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의 계절에 따른 기부금 이야기
기부금에 관한 두가지 관점
기부금을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모금입장에서 바라보는 기부금과 세금입장에서 바라보는 기부금.
모금입장에서 바라보는 기부금
기부금을 모금하는 것과 관련해 1951년 최초로 제정된 기부금품모집금지법은 말 그대로 금지를 하고 예외적으로 허가를 하는 구조를 띠고 있었습니다.
6·25사변으로 국토의 태반이 전화를 입고 국가의 재정이 곤란하게 된 현재, 시국대책 또는 멸공구국운동등의 미명하에 그동안 억제중에 있던 기부금품모집행위가 성행되고 있어 각종세금의 증액, 국채소화의 강행, 인플레등으로 국민생활의 궁핍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으므로 이 법을 제정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보장과 생활안정에 기여토록 하려는 것임.
①의뢰, 권유 기타의 방법으로 무상 또는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금품을 취득하는 일체의 행위를 이 법에서 모집금지하는 기부금품으로 함.
②누구든지 기부금품의 모집을 할 수 없으나 국제적인 구제금품, 천재·지변등의 구휼에 필요한 금품, 국방기재헌납을 위한 금품등은 내무부장관이 기부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허가할 수 있도록 함.
③내무부장관은 기부단속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기부모집자로 하여금 서류·장부 기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게 하며 당해 공무원으로 하여금 임검 기타 실지사무감독을 하게 할 수 있도록 함.
쉽게 말하자면 기부는 거들 뿐 실상은 손에 갈고리 차고 돌아다니며 삥 뜯고 있어서 국민이 힘들어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사적 자치의 영역인 기부라는 이름의 증여계약에 경찰행정이 치안을 핑계로 들어 오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우리는 기부 받은 거다" 끼어 들지 말라!! 물론 형법에 공갈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금이란 방식의 관행에 대해 특별히 법을 제정해 원칙적으로 금지를 했습니다.
이 때 제정한 법률은(만든 법률은) 기부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제2조 본법에서 기부금품의 모집이라함은 좌에 열거를 제한 외에 의뢰, 권유 기타의 방법으로 무상 또는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금품을 취득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 법인, 정당 기타 등록된 단체에서 정관이나 규약에 의하여 그 소속원으로부터 가입금, 일시금 또는 정기적으로 갹출하는 회비의 경우 단, 법인과 정당을 제외한 단체의 갹출에 있어서는 정당한 입단수속을 완료한 자 1인당 년액2천원을 초과할 수 없다.
- 사원, 교회 기타 공인된 종교단체에서 그 경비에 충당하기 위하여 신도로부터 금품을 취득하는 경우
- 학교기성회, 후원회 또는 장학회등에서 학교의 설립 또는 유지등 경비에 충당하기 위하여 금품을 갹출하는 경우
세로쓰기의 흔적으로 조문을 먼저 쓰고 나서 나머지 상세내역을 왼편에 써 내려갔기에 '좌에 열거를 제한 외에'와 같은 표현이 나오네요. '왼쪽에 늘어 놓아 제시한 것 이외에'라고 해석하면 되겠습니다.
기부금품모집금지법은 형사처벌도 했습니다. 징역이나 벌금 등은 형사처벌로서 과태료나 과징금과 같은 행정청의 처분과 다릅니다. 형사처벌은 소위 말하는 전과자가 되는 것이죠.
제10조 기부금품의 모집을 단속할 공무원이 본법에 위반하는 사실을 지득하고 이를 묵인 또는 방임하였을 때에는 2년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1조 제3조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기부금품의 모집을 행한 자 또는 제4조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아무튼 1951년 당시 벌금형이 200만원에 달할 정도니 벌금형이 매우 높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1953년에 제정된 신 형법을 보면(그 이전에는 구형법과 각종 법령 또는 미군정령이 지속되었음) '공갈'죄의 처벌이 '2만환'이었습니다.
1996년 기부금품모집금지법은 기부금품모집규제법으로 이름이 바뀝니다.
기부금품모집허가 대상을 국제적인 구제사업, 천재·지변등으로 인한 구휼사업, 불우이웃돕기등 자선사업 및 국민적 참여가 필요한 사업으로 축소하고, 기부금품의 모집자가 모집을 완료하였거나 모집된 기부금품을 사용한 때에는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는 등 기부금품의 무분별한 모집을 규제하고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의 투명성을 높히려는 것임.
과거에 비해 허가대상을 축소해서 전국적 수준의 공익활동 등으로 대상을 좁힙니다. 여전히 허가라는 차원은 동일합니다.
2006년이 되면 다시 기부금품모집규제법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로 바뀝니다.
기부금품의 모집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출자·출연하여 설립된 법인 등의 기부금품 모집·접수를 제한하며, 모집자가 모집된 기부금품을 모집비용에 충당할 수 있는 비율을 현실화 하는 등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려는 것임.
