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vs. 풋옵션, 무엇이 다른가?
공매도와 풋옵션은 모두 주식이나 지수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거나, 포트폴리오나 주식의 하방 위험을 헤지 하기 위한 전략이다.
공매도
공매도는 유가증권을 빌려다가 매도하는 것이며, 공매도인은 이제 해당 유가증권에 대해 숏포지션을 보유하게 된다(반대로 투자자가 유가증권을 매수하게 되면 롱포지션을 보유하는 것이다). 만일 해당 유가증권의 가격이 예상대로 하락하면, 공매도인은 낮아진 가격에 유가증권을 되사서 차익을 챙기고 유가증권은 원래 주인에게 되돌려주면 된다.
풋옵션
풋옵션은 유가증권이나 지수의 가격 하락에 베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수단이다. 풋옵션을 매수하면, 매수인은 옵션 만기일 또는 그 이전에 옵션의 행사 가격으로 해당 유가증권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만일 해당 유가증권의 가격이 행사 가격 이하로 하락하면, 풋옵션의 가격이 상승하고, 반대로 해당 유가증권의 가격이 행사 가격 이상으로 상승하면, 풋옵션은 만기일에 휴지조각이 된다.
양자 간에 비슷한 점도 있지만, 위험-보상 프로파일이 다르기 때문에 초보 투자자에게는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시나리오에서 공매도와 풋옵션의 효과를 최대한 가져올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이들의 위험과 보상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유사점과 차이점
•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매도와 풋옵션은 모두 주식이나 지수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거나, 포트폴리오나 주식의 하방 위험을 헤지 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그중 공매도는 간접적인 헤지 방식이다. 예를 들어, 만일 포트폴리오가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기술주 노출을 헤지 하는 방식으로 나스닥-100 ETF를 매도할 수 있다. 반면 풋옵션은 직접적으로 위험을 헤지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위의 예에서 기술 분야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포트폴리오 내 기술주들의 풋옵션을 매수할 수 있다.
• 공매도가 풋옵션 매수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공매도는 잠재적 보상은 제한된 반면(주가가 하락해 봐야 0까지뿐이기 때문이다), 위험은 이론적으로 무제한이다. 하지만 풋옵션을 매수한다면, 최대 손실은 지급한 프리미엄뿐이지만, 잠재적 보상은 높다.
• 공매도는 증거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풋옵션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풋옵션 매수인은 마진 계좌에 증거금을 넣지 않아도 되고(반면 풋옵션 매도인은 증거금을 넣어야 한다), 풋옵션 매수 금액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시간이 풋옵션 매수인의 편이 아니기 때문에, 만기일까지 해당 유가증권의 가격 하락이 일어나지 않으면, 투자 자금을 전부 잃게 된다.
주가 하락만 대상은 아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매도와 풋옵션은 기본적으로 가격 하락을 기반으로 한 전략이지만, 가격 상승에 기반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P 500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면, SPY(SPDR S&P 500 ETF Trust)를 매수하는 대신, 이론적으로 SH(ProShares Short S&P 500 ETF) 같이 지수 하락하면 주가가 상승하는 인버스 ETF를 공매도할 수 있다. 이 ETF는 S&P 500의 일간 성과를 반대로 추적하기 때문에, 지수가 1% 상승하면, 이 ETF의 주가는 1% 하락한다. 하지만 이 ETF를 공매도하면, 지수가 1% 상승할 때, 1%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공매도에 내재된 위험 특성상 인버스 ETF를 장기 포지션으로 가져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풋옵션 역시 일반적으로 가격 하락을 기반으로 하지만,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풋옵션을 매도할 수 있다. 풋옵션을 매도하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는 프리미엄을 받으면서, 동시에 현재 주가보다 낮은 실효 주가에 주식을 취득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35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주식이 있는데, 34달러나 33달러에 사고 싶다고 하자. 한 가지 방법이 풋옵션을 매도하는 것이다. 행사 가격이 35달러인 풋옵션을 매도하고, 프리미엄으로 주당 1.50달러를 받았다고 하자. 만기일까지 주가가 35달러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풋옵션은 휴지조각이 되고, 프리미엄 1.50달러는 수익으로 남는다. 반대로 주가가 35달러 이하로 하락한다면, 주식을 35달러에 매수할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해당 주식을 33.50달러(35달러 - 1.50달러)의 실효 주가로 매수한 셈이 된다. 여기까지 설명의 편의를 위해 거래 수수료는 감안하지 않았다.
