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정우성 실제로 봤는데 '얼굴 천재'라더니 무슨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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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 코리아 신제품 출시 행사에 갔는데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기자들이 많이 와 있었다.

물론 필립스 코리아는 앞서 행사 안내 자료에 '홍보대사 정우성이 직접 나온다' 고 굵은 글씨로 적었다. 하지만 행사가 문전성시를 이룬 건 당연히 정우성이 나오기 때문이 아니라 면도기를 만든 지 80주년이 된 업계 1위 필립스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기념모델 출시에 관심이 많아서라고 생각하며 대한민국 언론을 한 번 믿어 보자.

나는 면도기 체험 공간도 있다고 해서 지난 금요일부터 면도도 안하고 나타나 후배 기자를 놀래켰는데, 정작 행사장엔 여기자가 많았고, 체험공간엔 사진기자 몇몇 뿐...

부장과 함께인 점심 약속에 까딱하면 늦을 것 같았지만 정우성 사진을 찍지 않고 현장을 이탈하면 여성 선후배들의 비난을 정면으로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가 나올 때까지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그는 코리아 부사장과 글로벌 남성 그루밍 부사장이 연달아 진행한 사업 소개와 전기면도기 80년 역사 설명이 지나가고, 코리아 마케팅팀의 신제품 상세 소개가 끝난 뒤에야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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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실물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전설이 기억난다. 한 여성이 실물을 보고 너무 잘생겨서 주저앉았는데 그가 다가와 일으켜줬더니 울음을 터뜨렸다느니, 후광이 비추더라느니... 요즘엔 '얼굴 천재'라는 별명도 있던데 무슨...

얼굴 천재라니. 신(GOD)이던데.

어두운 가운데 키가 삐쭉 큰 남성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더니 조명이 켜졌다. 웬 동생놈이 하나 서 있었다. 검나게 잘생긴. 젠장 나보다 나이가 9살이나 많은데 한 85년생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키큰 존잘러가 무대 위에서 빙긋 웃었다. 남성인 나조차 귀신에 홀린 것 같았다. 저건 어느 별 생물체일까.

열띤 취재 경쟁이 시작됐다. 사진기자 펜기자 온라인기자 신문기자 할 것 없이 앞 쪽으로 나와 사진을 찍어 댔다. 사진을 찍고 자리로 돌아오는 몇몇 기자들은 표정관리를 하고 있었지만 마구마구 승천하는 광대를 주체하기 어려운 듯했다. 앞에 돌아다니는 기자들은 그냥 지구인이고 정우성은 태양계 밖 외모별 출신 외계인 같았다.

몇 장의 사진을 찍어서 몸 담고 있는 단톡방 몇 군데에 올렸다. 반응이 별로였다. 역시 지구의 기계로는 외계 생명체의 외모를 제대로 담지 못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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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확보한 뒤 점심 약속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을 나섰다. @afinesword님 만한 떡대들이 나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나는 눈을 깔았다. 엘리베이터는 문이 열린 채 어떤 떡대에게 잡혀 있었다. 조용히 엘리베이터를 지나쳐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아참.
신제품을 체험하기 위해 금요일부터 무려 3일 간 면도를 하지 않는 기자정신을 발휘한 결과 65만원이나 되는 제품을 사기엔 만족도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디자인 빼어나고 집에 있는 것보단 좋은 것 같았다. 아무 제품도 쓰지 않고 맨얼굴에 문대며 사용해 본 지 6시간이 넘었는데 아직 아무 데도 따끔거리지 않는 걸 보니 피부 자극은 확실히 적은 것 같다. 다만 깔끔한 면도를 위해선 여유를 갖고 천천히 여러번 면도기를 움직여야 할 듯. 부사장 영상 인터뷰에 지장을 준다는 듯 떫은 표정으로 힐끗거리는 관계자의 눈칫밥을 먹으면서 면도를 빨리 하다 보니 듬성듬성 면도가 안 된 수염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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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한번 보고 싶네요^^

전기 면도기 요즘은 좀 깨끗하게 깍이나요? 면도날만 쓰다보니, 아무래도 전기면도기는 깔끔한 느낌이 안들어서요~~

열심히 해야 깨끗하게 깎이더라구요 ㅋㅋ 전 날면도는 귀찮아서 ㅜ

얼굴천재라더니 무슨 이라는 말에 이끌려 별로인가?하면서 글을 읽었네요 ㅎ
결론은 멋지다는 ㅋㅋ일단 기럭지가 기니 먹구 들어가겠죠 ㅋ
몇십년동안 꾸미면 shiho님도 정우성보다 더 멋질수 있다는 ㅋㅋ

아 뼈맞은 느낌인데요

정우성이다 정우성 하악하악

과거에도 정우성은 최고였는데 20년의세월이 흘렀어도
정우성을 넘어서는 사람이 없어요!!

맞습니다. ㅋ 20년이 흘렀는데 정우성의 연기력도 읍읍읍읍

하... 진짜...
하느님 참 불공평 하십니다.

그에겐 개념까지 주셨죠

저도 정우성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데.. 사진과 실제가 많이 차이가 나나요. 사진기술로 사람의 진면목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는가 보네요.

제가 부족한 탓이죠 꺼이꺼이

정우성 ,차승원은 직접보면 여성들이 다 무너진다고 하던데....갓이죠 머..

ㅋㅋㅋㅋ 투철한 기자 정신의 빛나는 포스팅 잘보고갑니다.
그래서 이게 정우성을 홍보하는 필립스 협찬행사였군요

저건 어느 별 생물체일까.

정확한 표현입니다 ㅋㅋㅋ

역시 배우 정우성님 멋지시네요~

아...
저는 진짜 하루만 못생기고 싶네요...
맨날 못생겨서...

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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