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 영화들에 대한 간단한 평 (2018년 9월 개봉작)

in #kr6 years ago (edited)

(좋은 순 / 5점 만점)

<린 온 피트> (영국, 앤드류 헤이)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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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 <린 온 피트>)

감독의 전작(<45년 후>)과 마찬가지로 인물들의 감정이 섬세하고 요란스럽지 않게 묘사되어 있다. 섬세한 것과 요란스럽지 않은 것, 내가 딱 좋아하는 두 가지다.
영화는 예상과 달리 '말과 소년의 우정 이야기'보다 '소년의 성장 이야기'에 가까운데, 그럼에도 말 이름(린 온 피트)이 제목인 것은 이해되는 부분이다.
소년 찰리는 내내 린 온 피트(줄여서 피트)에게 '내게 기대'라고 말하지만 사실 기댈 곳이 필요한 이는 피트가 아니라 찰리이며 실제로 둘의 관계에서 기대는 행위를 하는 이도 찰리이다. 보금자리를 잃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까지, 찰리는 '피트에게 기대며(린 온 피트)' 한 뼘 성장한다. 찰리가 포기하지 않고 험난한 여정을 계속할 수 있던 원동력이 피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주인공은 찰리이지만 그의 성장을 '린 온 피트'로 정리할 수 있기에 제목을 포함해 참 정당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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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많은 소녀> (한국, 김의석)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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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 <죄 많은 소녀>)

억울한 사람들이 자해를 통해 무죄를 증명하려 한다. 근데 그게 먹힌다. 아니, 그래야만 먹힌다.
이러한 행위와 현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점점 억울한 사람과 자해하는 사람이 늘어간다.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누구의 잘못인 것인지 헷갈린다.
영화관을 나온 뒤 머릿속에 질문이 맴돈다는 점에서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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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포트레이트> (영국, 스탠리 투치)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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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 <파이널 포트레이트>)

예술가의 고뇌와 부담감을 살며시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
근데 그 무거운 감정을 무겁지 않게 풀어낸 점이 좋다.
또한 캐릭터 영화라 해도 될 만큼 자코메티와 제임스의 캐릭터가 살아있는데, 각본과 연출과 연기의 시너지 덕이다. 두 인물, 그리고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는 가히 흐뭇함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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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실 비치에서> (영국, 도미닉 쿡)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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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 <체실 비치에서>)

다음 신(scene)이 궁금하지 않은 영화에는 높은 평점을 줄 수 없는데, 이 영화가 그랬다.
<체실 비치에서>는 서로 사랑하는 남녀 주인공이 헤어지는 결말을 초반에 보여주는 파격적 선택을 하는데, 그 이후에 보여지는 두 사람의 속사정과 이별의 후유증이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그들이 처음 사랑에 빠진 순간부터 동요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모든 배경을 섬세히 구축하며 관객을 납득시키는 일이 이렇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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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스 게임> (미국, 아론 소킨)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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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실 비치에서>와 반대의 경우다. 보는 동안 흡인되어 있었으나 끝나고 나니 뭘 본 건가 싶다. (꿈꾼 느낌?)
보다 보면 주인공 몰리를 (범법자임에도) 응원하게 되니 실패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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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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