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고쳐쓰기] 03. Have를 이해하면 일타쌍피!
연어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묵은 체증 한 가지를 속시원하게 내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have 란 녀석이죠. 이 have 가 은근 골치아픈 이유는 바로 '완료 시제'라는 요상한 문법의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연어는 '이노무셰키' 선생의 영문법 체계에 정면 도전합니다. 누구의 이론이 더 쉽고 이치에 맞는지 여러분이 평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have 란 녀석을 그저 하나의 '기본 동사' 로서 취급할 것입니다. 그러면 충분하니까요.
여러분, 기억을 한 번 더듬어 보시기 바랍니다. 가장 먼저 익혔던 have의 뜻이 무엇이었나요? 아마도..
'가지다, 갖다'
였을 겁니다. I have a pen. 기억나시죠? 네, 저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외웠습니다. have는 '가지다'라는 뜻이라고..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have에 또 다른 뜻이 있다고 합니다. 기억 나시나요?
'먹다'
뭐 그런 뜻도 있다네요. I have lunch.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여기까지는 봐줄만 했습니다. 헌데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를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고창한 문법 용어가 난무하기 시작하지요.
'have + p.p'
I'm a boy. You're a girl 수준에 익숙해지자 마자 '시제'니 '완료형'이니 하는 설명이 줄을 잇습니다. 뭐.. 이런 완료형은 한국어에 없다고 하니까 무조건 또 외우고 익혀야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이렇게 공식으로 익히지 않으면 안되는 어려운 내용이었을까요? 그런데 왜 하필 'have' 인가요? 그 많은 동사들 중에 p.p를 끌고 다닐 수 있는 동사로 왜 하필 have를 정한걸까요? 여러분은 그런 설명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없는데 말이죠.
자, 궁예의.. 아니 연어의 '관심법' 들어갑니다. 책으로 된 사전이든, 네이버 사전이든 have 의 용례를 쭈욱 나열한 내용을 10분만 뚫어지게 쳐다보시기 바랍니다. have를 관통하는 핵심 의미가 무엇일까요? 이것만 뽑아내면 '완료'니 '경험'이니 하는 쓰잘데기 없는 문법들을 한 방에 날려줄 수 있습니다. 에잇, 시간도 없는데 그냥 연어가 뽑아 보았던 답을 알려드리죠. 바로..
'내것이 되어 남이 쉽게 뺏아갈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have의 본질입니다. 이 뜻을 조금만 더 확장해 볼까요?
'남이 쉽게 가져갈 수 없는 내 경험, 내 몸, 내 인식, 내 소유가 되는 것'
어떻습니까? 이 멘트만으로 설명은 사실상 끝난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여러분께서 쌓아왔던 많은 지식들이 지금 이 순간 머릿 속에 팽팽 돌면서 정리가 되고 있을테니까요.
처음엔 내것이 아니었지만 점점 내것이 되어 버립니다. 그것이 물건이면 나의 소유가 되겠지요. 그것이 음식이면 다 내 몸에 흡수되어 내 몸을 이루는 조직세포가 될 것입니다. 어떤 장소에 가본 일이라면요? 그것이 곧 나의 경험이 되는게 아닌가요? 나의 기억, 나의 경험을 누가 뺏어갈 수 있을까요? 다 내 것이 된겁니다. 그렇지 않던가요?
'경험'이니 '완료'이니 하는 구문들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물론 이해를 하고 나서 잊어버리시면 됩니다. '이노무셰키' 선생의 일본식 영문법에서는 왜 '완료형'라는 표현을 끌어다 썼을까요? 거기엔 '비가역적인 상황'을 설명하려는 고충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I have been to America.
'이노무셰키' 선생은 이 상황을 '끝나버린 일(완료)' 또는 갔다와본 '경험' 에 초점을 맞췄나 봅니다. 하지만 이것은 큰 실책이었습니다. 만약 'have'란 기본동사를 이해하는데 충실했다면 굳이 '완료형'이니 하는 문법 구문을 만들 필요가 없었겠지요. 하지만 뜬금없이 have가 나왔는데 그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으니 그냥 하나의 문법 체계로 구분했던 것입니다. 우리를 더 힘들게 만든거지요. 그리고 'have been to~ '를 하나의 숙어로 만들어서 외우라고 강요합니다. 그것도 친절한 해석과 함께 말이죠. '~에 갔다왔다, ~에 가본 경험이 있다'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외울 필요가 있나요?
