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코인을 튤립에 빗댈까? - 17세기 튤립 버블에 대해서

in #kr7 years ago (edited)

요새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보면 코인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분도 많이 보이는 반면

코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많습니다.

특히 지금 코인들의 상승세를 17세기 튤립 버블, 튤립 파동에 빗대어 가상 튤립이다, 라고 표현까지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튤립이 한 때 역사상 가장 비쌌던 꽃이었고 버블 경제의 대상이었던 적이 있었다는건 상식적으로 많이들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지만

튤립 버블이 어떤 배경에서 어떻게 전개되었고,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는 특히 한국인이나 아시아인들은 유럽 역사나 경제사에 큰 관심이 없다면 잘 모르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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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년대 네덜란드가 독립하고, 암스테르담이 새로운 금융 중심지로 발돋움하며 막대한 자본을 흡수하며 성장합니다.
암스테르담을 중심으로 네덜란드 전체에 금융업이 흥하면서, 다양한 실물들도 투자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는데, 튤립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1590년대 한 식물 학자가 네덜란드의 대학교로 임용되며 본격적으로 네덜란드에 소개된 튤립은 재배의 편리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다양하고 독특한 변종이 많다는 이유로 부자들과 식물 애호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됩니다.
더 아름답고, 희귀하고, 특이한 변종을 모으는 것이 부자들과 식물 애호가들의 1순위 취미가 되게 됩니다.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수요층이 확보된 거죠.

수요층이 확보가 되니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고 너도 나도 공급에 뛰어들게 됩니다. 평범한 서민 농부들도 일확천금의 꿈을 가지고 마당 한 켠에 튤립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튤립은 알뿌리 단위로 구매하기도 쉽고, 그 상태에서 키우기도 비교적 쉬웠기 때문입니다. 알뿌리가 거래의 대상이 되고, 부유한 구매층이 가격을 끌어올리자 곧 튤립 자체보다 투기에 목적을 둔 '세력'들도 뛰어들기 시작합니다.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1630년대가 튤립 버블의 정점으로 일반적으로 일컬어지는 시기입니다. 이 당시 가장 비쌌던 품종 하나의 가격은 돼지 8마리, 소 4마리, 버터 1톤(!)의 가격에 맞먹었다고 합니다. 튤립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나 외국인들이 튤립 알뿌리를 양파로 알고 훼손했다가 천문학적인 벌금을 내게되거나 거의 평생을 수감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고 합니다. 호황기의 튤립의 거래 총액은 당시 암스테르담 은행 예치금액의 10배를 훨씬 넘었다고 전해집니다.

끝을 모르고 오르던 튤립의 가격은 1637년 2월 초 갑자기 폭락합니다. 이유는 너무나 간단했습니다. '수요가 없다'는 것. 부자와 식물 애호가, 그리고 투기 세력의 힘으로 폭탄 돌리기 식으로 가격을 유지하며 돌아가던 튤립 시장에서 수요가 갑자기, 특별한 이유 없이 사라지자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한겁니다. 4개월 간 튤립 가격의 90퍼센트가 하락합니다. 수백년 후 일어나게 되는 경제 대공황에서도 수치상으로 이정도 폭락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기록적인 폭락이었던거죠. 이 해 11월 정부가 뒤늦게 나서 거래를 보류시키고, 이미 성사된 거래를 무효화하며 튤립 버블은 그렇게 마무리됩니다.

튤립 버블은 기록적인 수치들에 비해, 이후 남해 버블 사건이나 미시시피 버블 사건 같은 다른 버블 경제의 사례에 비해 경제학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대상이 꽃이다 보니, 그저 실물에 대한 대중의 광기가 빚어낸 해프닝으로 치부되었기 때문이죠. 그나마 최근에서야 이를 당시의 전반적인 물가 불안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서 접근하는 시도가 생기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튤립 버블이 일어나고 폭락이 일어난 이유, 그리고 튤립이 가상화폐와 본질적으로 다른 이유는 바로 유용성과 내재 가치라고 봅니다. 튤립은 꽃 이상의 유용성, 내재 가치랄 것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구매력이 좋은 수요층에 의해 거품이 형성되고, 따라서 수요층이 사라짐과 동시에 폭락이 일어나는 것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코인은 다르죠. 물론 지금 당장은 분명 투기를 목적으로 들어온 개인과 세력이 존재할지도 모르겠지만, 분명한 이론적 근거와 유용성, 내재 가치를 지니고 있는 대상이기 때문에 설령 이 수요가 사라진다고 해도 오히려 코인 시장이 건강해질 뿐 튤립과 같은 폭락이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개인적인 기대를 약간 담아 평가해 봅니다.

그러나 분명 단기적으로는, 코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투자할 경우 순간적인 수요의 증발로 인한 폭락과 경제적 손실이 튤립 버블에서 있었던 것 처럼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 글을 보시게 될 많은 분들은 코인 뿐 아니라 삶의 여러 순간에서 '투자'를 해야 할 순간이 올 때, 소문이나 시장의 분위기, 기대감에 휩쓸려 '투기' 하지 마시고, 내재 가치와 그 대상이 가져다줄 유용성을 잘 파악하시고 신중하고 건강하게, 성공적인 '투자'를 하셔서, 삶에서 물질적, 비물질적 수익을 많이 많이 내시길 바랍니다.

(에디트 기능의 오류일지 모르겠는데 내용이 갑자기 손실되어 복구합니다 :( 혹시 도중에 손실된 내용을 보시고 실망하신 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전하고 양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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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Welcome to Steemit Land!

잘 읽었습니다. 튤립 버블 차트도 하나 같이 넣어주시면 더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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