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아빠육아 풍경 - <잔소리의 먹이사슬>
물을 마시고 식탁에 물병을 그대로 두었다고,
옷을 벗어 여기저기 두었다고,
지난주 한 약속을 잊고서 지키지 않는다고 혼내는 소리가 요란하다.
안타깝게도(?) 혼내는 사람은 아빠가 아닌 첫째이고, 혼나는 사람은 첫째 아닌 아빠다. ㅠㅠ
어휴~ 이제 아내도 포기한 것을 첫째가 다시 시작하다니, 이건 분명 잔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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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아이들이 일찍 잠들어 아내와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 놀이터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는 것 같아 도와주려고 다가섰는데,
첫째가 "엄마~ 오지 마. 잔소리하려는 거지?" 했단다.
예상치 못한 아이의 반응에 놀라고 속상했던 아내.
여기에 남편이 더 어이없게도 "그건 잔소리가 맞겠네. ㅋㅋ"하며 아이 편에 선다.
이제 초등학생인 녀석들이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자신들이 해결할 기회도 주지 않고 공자왈 맹자왈 하면 잔소리라 여길 거란 생각에서다.
그런데 아내의 표정이 여엉~ 불편하다.
뒤늦은 남편의 수습.
"봐~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 듣기 싫지. 이거 잔소리잖아.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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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잔소리 먹이사슬은 아빠 < 첫째 < 엄마 < 아빠 < 첫째...
가끔 우리를 흘깃 쳐다보는 둘째는 어디에 들어설까?
나와 첫째 사이에서 신흥 강호로?
설마 최고 포식자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
ㅋㅋㅋㅋ 아이들이 커가면서 집안에서도 밖의 생활 못지않게 이미지 관리가 참 필요합니다..
그치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중간에 외줄타기를 잘해야 강호에서 살아나갈 수 있습니다.
요새 첫째가 가장 무서워요 ㅠ ㅠ
ㅎㅎ 그러게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