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존중(Respect)의 현금화

in #kr7 years ago (edited)


뉴스 독자들은 언론에 불만이 많습니다. 지난 14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지난해 미국·일본·러시아·캐나다·필리핀 등 38개국의 시민을 대상으로 언론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응답자 가운데 자국 언론이 '사안을 정확하게 보도한다'고 답한 비율은 한국과 그리스는 각각 36%와 22%에 그쳐 밑바닥이었습니다.


대다수 기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고 싶을 겁니다. 현실을 다릅니다. 이 상태로도 시스템은 유지되니까요. 포털의 트래픽도 기업과 정부의 광고 수입은 서서히 줄고 있지만 꾸준히 유지됩니다.  신뢰도에 무관하게 수입은 안녕합니다.


반면 읽을만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개인이나 매체를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몇몇 주간지는 정말 좋은 기사를 제공합니다. 일부 뉴미디어는 "정말 잘한다"는 생각이 들 만큼 뛰어난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이런 매체들은 하나 같이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콘텐츠가 왕이다"라고 말하지만, 적어도 언론에게는 매출로 직결되지 않습니다. 앞서 거론한 주간지들은 독자들의 구독료로 운영하는 비중이 높지만 굉장히 어렵습니다. 눈에 띄는 뉴미디어 매체도 결국 커머셜이나 광고로 돈을 버는 길로 빠질 수 밖에 없고 빛을 잃습니다. 


독자들의 사랑도 받고 존중도 받지만 지속가능한 경영이 어렵습니다. 왜 일까요? 매체에 대한 존중 돈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확실 포털-기업광고를 양대 축으로 한 기성 시스템보단 돈이 안됩니다. 저는 정보는 무료가 되려는 특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 많은 콘텐츠 유료화가 실패한건 결국 정보의 이런 본질적인 특성을 거스르는 시도였기 때문입니다.


매체가 아닌 개인을 생각해볼까요.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에 구독료를 내고 봐야 될 만큼 좋은 글을 수년째 쓰고 계신 '굇수'라고 불리는 분들이 계십니다. 대부분은 현업에서도 뛰어난 분들이기 때문에 돈을 목적으로 하시는 일은 아니지만, 사실상 포털에 무상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뿐 독자들로부터 받는 존경은 돈이 되지 않습니다.


지난주 정산을 하고 지갑에 들어온 돈을 보며 고민했습니다. 이 돈의 정체는 뭘까? 나한테 들어온 이 돈은 어디서, 왜, 어떻게 들어온걸까?


스팀잇의 업보팅 시스템에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고 있습니다. 몇몇 분들은 "독자들이 돈을 내는 시스템이 여기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스팀잇의 업보팅은 제 주머니에 있는 돈으로 하는 게 아니죠. 그럼 이 돈의 정체는 뭘까요?


스팀잇의 보상 시스템은 독자가 직접 필자에게 돈을 내는 시스템과 다릅니다. 독자는 단지 '존중'을 표현할 뿐이지만 스팀잇은 이를 현금화 시켜주는 시스템입니다. 명예, 네임드, 인정 받는 느낌 등 글쟁이라고 불리는 분들이 돈을 받지 않고도 기꺼이 글을 쓰는 요상한 행동을 부추기는 그 감정을 현금화 시킨 것입니다. "독자가 돈을 지불한다"는 종래의 개념과 완전히 다릅니다.


스팀이 시장에서 현금화가 되는건 그것을 구매하려는 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구매의 목적은 결국 스팀파워로 바꾸려는 수요겠죠. 스팀파워는 누군가에게 '존중'을 표현하는 데 힘을 보태는 시스템입니다. 돈을 주고 '네임드'의 위치에 오를 수 있는 시스템이란 말은, 반대로 네임드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준다는 뜻입니다. 


본질적으로 스팀잇에서 교환되는 토큰은 '존중'을 담아낸 것이라고 이해합니다.


