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을 해야 하는 군요..? 음) 어제 봇돌리는 사람의 고해성사 같은 글을 올렸어.. 마음이 심란했거든. 많은 조언을 받았고 짧지 않은 시간 고민했어. 분위기를 보니 스팀잇 세계에서 어느 정도 연차가 된 사람들은 봇돌리기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더라. 내가 너무 과했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어.
돌이켜보면 봇돌리기에 중독된 것 같기도 해. 그대의 글을 보며 봇돌리기가 가져올 장기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어. 내가 모은 내 보상이니까 다시 나한테 재투자하는 게 그리 큰 문제일까 라고만 여겼어. 스달을 현금으로 인출하는 거나 스달을 또 다른 스달로 재투자하는거나 별 차이가 없다고 말야. 난 스스로를 치어럽하겠다는 의미로 봇을 돌린 건데 이게 스팀잇 환경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고는 생각해보지 못했거든. 1차원적인 생각이었나봐. 자세히 설명해줘서 고마워.
그대가 말한 대로 '다수가 보팅봇을 쓰게되면 결국은 플랑크톤이 손해고, 보팅봇 돌리는 고래는 배가 부르고, 보팅봇 안 돌리는 고래는 배가 아프다'라는 명제는 충분히 공감해. 변명 같지만 나는 스파업을 목적으로 봇을 돌리고 있었어. 밑천 없는 플랑크톤이 야금야금 스파를 올리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
나는 이미 '블랙리스트 중의 블랙리스트'라 그대의 관심과 사랑에선 멀어졌겠지만 중독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볼게. 양심고백하자면 이 글을 보기 전 올린 포스팅에도 또 다시 봇을 돌렸어. 차이가 있다면 딱 하나만 썼다는 거야. 금액도 적어. 물론 평소에도 금액을 많이 보내거나 하진 않았어. 그대가 보기엔 1개나 10개나, 1스달이나 10스달이나 차이가 없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의식하고 있고 노력 중이야.
당장 끊을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은 없어. 예쁨받겠다고 바로 끊겠다고 하는 건 스스로에게 비굴해보이기도 해. 그래도 시작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니까.. 오늘보다 내일 더 줄이고, 내일보다 모레 더 줄이면 결국 0에 수렴할거야.
아니야 형,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수십만~수백만 스파를 가지고 스팀잇 전체 생태계, 그러니까 보상 분배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만한 그런 봇들인거지. 형은 열심히 보팅봇 돌려서 스파 모이면 나 풀봇좀 해줘~
또 다른 분도 내게 그렇게 조언해주셨어. 아직 난 짬이 안되니까.. 그래도 마음이 무거운 건 사실이니까. 무튼 네 말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도 되는 거겠지? (그리고 이미 네 글은 풀봇 했어. 너무 작아서 티도 안나서 그렇지)
하하 ^^ 뉴비라 아직 모든 단어가 파악되는 건 아니지만, 너무 솔직한 양심 + 사랑 고백, 멋집니다. 노력하는 모습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