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스마트폰의 발달로 매초 매순간을 SNS에 바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우리의 삶은 과히 자랑할 만도하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와 카페에 갈 때면 내가 마신 음료는 카페의 로고가 보이게 찍어 올려야만 하고 애인에게 받은 선물은 받은 바로 그날에 인증을 해야한대나 뭐래나
여자 친구들의 열성은 더욱 더 대단하다. 그 친구의 연애스토리를 다 알법한 글귀들과 단둘이 속삭여야할 멘트는 담벼락에 공개시켜버린다. 이렇듯 남에게 좋은 면만 보여주고 싶은 것과는 다르게 드러내고 싶지 않았을법한 자신을 드러내는 작가가 있다.

낸 골딘은 11세 때 친언니가 자살한 이후로 사라져가는 언니의 기억으로 인해 주변 생활을 사진으로 찍기 시작했다. 친구부터 연인까지 또는 같이 생활하던 여장남자와 게이들의 사진을 거짓없이 적나라하게 찍는 그녀는 어쩌면 과도하게 기억에 집착한다고도 할 수 있다. ‘브라이언에게 맞은 후 한달 뒤(1984)’는 낸 골딘 자신이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폭력을 당한 후 그 흔적을 찍어낸 사진이다. 그녀의 얼굴은 당장 병원에 가봐야 하지 않을까 염려될 정도로 왼쪽 눈은 충혈 되어있고 멍자국들이 가득 차 있다. 프레임은 특별할 것도 없이 우리가 흔히 정 가운데로 피사체를 두어 찍는 방식에 가깝다. 이부터 친숙하게 느껴져 오는 이 사진에 대해 그녀가 말하기를 기억은 수정이 되므로 그 순간을 노스텔지어(=향수)없이 기억해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을 찍는 셀프 포트레이트, 지금의 말로 치자면 그녀의 셀카는 자신의 체험을 취소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드는 작업이자 체험으로서의 산물로 나온 사적인 작품의 공개는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것이 그들에게 달라붙는 것이 오히려 잘못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연인들과 함께 초상사진을 찍는 것은 그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하는 결과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너무나도 솔직한 그녀의 사진에서 우리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순간의 이별과 허무 그리고 죽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렇기에 감정적인 연결과 명료함이 있는 순간을 잡아낸다는 것이다. 체험자가 가지고 있는 이 발견성과 진실 때문에 피사체 자체는 모두가 비극성을 가지게 된다. 비록 거북함이 느껴지더라도 불편한 진실은 무결점인 하나의 미(美)로서 우리에게 공감대를 형성 시켜준다. 이에 반해 나를 포함한 지금 우리의 여자들의 활동은 불편한 진실은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 진실 속 에서 사적인 이야기의 공개는 변질된 과시성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불편한 진실은 비공감성을 일으키며 질투와 시기 같은 감정의 씨앗으로 시작하여 단기성으로 끝나버리게 된다.
결국우리는 왜곡된 진실을 만들어버리는 창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핸드폰 자판 하나하나를 누르는 일이, 내가 사진을 찍는 행위가 전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면 우리는 아름다움을 어디서 찾아야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기보단 소비해버리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 착각하고 있다. 그래서 공감이 아닌 위선된 공감하는 척이였다.

남자친구에게 맞은 것을 보여줬다고 해서 용기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가 말하는 그리고 그녀가 기억하고 싶은 것에 대한 목적과 숨김없음에 용기 있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다. 저 작품에서 ‘과시’는 어느 부분도 찾을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나의 페이스 북을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함 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마치 필수적 옵션사항으로 체크되어 있는 것 마냥 데이트한 사진부터 내가 이만큼 진행하고 있다는 걸 암묵적으로 알리는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더구나 나와 친구인 그 목록의 사람들 까지도 내 옵션과 똑같다면 우리는 공장처럼 무언가를 제조하고 있는 것 일까?

적어도 내 이야기를 오픈하고 싶다면 다른 방법을 택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처럼 살기 싫다면 다른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면 안된다 라는 말을 들었다. 내 스스로가 모든 여자가 하는 행위에 함께 동참하며 거부감이 든다면 나는 그 제조를 멈추고 낸 골딘과 같은 나만의 방식을 찾아나가야 용기 있는 여자라 들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