스팀잇이 양질의 글을 쓰는 이들에 대한 존중을 현금화 시킨 시스템이라면, 또 다른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은 아마 '재미'를 현금화 시키겠죠. 또 다른 플랫폼에서도 이렇게 돈으로 환전할 수 없던 무형의 가치를 돈으로 만드는 일이 이어질겁니다.


많은 이들의 인정을 받지만 지갑은 텅 빈, 무상 저작활동이나 하던 이들에게 있어서 스팀잇에 기대를 걸어볼만한 기회입니다. 불안한 점도 많지만 기틀을 잡아야할 이유가 있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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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성공해야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기여가 필요합니다.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공감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좋은 글을 칭찬해주고싶은 마음이 있죠~ 스팀잇은 이러한 의도에서 더 발전할 것이라고 봅니다

칭찬이 토큰이 되는 시스템이 참 흥미롭습니다. 스팀잇의 발전도 좋고, 경쟁하는 플랫폼이 또 나오면 창작자 입장에선 더없이 좋겠네요

아티스트들과 살 부비는 입장에서 창작자의 권리를 이정도로 순수하게 챙겨주는 플랫폼은 처음봤습니다.(슬프지만ㅠㅠ) 그래서 솔직히 아직 적응이 안 되고 있어요.. 존중이라는 표현 참 와닿네요.

유사 이래 창작자한테 제대로 보상이 돌아가는 경우가 없었는데.. 과연 이 시스템이 안착 할수있을지 궁금하네요. 꼭 성공하면 좋겠습니다 :)

저도 존중과 격려의 마음이 큽니다.
사실 페북에서는 좋아요 한번 누르고, "좋아요 백번 안되나요?"라고 댓글밖에 못달았는데, 여기에서는 미약하나마 보팅을...ㅎㅎ 좋은 정리 감사드리며, 존중 문화가 여기에도 정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후원' 형태의 불안정한 시스템을 보팅으로 간결하게 구현해낸게 매력적입니다. 여러 창작자들에겐 설레는 일이네요 ㅋㅋ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어요!!
저도 하거나 받는 존중과 칭찬이 직접적으로 보상이 되는 시스템에 끌려서 스팀잇을 시작했는데 그 점을 잘 짚어주신 것 같아요 ㅎㅎ

감사합니다 :) 콘텐츠의 질로만 승부봐야한다는게 장점이면서도 만만치 않네요.

존중의 현금화... 멋진 기사 제목이기도 하지만, 제목과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을 담은 좋은 글입니다. "기레기" 글과는 퀄리티가 다르네요.

기자로 일하는 한 사람으로서,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기레기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할게요(다짐)

존중의 현금화 . . 일리가 있네요.
가치있는 글에 업보트로 존중을 표현하는 스팀잇, 좋네요.

다만, 현실 세계에서 우리가 항상 마주하는 '부의 불평등'이
스팀잇에서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네요.

뉴비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고래의 자리 (예를 들어 10만SP)까지
가는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nmgngmn님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즐거운 하루 되세요!

진입한 시기나, 시간 / 보유하고 투자한 스팀 / 스팀파워를 쌓기 위해서 노력한 것이 있으니 .. 모두가 동등할 수는 없는 것 같네요. 다만 보팅풀이나 그런 면에 대해서 그래서 지금껏 계속 논의가 있어왔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브랜드를 만들고 알리기 위해 컨텐츠를 무료게시하는 경우도 많죠. 특히 법조계의 경우 판례 - 판례의 의미 - 판례의 적용 중 적용이 돈이 되기 때문에 판례의 의미는 여러 로펌에서 경쟁적으로 블로그 형태로 게시하여 인지도를 높이려고 하고요. 개인의 경우에는 일종의 포트폴리오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특히 그렇게 해서 언론사에 채용되는 경우도 종종 보는데, 안타깝게 일단 언론사에 들어가면 글의 재미가 떨어지니 뭐가 되었던 메이면 이런저런 잡무 때문에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기성, 기축이란 게 장단이 있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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