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자를 해보자
집자(集字)는 단순하게 정의하면 배운 글씨체를 바탕으로 하여 쓰고싶은 글을 쓰는 것을 말한다. 임서(臨書)를 하면 비석의 내용 자체가 가정사나 일대기, 영웅담 등 이어서 별로 재미있지는 않다. 그래서 한번씩 마음에 드는 글이나 한시(漢詩)에 눈을 돌리게 되고 써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른다. 여류시인이 쓴 사랑이야기나 자연을 노래하며 생각에 잠긴 이야기 등.
나는 여러 한시를 찾아두고 획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은 글자가 많다면 제외하고 적당한 획수가 있는 것을 골랐다. 획수가 너무 적으면 글씨를 써놓고 전체를 봤을 때 빈 공간이 너무 눈에 띄게된다. 그래서 그 글자 만큼은 다른 글자보다 획의 두께부터 더 힘있게 써야하므로 무척이나 신경이 쓰인다. 여백이 있는 것보다 가득 차 있는 것이 보기에도 더 좋다. 획수가 너무 많은 글자를 제외한 이유는 집자를 하기 위해서는 한자사전과 같은 자전(字典)을 참고해야 하는데 내가 쓰는 글씨체에 해당하는 글자가 없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글자를 찾으면서 경험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전은 법첩(法帖)에 존재하는 모든 글자를 부수 순으로 시대별로 모아두어서 엄청 두꺼운 책이다.(법대생 저리가라임) 그래서 휴대하기 편하게 인물별로 모아놓은 자전도 있다. 집자를 하려면 자전이 필수적인데 인물에 따라 없는 글자도 있고 같은 시대에 써진 글자 이더라도 인물에 따라 글자모양 자체가 다른경우가 많이 있어서 꼭 그 사람이 쓴 글자를 참고해야 한다. 어떤 글자를 찾아보았는데도 없다면 예를들어 변(邊)따로 방(傍)따로 참고하는 방법도 있다.(그래서 이름 석자 쓰는데도 애먹는 경우가 있다.)
또 한가지, 같은 글자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려도 해야한다. 법첩을 보면 종종 같은 글자가 붙어있기도 하고 가까운 위치에 있는 경우가 있는데 서예가들은 이런걸 심히 싫어한 것 같다. 같은 글자 이면서도 획 하나하나에 변화를 주어 느낌을 전혀 다르게 내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글자의 변화를 어떻게 낼 것인지 생각해두면 좋다. 쓰고싶은 한시를 찾고 각 글자를 자전에서 찾아두면 일단 준비는 끝난다.(준비만으로 지친다.)
하지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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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눈님 센스에 웃고 가네요. ㅋㅋㅋ
하지말까라니...ㅋㅋㅋㅋ 해주세요 :D ㅋㅋㅋ
역시! 알아봐 주시는 고물님 감사합니다. ㅋㅋㅋ
좋아하는 일은 준비하는게 즐겁잖아요~ ㅎㅎ
그렇죠... 다만 저에게 집자란 한 글자씩 천천히 보면서 써야하는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준비만 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