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하는 빨래

in #kr3 years ago

거의 평생을 세탁기를 써왔습니다. 독립한 이후로 세탁기 없는 삶은 생각지도 못했었습니다. 빨래거리가 있으면 세탁기에 넣고 그냥 돌리기만 하면 빨래가 끝나니 그 편리함에 젖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너무 당연한 것처럼 느껴져서 편리한 것인지도 모르고 살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세탁기가 없는 상황이 되자 조금 난감하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빨래를 한참동안이나 미루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빨래를 하게되었습니다. 손으로 하는 빨래는 너무 힘이 들기 때문에 발로 빨래를 몇번 하였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되었습니다.

image.png

발로하는 빨래가 재미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발로 빨래를 밟아가면서 뺄래하는 것이 꽤나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되었습니다. 무엇인가 물건을 내 손으로 만드는 것처럼 옷을 내 손으로 내 두 발로 깨끗하게 만드는 것도 꽤나 뿌듯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탁기를 이용하면 빨래를 하는 것이 꽤나 귀찮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빨래가 다 되면 널어야되기도 하고 빨래를 하는 행위의 주체가 내가 아니라 세탁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빨래를 직접 하는동안에는 그 행위의 주체가 내가 되고 그 시간이 온전히 나의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빨래는 아직 서툴지만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단지 탈수기는 꼭 있어야 되겠군요.
요 몇일 비가 와서 그런지 탈수하지 않고 널어놓은 빨래가 마르지가 않습니다. 탈수기는 새로 하나 장만해야 할것 같습니다.

Sort:  

빨래방같은 수단이 아니라 직접 빨래하는걸 선택하시다니 대단합니다 ㅎㅎ

발빨래가 은근 재밌더라구요 탈수기만 있으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ㅋ

Coin Marketplace

STEEM 0.21
TRX 0.26
JST 0.040
BTC 101735.57
ETH 3676.80
USDT 1.00
SBD 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