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1]
SF 소설 한번 써보자.
몇몇 연구결과나 논문등을 대충 수박 겉핥기로 드문드문 본 결과 인간 두뇌는 의외로 가상현실에 잘 적응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 같다.
(반면 자연과학을 이해하기에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신 종교 정치 도덕 경제 법률 등의 인류가 접하는 모든 사회적 시스템도 어떻게 보면 광범위한 의미에서 가상현실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태어난 원시 자연 그자체는 아니지 않은가.
일례로 우리가 태어난 원시 자연에는 자동차도 없고 도로교통법도 없다. 길도 없고 교차로도 없다. 파란 불을 보면 건너고 빨간 불을 보면 선다. 이러한 규정은 모두 우리 스스로 경험적으로 만든 일종의 가상의 것이지 자연 그자체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각설하고 우리는 우리의 신체를 2수 2족의 현재 형태를 벗어나 다른 형태로 시뮬레이션 하는 VR에 들어가도 새로운 형태의 몸 (예를 들면 물고기라던가) 에 나름 잘 적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건 기억이 안나지만 퍼스널 컴퓨터가 탄생한 것은 1970년대 안팎의 일이다. 그리고 이미 그때의 퍼스널 컴퓨터를 수천대 합친것보다 빠른 컴퓨터를 여러분은 손목에 찰 수 있다. 컴퓨팅 성능의 진화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컴퓨터의 광학 물리 시뮬레이션 엔진은 종국에는 우리 감각으로 구별할 수 없는 수준의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를 넘어서 무한대에 가까운 우주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을까?
우주가 탄생한지는 130여억년이 지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우주는 종국에는 멸망을 겪을 것이다. 좀 더 규모를 좁혀 태양계로 가져가보자. 인류는 태양계 탄생 40여억년만에 태어났고 아직도 불과 20만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역사 중 컴퓨터가 태어난지는 불과 100년밖에 되지 않았다. 인류가 멸망을 가까기 하게 된 어느 미래를 상정해 보자. 그날의 컴퓨팅 성능은 과연 어느정도에 다달아 있을까?
자 인류의 멸망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전 세계적인 다국적 IT 기업이 당신에게 제안한다. 어차피 1년후면 죽는데 전 재산을 다 내고 우리 VR에 가입하면 1년동안 VR세계에 살수 있게 해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VR은 타업체 제품보다 존내 빨라서 1년동안 한 100년을 시뮬레이션 할수 있다고 한다. 즉 당신은 물리적으로는 1년 후에 죽는 것이지만 한 100년쯤 덤으로 더 사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과연 당신은 여기에 응하겠는가? 어떻게 될 것 같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