"너 미국 가봤냐? / 응, 가본적 있지."
미국에 가 본 경험.. 이미 대답한 사람에겐 경험으로 녹아들었겠지요. 경험은 곧 추억이 되어 두고두고 내 기억으로서 빼낼 수 있을 겁니다. 어쨌든 핵심은 다 나왔습니다. have가 무엇이었지요? 네, 처음엔 나의 것이 아니었는지 몰라도.. 결국 나의 것이 되어 버린.. 그렇기 때문에 남이 함부로 가져갈 수도 없고, 온전히 내 안의 무엇으로 남게 되는 상황.. 그것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have인 것입니다.
아, 'have been to~ '에 대한 설명은 이후 전치사 to와 be, been 등에 대한 개념을 잡고 나면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이 정도만 설명드려도 여러분은 have가 붙어있는 완료형을 이전보다 심플하게 기억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진짜 원하는 목표는 '완료형'이라는 문법 자체를 잊어버리는 거지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have에 대한 키 포인트는 두 가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내것이 되어 남이 쉽게 뺏아갈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
(2) 그것은 곧 비가역적인,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가 되는 것
이란 점입니다. 물론 핵심은 (1)에 있습니다. (2)는 뉘앙스로 생각하십시오. 하지만 (2)를 잘 염두에 두면 have가 포함된 많은 문법과 숙어를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숙어가 어려운 이유는 가뜩이나 단어 하나 하나의 뜻도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 단어들이 몇 개씩 엮여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어 하나 하나의 뜻을 이해하고, 그 단어들을 어떻게 연결시켰는지 원리만 알면 굳이 외우려 하지 않아도 쉽게 익숙해질 것입니다.
자, 제가 have가 포함된 몇 개의 문장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세세한 해석에 힘쓰지 마시고 문장 안에 have가 보이면 앞의 두 가지 키포인트를 염두에 두고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이전과는 다른 영어 문장 특유의 '맛'이 살아나지 않나요?
He has a car.
I have a cake.
I'll have you know I'm a black belt.
I've finished my work.
I've been to America.
아하, 중간에 '사역동사'니 뭐니 해서 have의 특이한 용법을 익혀야 했던 기억이 나시죠? 왜 have가 '사역동사'라는 이상한 기능을 할 수 있었던 걸까요? 물론 그게 중요한건 아니죠. have의 뜻을 되짚어 보면 I'll have you know I'm a black belt.란 뜻도 알 수 있거니와 이 문장이 주는 특유의 뉘앙스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내가 검은띠라는 사실을 뼛속 깊이 기억하게 해주겠어!!
뭐, 이런 느낌이 아닐까요?
영알못에게 천절한 해설 감사합니다. ^^
간만에 정독으로 여러번 읽었네요..^^
요즘 영어공부 다시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네요...^^
명쾌한 설명이네요.
왜 'have to~'는 '~해야 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have 가 내 것이 되어 남이 빼앗아갈 수 없어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을 가리키니까 반드시 ~해야한다는 뜻을 갖게 되었구나 라고 추측이 되네요 :)
I have to do it.
내가 그것을 하는 것은 이제 내 것이 되어버려서 남이 빼앗아갈 수 없고 돌이킬 수가 없으니 천상 내가 해야한다는 뜻...으로 이해되는데 맞나요? ^^
빙고~
1번2번 설명으로 인해 조금더 이해가 쉽게 되네요!! 무슨느낌인지 알거 같아요 연어님^^
감사합니다^^
시원한 해설 감사합니다^^
이렇게 쉽게 이해될 것을 그동안 개고생을 하다니 좀 억울한 생각이 듭니다...
다음 글도 빨리 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엄청 쉽게 설명해주셨네요
눈에 쏙쏙 머리에 쏙쏙들어와요!!ㅋ
오 이렇게 보니 이해가 쉽네요ㅎㅎ
I have learned english from studyenglish.
이렇게 써도 될까요? ㅎㅎ
I'll have you know... 참 잘 안썼던 표현이네요 ㅎㅎ
비지니스 영어에서는 결코 써서는 안되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