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당의 추억 #2

군대 후임녀석이 낚시어선 선장이다.
요새는 타이라바(tie rubber)로 대물낚시를 나간다고 하는데 주로 참돔, 옥돔을 낚는 모양이다.
*타이라바는 러버(고무)로 된 인조미끼..흐물흐물 나풀거리는거 보고 물고기가 덥썩 문다.ㅎ

매제랑 부푼 희망을 갖고 선착장에 도착하니
우리말고도 몇 팀이 승선해 있었고 해경 직원들이
임검하러 나와 계셨다. 새해 첫 날부터 고생많네요.

(새해 첫 일출)

한 30분정도 이동했을까..
선장이 여기서 조업하겠다고 하면서
씨앵카(sea anchor)를 바다에 투척하는데
나보고 도와달라고 해서 흔쾌히 수락했다..

씨앵카는 바다속에 낙하산처럼 펼쳐져
조류에 흐름을 선체가 덜 영향받게 해주는 역할이다.

수심 80m가 나오는 포인트에서
선장이 알려준 낚시방법으로 첫 캐스팅 시작
일단 바닥을 찍는 감을 먼저 알아야 되는데
씨앵카를 해도 배가 많이 밀렸다

총 9명이 낚시어선 손님으로 승선했는데
5명 낚시줄이 서로 엉켜붙었다.
이래서 낚시 할 수 있겠나 싶었지..
도시어부에 이덕화씨가 자꾸 낚시줄이 엉키는 장면을 보고
와 낚시 진짜 못하네 생각했는데
우리가 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었다.

이런 낚시 처음이라
솔직히 월척은 기대도 안했다.
시간이 어느정도 흘러 바닥 찍는 감을 체득하니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씨앵카도 더 큰거로 교체했고?

첫 입질..
드드득..
오~왔다! 릴을 감으니 손에 전달되는 떨림이 사라졌다
선장이 입질와도 기다렸다가 초릿대가 쑥 들어갈때
감아올리라고 알려줘서..
다음에는 더 천천히 감아야지 생각하며..
다시 또 시간은 흐르고..

선미쪽에서는 옥돔..참돔 계속 잡아 올리고 있고
내 옆에 있던 아가씨까지 옥돔을 잡았다..
나는 여태껏 3번 입질 오고 한 마리도 못잡았는데

점심은 선장이 제공한 김밥과 컵라면으로 해결했다.
근데 신기한게 입항할 때까지 오줌이 안마려웠다.
여자가 승선해서 화장실가고 싶을땐 어쩌지 생각했는데ㅎ

3시까지 하고 입항하기로 했는데(총 7시간)
매제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한마리도 못낚고 가는거
아닌가 걱정되서 매제한테 너라도 한마리 잡으라고
격려했다.

그 마음이 전달 됐을까.
매제의 낚시대가 떨기 시작했는데
..... 참돔이다..근데 15cm도 안되는 어린것이어서 방생.

3시 15분전..
드디어 나한테 입질이 왔다.
쭉쭉쭉하고 쳐 박는데
아무래도 낚은거 같다.
릴을 서서히 계속 감아 드디어 모습을 보였는데
참돔이다. 와~~ 내 생애 첫 참돔
사이즈는 36cm가 나왔는데
그리 큰 편이 아니었는데..기분은 그래도 최고였다

(내 생애 첫 대물낚시)

입항하는데 기분은 벌써 집에 돌아가서 자랑질 할 생각으로
들떠있었다

(피쉬헌터 낚시어선에서 잡은 고기들입니다)

선장이 우리가 잡은 참돔 피 빼주고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와..
또 생애 첫 회뜨기에 도전

(바다의 미인. 참돔 회)

대충 회모양은 나오네ㅋ
횟집에서 먹은것 보다 맛있다!

또 가고 싶은 생각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