공매도 vs. 풋옵션: 사례
공매도와 풋옵션의 상대적 단점과 장점을 알아보기 위해 테슬라를 예로 들어 보자.
테슬라는 전기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2013년 9월 19일 당시 러셀-1000 지수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당시 테슬라의 주가는 연초 대비 425% 급등했고, 러셀-100은 21.6% 상승을 초라하게 만들었다. 모델 S에 대한 희망에 힘입어 2013년 처음 5개월 동안 주가가 이미 두 배가 되었지만, 2013년 5월 9일 최초로 실적이 발표된 후 주가 변동폭이 커지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세계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가 될 것이라는 믿을 가진 수많은 응원군이 있다. 하지만 시가 총액이 200억 달러(2013년 9월 19일 기준)나 될 만큼 가치가 있는 기업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회의론자들의 숫자도 그에 못지않았다.
테슬라의 주가가 상승하는 만큼 회의론도 커졌고, 공매도에 대한 관심으로 회의론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공매도에 대한 관심은 발행 주식 대비 공매도 주식의 비율 또는 유통 주식(발행 주식에서 유통이 제한된 내부자와 대주주들의 주식을 뺀 규모) 대비 공매도 주식의 비율로 계산할 수 있다. 테슬라의 경우, 2013년 8월 30일 기준 2,160만 주가 공매도되었다. 유통 주식 7,830만 주의 27.5%, 발행 주식 1억 1,240만 주의 17.8%에 해당했다.
2013년 4월 15일 기준으로는 3,070만 주가 공매도된 상태였다. 그동안 테슬라의 주가가 급등하자 이중 30%가 숏스퀴즈 된 것이다. 공매도 수준이 높은 주식이 주가가 급등하면, 이렇게 주식을 되사서 갚은 숏스퀴즈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테슬라의 주가 2013년 첫 9개월 동안 급등하는 동안 일간 거래량 또한 급증했고, 연초 90만 주에서 2013년 8월 30일 1,190만 주로 13배 많아졌다.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공매도 비중(short interest ratio; SIR)도 2013년 초 30.6에서 8월 30일 1.81로 떨어졌다. SIR은 평균 일간 평균 거래량 대비 공매도 주식의 비중으로, 숏스퀴즈에 걸린 거래일 수를 알려준다. SIR 값이 클수록, 공매도인들이 더 높아진 주가로 포지션을 커버해야 할 수밖에 없어지는 숏스퀴즈 위험이 커지며, 낮을수록 숏스퀴즈 위험이 낮아진다.
(a) 테슬라에 대한 높은 공매도 관심, (b) 상대적으로 낮은 SIR 값, (c) 자사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테슬라 CEO 일런 머스크의 2013년 8월 인터뷰 및 (d) 2013년 9월 19일 기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 주가가 152.90달러(당시 테슬라의 종가 177.92달러보다 14% 낮음)를 감안할 때,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주가 하락을 내다본 것이 맞았을까?
2014년 3월까지 테슬라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가 있었다고 하자. 여기서 공매도와 풋옵션을 사용할 경우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하는 경우: 주가 177.92달러에서 100주를 공매도했다고 하자.
