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놀이 말의 역사
윷놀이란 무엇인가. 2020년 오늘날까지 명맥이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 놀이이면서, 동시에 프로 게이머의 본고장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사랑받는 게임이다.
그렇다면 윷놀이의 역사를 따져보면 얼마나 되었을까. 장충동 족발이나 안동 찜닭처럼 알고 보면 짧은 역사에도 으레 해왔기 때문에 오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은 그 반대에 가깝다. 조선 사람인 성호 이익 또한 윷놀이를 고려시대 풍속 정도로 생각했으나, 그 역시 조선시대 이전을 살아본 적이 없기에 윷놀이가 얼마나 오래된 문화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아래 사진을 보라.
위 돌에 새겨진 모양은 누가 보아도 윷판이다. 밭 위치와 갯수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윷판과 완전히 동일하다. 다만 놀라운 점은 왼쪽 사진이 고구려의 서울인 국내성 유적이라는 것과 오른쪽 사진이 전북 임실에서 발견된 고대 유적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한반도 전역에 이런 유적이 여든다섯 군데나 발견된다고 한다. 즉 윷놀이는 최소한 삼국시대부터 해왔던 놀이로 추정된다.
이렇게 오래된 놀이인 만큼 그 안에 포함된 언어에서도 우리네 역사를 찾을 수 있다. 도·개·걸·윷·모, 이제는 단지 말이 건너가는 자리를 나타낼 뿐이지만, 원래는 우리가 키우던 가축들을 지칭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여섯 가축의 이름을 딴 부여 관직 체계에서 착안하고, 부여-고구려-백제를 잇는 부여계 언어에서 비롯했음이 학계의 설명이다. 하면 현대어에서는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을까?
먼저 다음의 단어들을 보자.
- 닭/병아리
- 개/강아지
- 소/송아지
- 말/망아지
- 돼지/??
희한하게 돼지는 예로부터 가장 흔하게 키우던 가축임에도 새끼를 이르는 순우리말이 없다. 왜일까. 사실 돼지라는 말이 지금의 의미로 쓰이게 된 것은 19세기부터라고 한다. 본디 돼지를 일컫는 말은 돝이었고, 송아지·망아지처럼 되아지라고 부르며 새끼 돝만을 가리키다가 어느새 의미가 확장된 것이다. 새끼 개만을 이르는 강아지를 성견에도 사용하기 시작한 요즘과 비슷한 현상이다. 돝은 지금도 함경도 사투리로 쓰이고 있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윷놀이의 「도」를 찾을 수 있다.
다음으로 「개」는 무슨 동물을 의미할까? 싱겁게도 「개」는 개다. 18세기까지 ‘ㅐ’는 이중모음이었기 때문에, 가히 혹은 개로 적히고 [가이] 정도로 읽혔다는 점 외에는 지금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한편 「윷」은 다소 복잡한 유추 과정이 필요하다. 15세기 기록에 따르면 「윷」을 이라 하고, 소를 쇼라 함에서, 그 이전에 존재했던 슈 혹은 슝이라는 어휘로부터 둘이 갈라진 것이 아닌가 추정해 보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에서 「윷」을 「슝」으로 부름은 이러한 추정에 근거를 보탠다.
그리고 끗발이 으뜸인 「모」는 가장 빠른 만큼 말을 상징하는데, 말이 과거에는 로 아래아 음가를 사용했음을 보아 그 연관성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훈민정음 해례에 이르길 “ㅗ는 ㆍ와 같으나 입이 오므려지고, 그 모양은 ㆍ가 ㅡ와 합해서 이룸이며, ... ㅏ는 ㆍ와 같으나 입이 벌어지고, 그 모양은 ㅣ가 ㆍ와 합해서 이룸이며,...”라 하였으니, ㆍ는 ㅏ와 ㅗ 사이 어드메쯤 있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앞서 건너뛴 「걸」은 염소라는 둥 노새라는 둥 심지어 코끼리라는 둥 말이 많지만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 북방에 살 적에 흔하게 키웠던 염소가 가장 유력해 보일 따름이다. 참고로 염소는 15세기까지 염으로 불리다 차후에 소가 덧붙었다.
여담으로 「빽(back)도」, 순화해서 「뒷도」라 불리는 규칙은 그 용어로 보아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졌음이 분명하다. 북에서는 「훗(後)도」라 부른다고 한다.
생각보다 굉장히 오래 된 놀이군요..
책에서 보니까 정말 오래된 문화더라고요. 인도, 페르시아에서 중국으로 넘어오고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또 일본으로 넘어갔다 하네요. 이것이 어느정도까지 신뢰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대에 가락을 던져서 말을 노는 놀이가 상당히 보편적으로 있었나 봅니다.
윷놀이 안한지 20년은 된듯. 나름 박진감넘치는 게임인뎈ㅋㅋㅋㅋ
어렸을 때 우리집은 이걸로 내기 많이 했었음. 대학 때도 기숙사 뒷산 나뭇가지 잘라와서 밤윷 만들어서 놀았는데나름 추석 기분 낸다고ㅋㅋㅋ
해피쿠리수마수🌲
고맙소! 해피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