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캐나다에서 일어났던 황당한 일 1 (다소 19)
여러분은 살면서 얼마나 황당한 일을 겪어보셨나요?
물론, 다른 분이 보기엔 별 일 아닐 수도 있지만 제가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려 합니다. (모든 분들이 양질의 정보를 포스팅 할 때 잡담을 올려서 조금 부끄럽긴 합니다...재미로만 읽어주세요.)
때는 2013년 캐나다에서 랭귀지스쿨을 마치고 다운타운의 한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어학연수생들은 짧으면 3개월 길어야 1년 안팎의 외국생활을 하고 다시 각자의 나라로 귀국하게 일반적입니다. 저 또한 그랬구요.
여튼, 저는 미국여행을 위한 돈을 모으고 있었고 대략 1개월 정도 남은 캐나다 생활을 무료하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주위의 친구들도 고향으로 돌아갔고 일도 끝나가고 떠나갈 준비를 하던 때 였죠.
그 날도 평소처럼 산책을 하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뒤에서 누군가가 외치더군요.
"Hey!"
당연히 저를 부르는 것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갈 길 갔습니다.
"Hey!"
그러고 나서야 뒤를 돌아봤죠. 금발의 한 여성과 흑발의 혼혈로 보이는 20살 내외의 여성이 저에게 묻더군요.
"니가 입고 있는 옷 어디서 샀어?"
다소 뜬금없지만 저는 나이키매장에서 구입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돌아서는데 다시 부릅니다.
"Hey"
"그 안경은 어디서 산거야?"
"이건 한국에서 산 거라서 여기 있을지 모르겠다"
"그 안경 이뻐보이네 멋지다!"
뜬금없는 칭찬에 고맙다고 대답하고 다시 돌아서려던 순간 갑자기 제 옆에 오더니 중국어로 막 뭐라고 떠듭니다...아시안은 다 중국인처럼 보이나 봅니다.
"나 한국인이야.."
"아! 나 한국인 친구 많아. 우리 같이 한 잔 할래?"
그 나라에서 외국인은 술을 마시려면 항상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을 들고 다녀야 하는데 산책 중에 제가 여권을 들고 다닐 리가 없지 않습니까?
혈기왕성한 나이에 아쉽지만
"나도 같이 한 잔 하고 싶지만 지금 여권이 없네"
"괜찮아 따라와!"
그러더니 liquor store에서 보드카 한 병을 사옵니다.
얼떨떨했지만 무료한 삶에 나름 신선한 일이기에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우리 어디서 마실거야?"
"따라와"
살짝 겁이 났지만 따라갔습니다.
따라가는 도중 흑발의 친구가 어디론가 전화를 하며 욕을 퍼붓습니다.
금발의 친구에게 왜 이러냐고 물어보니 남자친구랑 다퉈서 싸우는 거랍니다. 끄덕끄덕하고는 스타벅스 뒤의 으슥한 곳으로 도착했습니다.
흑발여자는 계속 열 받은채로 전화를 하고 금발여자가 깡 보드카를 으슥한 골목에서 음료수 마시듯 목에 쏟아붓습니다. 한번에 750미리 보드카의 1/4가 사라집니다. 재미를 위해 따라왔건만 상황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는 올 것이 옵니다.
제가 지내던 도시는 여름을 제외하면 항상 비가 오는 벤쿠버였습니다. 그 으슥한 골목에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 사이 금발녀가 저에게 마시던 보드카를 내밀며 마시라고 권합니다. 물론 마시는 척만 하고 다시 건네주었습니다. 이미 맛이 간 상황이라 알아채지 못하더군요.
그런데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는 들리는데 비는 오지 않더군요? 이게 뭐지하며 옆을 보는데 흑발여자가 멀쩡하게 일어서 전화받은 채로 옷을 입은 채로 노란액체를 바닥에 뿌립니다....
"야 너 친구봐..좀...이상해"
"오케이...오케이...괜챠나.." 혀가 풀린 상태로 금발여자가 답합니다.
"너 이름이 머야. 우리 카라오케 (노래방)갈까?"
".....그래"
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저도 제 정신은 아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와 이상한 여자 둘은 노래를 부르러 가며 세상 별 이상한 일을 겪게 됩니다
폰으로 작성해서 생각 보다 힘드네요.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