네들끼리 얘기하느라, 뒤에서 차오는지 몰랐나부지. 금방 지나가잖어.
남편 : 너가 운전을 해봐아~~~~~~~~~(우씨)
본인 : 난 기다려줄 것 같은데 뭐 얼마나 걸린다고.
남편 : 운전하지마 너는 (에잇)
그런데 갑자기,
냉각수처럼 얼어버리고 살얼음같은 이 공기를 뚫고...
나지막히 속삭이듯, 그렇지만 정확히 들려온 여자목소리가 있었으니....
'이기적인 시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왁 ㅋㅋㅋㅋ마치 남편에게 내가 하고싶었던 말을 읊조리는듯한 그 목소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은 바로 당시 남편이 차에서 튼 곡.
빅뱅의 '우리사랑하지말아요' 에서 흘러나온
여자의 나레이션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사랑하지말라고 외쳐대는 한 남성에게
응대하듯 나레이션으로 읊조리는 여자의 목소리. '이기적인 시키'ㅎㅎㅎㅎ
우리는 옥씬각씬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정확한 타이밍을 노리고 들어온 것 같은
노랫말에 KO당하고 웃고말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생각해도 참 절묘하다.
남편은 '아 나한테 말하는 거 같이 절묘하네. 할말이 없어지네 ㅋㅋㅋㅋ'
나는 '내가 하고싶은 마음의 소리를 대신해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라며
우리는 한참동안 웃었고, 아무일 없다는 듯 귀가했다.
#2. 뮤지컬쟁이 아들
그리고 일요일에는 아들을 데리고
'미녀와야수' 뮤지컬에 다녀왔다.
뮤지컬 부류를 안좋아하는 남편은
집에서 쉬게 두고(착한 마누라 코스프레 ㅎㅎㅎ)
그런데, 뮤지컬을 보고온후 아들이 좀 변했다.
아들 : (뮤지컬톤으로) 엄마 봐~봐 내가 오징어로 변신할게(대자로누워 다리를 상하로 뻗었다 오므렸다)
자, 이제는 티라노다(손가락 두 개로 앞발톱을 표현하고 티라노처럼 걷기시작)
자, 이제는 뱀이야(혀를 낼름거리며 뱀처럼 포복자세로 기기시작)
본인 : (살짝당황했지만) 아 잘한다 우리 아들/(영혼 조금없었음. 인정)
오늘 아침 등원길에는
아들 : 나는 나는 000(본인이름), 용감하고 씩씩하지이~~~ 내가 내가 1등으로 가지
으아 정확하게 뮤지컬배우들이 하는 발성으로
갑자기 노래를 하.....해.....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참 그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웃겼다는.ㅎㅎㅎㅎㅎ
오늘 보니, 춤실력도 +2 상승한 것 같다. 웨이브 달인이다. 나보다 유연하다.
남편은 아들에게 뮤지컬을 그만 보여주라고한다.
남편도 변화를 눈치챘나보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뭐 표현력 풍부해지고 좋지 뭐. 앞으로도 계속 보여줄 예정이다.
그렇게 하원시간이 되어 만났는데,
갑자기
아들 : 엄마 할얘기있어 저기 가자 저기
본인 :(갑자기?) 어디(집에가고싶다 집에가고싶지만 대답은 해줘야지)
아들 : 저기 카페 저기 엄마 커피 조아하자나
아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속는셈치고 들어가주었더니,
결국 자신의 본심을 드러내었다.
문방구에서 산 공룡장난감을 미리 개봉해보고싶었던 것.
밖에서는 절대안되고 집에가서 뜯어준다는 내 말에
잔머리를 굴린 것 :)
아직 4살이니까, 속아주는 척 하는거다 아들.
ㅎㅎㅎㅎㅎ잘 자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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