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으로써의 Call me by your name 리뷰

in #kr7 years ago

Call me by your name.

도입부에서 흘러나오는 존 아담스의 음악을 듣는 순간, 마음 속에 가득 울려퍼지는 음표들. 그것은 첫사랑의 설렘과 열병을 앓던 시절의 마음의 파도 같았다. 그 음악의 파동에 따라 나는 물결치듯 미끄러져내리고 솟아올랐다.
그리고 화면 가득한 초록빛의 영상미로 이어지는 푸른 젊음의 관능과 황홀함에 이내 빠져들고 말았다.

존 아담스의 음악은 아름다운 순간의 조각들이 빛나듯 마음에 새겨진다. 처음 그의 손이 나를 스치던 순간, 넘치는 설렘 속에 온몸의 감각이 일깨워지던 그 느낌처럼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음악. 그 순간의 낭만과 관능, 깨질까봐 불안한 마음과 긴장감까지 오롯이 담아낸다.
설렘으로 요동치던 심장 소리 같이 곤두박질치는 피아노의 저음, 여름 햇살보다 눈부시던 그의 눈빛처럼 반짝이는 고음의 선율.
그에게 매순간 달려가던 마음처럼 끝없이 움직이는 리듬.

영화 내내 등장하는 물. 깊고 푸른 호수의 심연처럼
걷잡을 수 없이 덮쳐온 첫사랑. 그리고 그 아름다운 장면 속에 울려 퍼지는 라벨의 음악. 어느 봄날의 햇살처럼 눈부신 모습으로 두 눈을 멀게 한 첫사랑의 아름다움처럼 꿈꾸듯 밀려드는 멜로디.

바다위의 배 라는 제목의 곡은 그 자체로 엘리오와 올리버의 모습이었다. 물처럼 투명하리만치 순수하지만 서투르고 불안하게 흔들리는 마음. 그들의 모습과 음악은 하나가 되어, 가장 아름다웠지만 돌아올 수 없는 아픈 첫사랑의 풍경을 마음 속에 수놓았다.
아프지만 아름다워서 놓을 수가 없는.

너의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마음에 새기고 싶은 그리운 이름으로 불려진 순간, 그의 영혼으로 다시 태어나는 나. 그리고 그.
그렇게 나눈 마음을 어떻게 지울 수가 있을까.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영원히 아프지만 아름다운 첫사랑의 순간들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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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다보니 영화 화면들이 그려지네요..

감사합니다^^ 여러모로 정말 영감을 많이 받은 인생 영화였답니다!

아직 영화를 못봤는데 이 글을 보니 더욱 보고싶어지네요..

이제 내렸을것 같은데 ㅠ 보시면 후회 없으시지 않을까 싶어요^^

안그래도 찾아보려구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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