증거금(매도 금액의 50%) = 8,896달러
이론상 최대 수익(주가가 0으로 하락했을 경우) = 177.92 x 100 = 17,792달러
이론상 최대 손실 = 무제한
시나리오 1: 2014년 3월 주가가 100달러까지 하락 - 잠재 수익 = (177.92 – 100) x 100 = 7,792달러
시나리오 2: 2014년 3월 주가가 177.92로 변함이 없음 – 수익 / 손실 = 0달러
시나리오 3: 2014년 3월 주가가 225달러까지 상승 – 잠재 손실 = (177.92 – 225) x 100 = - 4,708달러
테슬라의 풋옵션을 매수하는 경우: 2014년 3월이 만기이며, 행사 가격이 175달러인 풋옵션 1계약(주식 100주 상당)을 매수했다고 하자. 이 옵션은 2013년 9월 19일 기준 28.70/29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증거금 = 필요 없음
풋옵션 매수 비용 = 29 x 100 = 2,900달러
이론상 최대 수익(주가가 0으로 하락했을 경우) = (175 x 100) - 2,900(풋옵션 매수 비용) = 14,600달러
이론상 최대 손실 = 풋옵션 매수 비용 = - 2,900달러
시나리오 1: 2014년 3월 주가가 100달러까지 하락 - 잠재 수익 = [(175 – 100) x 100] - 2,900(풋옵션 매수 비용) = 7,792달러
시나리오 2: 2014년 3월 주가가 177.92로 변함이 없음 – 수익/손실 = 풋옵션 매수 비용 = - 2,900달러
시나리오 3: 2014년 3월 주가가 225달러까지 상승 – 잠재 손실 = 풋옵션 매수 비용 = - 2,900달러
공매도의 경우, 주가가 0으로 떨어지면 최대 수익이 17,792달러가 된다. 반면 최대 손실은 잠재적으로 무한하다(주가가 300달러가 되면 12,208달러, 400달러가 되면 22,208달러, 500달러가 되면 32,208달러 손실).
풋옵션의 경우, 가능한 최대 수익은 14,600달러이며, 최대 손실은 풋옵션 매수 비용 2,900달러로 제한된다.
위의 예에서는 주식을 빌리는 데 드는 비용과, 증거금에 대한 이자는 감안하지 않았고, 이 두 비용 역시 만만치 않을 수 있다. 풋옵션의 경우, 매수에 초기 비용이 들지만 추가의 비용은 없다.
마지막으로, 위 예에서 풋옵션의 유효 기간은 만기일인 2014년 3월까지다. 공매도 포지션은 가능한 한 길게 가져갈 수 있고, 그 과정에 주가가 상승해도 추가의 증거금만 넣으면 반대 매매 대상이 되지 않는다.
용도 - 누구가 언제 사용해야 할까?
• 공매도는 위험이 높기 때문에 매도의 위험과 관련 규정에 익숙한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에게는 바람직하지 않다. 일반 투자자는 위험이 제한되어 있는 풋옵션 매수가 공매도 보다 더 적합하다.
• 전문 투자자나 트레이더는 해당 지식, 위험 감수 성향, 현금 가용성, 차익 vs. 헤지 등 여러 요인을 바탕으로 공매도와 풋옵션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 공매도가 위험하긴 하지만, 약세장에서는 주가의 상승 속도보다 하락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적절한 전략일 수 있다.
• 지수나 ETF를 공매도할 경우 위험이 더 낮은데, 개별 주식보다 주가 상승률이 훨씬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 풋옵션은 포트폴리오나 주식의 하락을 헤지 하는 데 더 적합하다. 예상했던 주가 하락이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프리미엄만큼만 손실을 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나 주식의 상승으로 지불한 프리미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상쇄할 수 있다.
• 풋옵션 매수에서는 내재 변동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주가 변동성이 심한 주식의 풋옵션 매수하는 경우 과도한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할 수 있으므로, 매수 비용이 포트폴리오나 롱 포지션의 위험을 헤지 하는데 합당한 수준인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
• 풋옵션이든 콜옵션이든 옵션을 장기 포지션으로 가져가는 것은 시간가치 축소로 인한 자산 낭비가 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결론
공매도와 풋옵션은 주가 하락에 바탕을 둔 각각의 별도의 전략이다. 둘 모두 장점과 단점이 있으며,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위험 회피 또는 단기 수익을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자료 출처: Investopedia, "Short Selling vs. Put Options: What's the Dif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