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18. 예쁘고 미운 날들

in #kr7 years ago (edited)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급하강과 수직 상승을 반복한다.

비관과 낙관 사이에서 진자운동을 한다.
평온한 기분은 금세 최악의 상태로 치닫는다.

멀미가 난다.

차라리 탄젠트 곡선처럼
저 깊은 바닥 아래로 고꾸라지거나
우주를 뚫고 날아가 버렸으면.

삼십대가 되면 그래도
약간의 멀미약 정도는 생길 줄 알았는데,
검은 봉지 하나 주위에 없다.

울음을 삼키듯
치밀어 오르는 구토를 삼킨다.
학교는 한 번도 내게 내뱉는 법을
알려준 적이 없다.

멍하게 앉아 있다가
이미 깨끗한 안경을 한 번 더 닦는다.
무엇이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
작은 먼지까지 꼼꼼히 닦는다.

풍경은 달라진 게 없다.

문득 억울해진다.
왜 나만 이런 기분을 느껴야 되지?
나 성실하게 살았는데,
열심히 했는데,
고작 이럴려고 내가.

분을 삭히며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때 나는 봤다.

사무실 안, 컴퓨터에 고개를 박고
각자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인생들을.

구토를 참으며 버티는,
나처럼 뱉는 법을 배운 적이 없는,
박제가 된 표정들을.

끔찍했다.

너무나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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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손님, 들어와서 글 읽을때마다 놀라요.
정제된 언어속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것 같아요.

다양한 이야기 많이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_^

저도 필통님 글을 좋아라 합니다. ㅎㅎ 팝팝 튀는 그 재기발랄함이란. 자주자주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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