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짧은 글] 글
나는 어떤 글을 그토록 쓰고 싶었던 걸까? 세상에는 이미 너무 많은 글과 논리가 있고 지식이 있다. 그것에 묻힌 너무 작은 목소리가 있다.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살리는 일을 내심 과업으로 삼았다. 저자(조르조 아감벤)의 일침대로라면 육성만 담지 말고 울림과 떨림까지 담아야 하고 그것은 ˝무언가를 하지 않을 수 있는 저항의 힘˝으로 가능하다. 이 무위의 글쓰기라는 경지는 아득하지만 일단 쓰기에 대한 열망으로 조급해진 마음은 누그러뜨려준다.
은유, 《다가오는 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