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리더를 군자라고 말했다지? 그래서 봇이랑 무슨 상관이야?
주역에 이르기를...
나도 잘 모르고 그냥 잡아서 폈던 주역.
건상(乾像)에서는 아주 유명한 말이 나옵니다.
天行健, 君子以自强不息
하늘은 굳세게 (묵묵히) 제 길을 걸어가니, 군자는 이로써 스스로 힘써 쉼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곤상(坤像)에서 이어 나오는 구절이 있습니다.
地勢坤, 君子以厚德載物
땅은 순조롭게 세를 뻗어나가니, 군자는 이로써 덕을 두텁게 하고 만물을 실어 담는다.
自强不息, 厚德載物
하늘과 땅을 상징하는 이 두 구절이 중국의 명문대학 청화대학의 교훈이라고 합니다.
누구도 오늘을 두 번 산 사람은 없지요.
그렇지만 정말 오늘날의 오늘은 예전의 오늘과 다른 오늘입니다.
변화의 경전인 역경에 나온 두 구절.
가만히 보면 우리 나라의 오늘은 늘 과거에 발목이 잡히는 것 같습니다.
변화를 잘 들여다보고, 어떻게 행동할지를 알아야 할 리더들이 그러하지 못한 게 매우 확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주역에서는 리더라고 할 군자들에게 변화에 민감해서 늘 깨어 있어라 하고 그리고 또 하나 덕을 두텁게 해서 만물을 다 담을 수 있어라고 합니다.
반면 우리 리더들은 지난 날의 성과에 취해서,
지난 날의 기준으로,
앞 날을 예측하거나 변화에 적응하기 보다 '해봤어' 신화에 집착하는 건 아닐까요?
스스로 힘써 변화의 방향을 재빨리 캐치하고,
조직이 나갈 방향을 잡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어야 하는데...
오히려
변화의 방향을 보고받고,
조직이 나갈 방향마저도 올려받은 자료에 기초해,
너의 판단이 무엇이냐고 묻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짧았던 회사생활이지만,
본부장님과 매우 충돌되었던 것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윗 사람에게 보고를 할 때엔 3가지 정도의 안을 내어서,
그 안 가운데 니가 염두하고 있는 것이 있어야 할 것 아냐?
윗 사람에게 보고 처음해?
의사결정을 아랫 사람의 보고서에서 벗어나기 힘든 문화에서 어떤 혁신이 나올까요?
의사결정을 할 사람이 없다는 것.
방향제시를 할 사람이 없다는 것.
그게 과거 이명박이 한 말에서 잘 드러납니다.
"우리는 왜 닌텐도를 못 만드는가?"
그걸 니가 하시라고 뽑았어요!!!
MS의 변화에는 '사티야 나델라'라는 사람의 취임일성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됩니다.
"Mobile First, Cloud First".
그리고 "Conversation as a Platform"이라고 하더군요.
무려 2016년에요.
챗봇이 Next Big Thing 이라고 하면서요.
그가 그렇게 말해서가 아니라 서비스의 본질을 생각하면 정말 탁월한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봇은 단순한 CRM이 아닙니다.
불행히도 우리나라에는 그걸 꿰뚫어 보는 '자강불식, 후덕재물'하는 리더가 없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