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 학이편(2) / 我讀論語 - 學而編(2)

in #kr7 years ago (edited)

두번째 문장입니다.

  • 有子曰 其爲人也孝弟而好犯上者 鮮矣 不好犯上而好作亂者 未之有也 君子務本 本立而道生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
    (유자왈 기위인야효제이호범상자 선의 불호범상이호작란자 미지유야 군자무본 본립이도생 효제야자 기위인지본여)
    해석 : 유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그 사람됨이 효성스럽고 공손하면서 윗사람의 뜻을 따르지 않는 자는 적을 것이다. 윗사람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서 혼란을 만드는 자는 아직까지 없었다. 군자가 근본에 힘써야 근본이 서고 도가 생긴다. 효성스럽고 공손한 것은 아마도 어짐의 근본일 것이리라.

有子曰(유자왈)

"유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유자라는 분이 나오십니다. 공자의 제자입니다.

其爲人也孝弟而好犯上者 鮮矣(기위인야효제이호범상자 선의)

긴 문장이 나옵니다. 먼저 爲人은 사람이 되다. 즉, 사람 됨됨이 라는 뜻입니다. 훌륭한 사람을 뜻하는 '위인'은 偉人이 바른 한자입니다. 또 也는 명사나 명사구 뒤에 붙어서 말하는 주제를 강조합니다. 弟는 아우라는 뜻이지만 형용사로 쓰면 "공손하다"는 뜻이 있네요. 犯은 "범하다"라는 뜻으로 우리말로는 좋지 않은 짓을 저지르다 인데, 뒤에 上이 "윗사람" 이라는 뜻이니 그 윗사람의 뜻을 어긴다는 뜻이지요. 者는 殺人者(사람을 죽이는 사람)이라거나 勝者(이긴 사람)이라는 표현에서 보듯이 "~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其爲人也(그 사람됨이)孝弟而好犯上(효성스럽고 공손하지만 윗사람의 뜻을 어기기 좋아한다)者(~는 사람)으로 명사구가 되어 문장 전체가 주어가 되네요.

鮮은 '곱다', '싱싱하다'라는 뜻이 일반적이지만 여기서는 '적다'라는 뜻입니다. 고전의 한자 단어는 현재 생각하는 관념과 다르게 쓰인 말이 많은 것 같아요. 어쩌면 사용하는 말뜻은 계속 변해왔는데 고전이 계속 한문의 모범이 되니 한자마다 그 말뜻이 이렇게 많아졌는지도 모릅니다. 矣가 참 개인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인데... 문장 말미에 붙어서 일종의 동작 완료를 나타내는 어조사라고 합니다. 也가 단순한 서술을 나타낸다면 矣는 어떤 상태가 이루어진 결과를 나타낸다는 것이지요.또한 "~할 것이다. ~일 것이다."와 같은 추측성 결과를 뜻하기도 합니다. 앞문장을 받아서 "(그 숫자가) 적을 것이다"라고 해석하는게 적절해 보입니다.

不好犯上而好作亂者 未之有也(불호범상이호작란자 미지유야)

앞부분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해석하면 되니 어렵지 않네요. "윗사람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서 혼란을 만드는 자"가 되겠습니다. 未之有也가 특이한데, 원래는 未有之로 써서 "그런 사람은 아직 없었다"라고 표현하는게 문법상으로는 맞는데, 의문문이나 부정문에서는 강조를 위해 목적어를 본동사 앞으로 끄집어내는 경우가 잦습니다. 안그래도 순서에 민감한 언어가 이런 도치문을 자주 쓰니 골때리네요. 未는 也와 자주 호응합니다. 행동이나 상태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서 矣와는 어울릴 수가 없다고 하네요.

君子務本 本立而道生(군자무본 본립이도생)

직역하면 "군자는 근본에 힘쓰고 근본이 서고, 도리가 생긴다", 문맥을 맞추면 "군자가 근본에 힘써야, 근본이 서고 도리가 생긴다"겠네요. 동사를 시간순으로만 연결해서 인과의 뜻을 뽑아내는 언어다보니 사람마다 세세한 해석에 차이가 있습니다.

孝弟也者 其爲仁之本與(효제자야 기위인지본여)

者는 "~하는 사람"말고 "~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앞부분은 "효성스럽고 공손한 것은"입니다.
여기서 其는 "그것은"이 아니라 "아마"라는 추측을 나타내는 부사입니다. 특히 乎와 호응하여 "~일 것이다"라는 동의를 구하는 표현을 형성합니다. 爲가 참 여러가지 뜻이 있지요. 하다, 되다, 위하다, 만들다, 다스리다, 이다... 이런 용법들은 상황상황마다 외우는 것 이외에 어떤 방법이 있을지 쉬이 떠오르지 않네요. 여기서는 "~이다"입니다. 之는 3인칭 목적어 뜻이 있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소유격 표현으로 우리말 관형사 "~의"와 같습니다. 與는 의미상으로 也乎와 같다고 하네요. 그러나 실제 문장에는 與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아마도 어짐(인)의 근본일 것일 것이리라"가 됩니다.

논어가 참 맥락이 없는 격언 모음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첫문장부터 공자왈 배우면 기쁘고 친구 만나면 즐겁고 누가 무시하면 정신승리 하는게 군자라는 얘기를 하더니 둘째 문장은 갑자기 유자가 나타나서 효도하고 공손하게 굴라는 말을 참 복잡하게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고전을 복잡하게 문법적으로 분석하면서 읽는 이유가... 내용을 익히기보다는 한문 자체를 읽고 이해하고 작문하고 싶다는 욕망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읽는 데 시간이 걸려도 꾸준하게 해나가려 합니다. 앞에 나온 문법 설명은 재차 할 필요가 없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가 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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