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통은 아주 긴 순간이다. 우리는 그것을 계절에 따라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 순간의 감정을 기록할 수 있을 뿐이며, 그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돌고 도는 것이다. 아마도 시간이란 고통을 주축으로 돌고 있는 것일게다. 삶을 둘러싼 모든 조건들, 정해진 이후의 습관, 먹고 마시고, 엎드려서, 혹은 최소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들조차도, 옥중에서 정해놓은 변함없는 규칙에 따르는 것이다. 거기에 구속되어서 우리는 옴짝달싹 하지 못한다. 그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성질은, 놀랄만큼, 하루의 아주 작은 각각의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동시에 그 성질은 마치 한 형제처럼 각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극히 본질적인 힘과 소통하려는 것 같다. 그래서 그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농부가 씨앗을 뿌릴 때나 구부러진 옥수수를 수확 할 때, 혹은 포도넝쿨 사이에서 포도를 주울 때, 과수원 풀밭이 만든 부서진 꽃잎들 혹은 땅에 떨어져 짓이겨진 과일들. 우리는 이것들 중에 아무것도 알지 못하며, 또한 알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