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惑

in #kr3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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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정신의 성숙은 아직 멀었지만,
시간을 날 기다려주지 않기에...
*이립을 지나 *불혹이라는 나이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립 :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나이
*불혹 :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

하여, 그동안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돌아보기로 했다.

가장 큰 이슈로는 당연 여행이었다.

대한민국도 다 알지 못하는 나는...허황된 꿈을 안고
돈이 조금이라도 모이면 떠났었다.

20대 중반에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갔다오고,
20대 후반에는 자전거로 일본본토일주를 갔다 왔었다.

두번의 여행으로 넓고 가혹한 세상을 제대로 마주했다.

30대에는 본격적으로 와인 관련업을 시작했고
아영 FBC 수입사와 치코비노 수입사를 거쳐
WSA 와인아카데미에서 수많은 와인 관련 종사자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20대에 타지에서 보낸 시간들의 그리움이었을까?
아님 매일 반복되는 루틴의 지겨움 때문이었을까..
30대 중반에 다시 이탈리아 피렌체로 떠나
게스트 하우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거기서 동업의 쓴맛을 보고..일찍 돌아왔다.
역시 쉬운건 없지만 관계란 늘 어려운것이다.

그 후..해지는 일몰의 풍경이 일품이었던
노영희 선생님의 품 서울 레스토랑에서
3년 8개월 이라는 시간을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치열하게 전투적으로 *필드에서 보냈다.

*필드 : ON이라고도 하며, 레스토랑 업장의 홀을 뜻한다.

아직도 나를 믿어주는 동료들과
해 지는 일몰은 그립기만 하다.

그리고 작년에는
내 인생 가장 큰 사건이 있었다.

하나뿐인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합정동에 작은 와인샵을 오픈하고
8개월차 아둥바둥 버티고 있는 내가 서 있다.

생각나는데로 끄적여봤는데
참 멋대로 살아왔구나 싶다.

오늘 아침에는 공과금을 내고 나니
6만원 돈 남짓이 남았다.
한숨이 조금 나온다..

낼 돈들은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나한테 가진 돈이 고작 6만원이라니...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난 아직 불혹이라는 단어도 이립이라는 단어도
어울리지 않는것 같다.

세 단어를 마음 깊이 새긴다.
반성, 자중, 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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