금지에 대해 예외적 허락을 의미하는 '허가'에서 조건을 갖춰 관리가능하도록 '등록'만 하면 되는 형태로 획기적인 전환이 이뤄집니다. 특히 1년 동안 1천만원 이상의 기부금을 받는 경우에만 '등록'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벌칙규정은 형사처벌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15조 (벌칙)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9. 1. 18., 2006. 3. 24.>
- 제4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등록을 하지 아니하거나, 속임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을 하고 기부금품을 모집한 자
- 제5조의2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기부금품의 출연을 강요한 자
- 제11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반환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자
3의2. 제11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승인을 얻지 아니하고 기부금품을 등록한 모집목적과 유사한 용도로 처분하거나 승인을 얻은 내용과 달리 기부금품을 처분한 자- 제12조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기부금품을 모집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등록청의 승인을 얻지 아니하고 기부금품을 등록한 모집목적과 유사한 용도로 사용한 자
- 삭제 <2006. 3. 24.>
- 제12조의2의 규정에 의한 비율을 초과하여 모집금품을 모집비용에 충당한 자
- 제13조제3항의 규정에 의한 감사보고서와 모집상황 및 사용내역 등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자
②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9. 1. 18., 2006. 3. 24.>- 제5조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기부금품을 모집한 자
- 제6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장부에 기부금품의 접수사실을 허위로 기재한 자
- 제13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장부·서류 등을 비치하지 아니한 자
- 제13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공개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허위로 공개 한 자
모급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기부금품은 "기부금품"이라 함은 환영금품·축하금품·찬조금품등 명칭여하에 불구하고 반대급부없이 취득하는 금전 또는 물품이라는 것이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약칭: 기부금품법)의 입장입니다.
규율하려는 취지도 과거에는 전면금지에서 일정액(1년 1천만원) 이상은 등록하고 투명하게 운영하라는 형태로 변화했습니다. 이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다양화된 이해관계를 정부가 모두 조절할 수 없으며, 민간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활동을 공적영역으로 수용하려는 전 세계적인 흐름과 일치합니다.
기술의 발달, 노동의 변화, 사회적 문제 해소, 사회적 경제 등과 결부되어 있으며 20세기에는 '제3섹터' 같은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단체의 회원이 회비를 내는 경우는 동 법에서는 규율하지 않습니다.
모금입장에서는 좀 쉽게 이해하자면 잘 모르는 사람에게서 기부금을 모금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합니다.
이 점이 세금입장*에서 바라보는 기부금과 차이가 있습니다.
세금입장에서 바라보는 기부금
법인세법에서는 최초 제정시에는 기부금에 대한 손금산입이 없었으나 법률 제161호, 1950.12.1., 일부개정하며 기부금을 소득에서 제외하도록(손금으로 산정하는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제한했음)규정했습니다.
이후 법률 제7838호, 2005.12.31., 일부개정이 이뤄지며 최초로 법인세법에 '법정기부금'이란 용어가 등장하게 됩니다.
<개인의 소득에 관한 소득세법은 나중에 등장하고 주로 법인세법을 준용하거나 법인세법의 변화를 따르는 편이라 편의상 법인세법을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법정기부금은 법에서 미리 정한 기부금으로 공익적 성격이 매우 크기 때문에 기부금으로서 손금에 반영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그에 반해 지정기부금은 공익적 성격은 인정되어서 기부금으로 손금에 반영하는 비율은 법정기부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데요. 지정기부금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지정기부금단체에 고유목적사업비로 지출하는 기부금을 말합니다.
다소 어려워 보이지만 법인세법 제24조를 참조 하셔서 잘 읽어 보시면 많이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써 놓고도 살짝 얄미운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사실 법정기부금과 지정기부금은 우리나라 대형 기부단체들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신 분들도 명확히는 말씀을 못하십니다. 행정 가운데서도 세무행정의 영역에 들어와 있고, 기부금품법과 혼재되어 있어서 회계를 담당하시는 분들 가운데서도 극소수 정도만 제대로 이해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자칭 비영리법인 전문가라는 분들도 제가 과문한 탓인지 제대로 아는 분들은 거의 뵙지 못했습니다.
기부금을 소득에서 손금으로 처리할 수 있는 단체를 세제적격단체라고 하는데요. 법정기부금단체, 지정기부금단체, 기부금대상민간단체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너무 복잡해지니 이 정도로만 하겠습니다.
기부금에 대한 찝찝한 마무리 - Wrap up
이름은 기부금이지만 모금입장에서 바라보는 기부금은 후원회원이 아닌 사람에게서 무상으로 받는 금액으로서 이름을 불문합니다.
후원금, 지원금 등 이름을 가리지 않습니다!!!
세금입장에서는 공익적인 사용으로 볼 만한 경우 역시 이름을 불문하고 소득에서 공제해주는 데, 그 종류는 '법정기부금'과 '지정기부금'이 있습니다.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는 해당되지 않는 기부금이라도 세금입장에서 소득공제가 인정되는 기부금이 될 수는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기부한 단체가 그러한 처리가 가능한 단체로서 법정기부금단체이든 지정기부금단체이든 지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특히 길가에서 모금하는 경우 그 단체가 1천만원을 넘게 모금할 경우라면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하는데, 안하고 할 경우 처벌을 받을 수있지만 너무 많으면 그걸 단속할 수 없으니 기부도 잘 해야 합니다.
기부할 곳의 웹사이트나 국세청을 찾아보시면 해당 단체의 기부금 모집과 사용에 대한 내역이 나옵니다.
기부금단체로 등록하지 않은 곳이라면 일단 회계가 엉망일 확률이 크겠죠?
회원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10억이하인 경우는 주사무소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금품 모집단체로 등록을 하게 되고, 10억을 넘는 경우는 행정안전부에 등록을 하게 됩니다.
정말 회원 대상으로만 기부금을 받을 수는 있는데,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부금품을 모집하지 않는다면 그 많은 인력들이 놀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어서 역시 후원할 필요를 못느껴 역시 후원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기부금품 모집 등록여부를 알아보시고 싶은 분을 위해 아래에 해당 사이트를 공유하겠습니다.
기부를 총괄하는 기부포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후원하던 단체는 행정안전부에는 없었는데, 기부포털에는 있네요.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