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미래다
블록체인이 가져올 7가지 변화
- 공급자와 소비자 직접 거래
블록체인의 가장 큰 장점은 불필요한 중개 과정을 생략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세상이 되면 그런 과정이 있었다는 것조차 잊게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고 여겨졌던 중개자들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대표적인 중개기관들이 바로 정부, 지자체, 금융기관(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유통기관(소매상), 법률 서비스(로펌, 공증, 공인중개사), 각종 대행업체 등이다. 규격화된 일을 하면서 수수료를 받는 모든 업종들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농산물을 예로 들어보자.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와 서울의 가정을 직접 연결하려는 시도는 예전부터 있었다. 농산물을 직판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이미 여러 곳 있다. 문제는 신뢰다. 원산지가 제대로 적힌 게 맞는지, 불량품이 섞여 있지 않은지 등 문제점이 지적될 때마다 소비자들은 다시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리곤 했다. 블록체인이 도입되면 한 번 입력된 농산물 산지와 유통 정보를 변경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신뢰도를 향상시켜 본격적인 산지 직판 시대를 열 것이다.
신뢰가 약한 분야일수록 블록체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카지노만큼이나 믿을 수 없는 사기꾼이 많은 곳이 중고차 시장이다. 사고내역 조작, 주행기록 조작, 침수차 조작 등 온갖 조작이 판친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도입되면 사고내역 변경이 불가능하기에 중고차 거래에 투명성이 확보된다. 마찬가지로 가짜 의료정보, 가짜 약, 가짜 제품 등 몰라서 당하는 거래들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 계약과정 간소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만들어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서류 속에서 존재가 증명되는 존재다. 출생신고서, 은행계좌 신청서, 졸업증명서,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결혼신고서, 경력증명서, 부동산 거래 계약서, 등기부등본, 토지대장, 지적재산권 출원서, 연금신청서, 사망신고서 등 각종 공공문서를 작성하며 보내는 시간만 해도 한 사람의 인생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차지할 것이다.
블록체인 세상에선 각종 서류가 사라지거나 간소화된다. 국가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데이터의 위조나 변조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 신원 확인, 거래 확인 등의 절차가 간편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2017년 6월 블록체인을 이용한 부동산 등록 시스템을 도입했고, 일본은 농지와 산림 지역까지 포함한 토지대장을 블록체인 원장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한국의 국토교통부도 지난해 '부동산거래 전자계약 시스템'을 시범 오픈하며 블록체인 도입 걸음마를 뗐다.
- 국경 없는 암호화폐
환전이나 해외 송금할 때 어김없이 거쳐야 하는 곳이 은행이다. 은행은 국경에서 길을 막고 수수료를 떼어간다. 똑같은 10달러짜리 지폐도 살 때와 팔 때 가격이 다르다. 이 가격 차이 때문에 기분 나빴던 경험은 다들 한두 번씩은 있을 것이다.
해외 송금 때 자주 이용하는 방식은 웨스턴 유니언이다. 166년의 역사를 가진 이 미국 금융회사를 이용하면 100달러를 송금할 때 수수료를 10달러가량이나 내야 한다. 보내는 국가의 은행과 받는 국가의 은행에서 이중으로 수수료를 떼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비트코인의 수수료는 0.01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싸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에는 국경이 없다. 암호화폐는 국가가 아니라 화폐의 종류로 구분된다. 따라서 만약 암호화폐가 실생활에서 널리 쓰이기만 한다면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환전할 필요가 없다. 더 이상 은행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 투명한 기부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기부한 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대한적십자에서 아이티 피해자를 위해 모은 성금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다거나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전 사무총장이 기부금을 개인 용도로 착복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면 기부하려는 마음이 싹 달아나기도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계속되고 있는 인도적 대북 지원 논란도 마찬가지다. 과연 그 돈이 실제 북한 주민들이 생필품을 사는 데 쓰이는지 모르기 때문에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기부 절차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내가 기부한 암호화폐가 어딘가로 이동할 때마다 거래 내역이 남기 때문에 나는 그 화폐를 추적함으로써 기부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 원아이디로 모든 웹사이트 이용
오랜만에 방문한 웹사이트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아 골치 아팠던 경험 다들 있을 것이다. 또 대부분의 웹사이트에서 자꾸만 비밀번호를 바꾸라고 강요해 억지로 비밀번호를 생각해내고 또 금세 잊어버린 적도 있을 것이다.
블록체인이 범용화되면 이런 짜증나는 일들로부터 해방이다. 하나의 아이디로 모든 웹사이트 이용이 가능해지기에 웹사이트에 방문할 때마다 내 개인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페이스북 로그인' '네이버 로그인' '카카오 로그인' 등으로 다른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사기업의 서비스는 해당 회사가 망하면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고, 또 개인정보를 거대 사기업의 서버에 보관한다는 것도 부담스럽다(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유난히 많은 한국에서라면 더 그렇다).
이에 비해 '블록체인 로그인'은 암호화된 개인정보가 블록체인에 보관돼 사라질 염려가 없고, 보안 문제는 유저에게 일회용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식으로 해결 가능하다.
현재 금융회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공인인증서 없이 앱카드와 지문인증을 이용한 인증 방식은 낮은 단계의 블록체인 로그인 운영 사례다.
- 직접 민주주의 구현
현재 투표 시스템은 사람들이 투표소를 직접 방문해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뒤 투표 용지를 발급받아 마킹하고 투표함에 넣은 후 수작업 개표하는 방식이다. 이 모든 과정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한다. 하지만 개표 과정에서 내 표가 제대로 집계됐는지 누락됐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블록체인 투표 시스템은 투표와 집계 사이의 절차를 투명하게 해준다. 나의 투표가 집계에 포함됐는지 확인 가능하고, 투표 이력은 영구 보존된다. 이 과정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은 사실상 필요 없어진다.
정말로 관리자 없는 투명한 투표 혁명이 가능할까? 한 가지 전제가 있다. 투표부터 개표에 이르는 모든 절차를 블록체인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처럼 종이로 투표하고 손으로 개표하게 되면 오프라인 데이터를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미들맨이 필요해지고 이는 여전히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블록체인 투표 시대가 오면 두 가지 변화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첫째, 선거의 투명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특히 부정부패가 만연한 정치 후진국에 블록체인 투표가 도입되면 그 파장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아마도 독재국가들은 도입을 꺼려할 것이다). 둘째, 투표 절차가 간소해지고 관리 비용과 시간이 줄어들면서 간접 민주주의가 아닌 직접 민주주의가 확산될 것이다. 많은 국가들이 사안마다 국민투표하는 스위스처럼 되어갈 것이다.
- 탈중앙화된 기업의 등장
인터넷 시대에는 디지털화에 성공한 기업들이 기존 전통 산업을 장악했다. 아마존, 넷플릭스 등은 공룡처럼 재래식 기업들을 먹어치웠다. 적응하지 못한 수많은 기업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블록체인 시대에도 비슷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탈중앙화와 권력 분산에 성공하는 기업들만 살아남고 이 과정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기업들은 또다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블록체인 혁명'의 저자 돈 탭스콧은 "블록체인 시대엔 임원들의 급여와 그들이 기여한 가치 사이에 막대한 갭이 존재한다면 주주들이 곧바로 알 수 있다"며 "경영자들은 극단적으로 투명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조직과 전혀 다른, 아예 새로운 형태의 탈중앙화 조직도 탄생할 것이다. 이미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s, 탈중앙화 자율 조직)라는 새로운 조직 형태가 시도되고 있다. DAO에는 CEO나 이사회가 없다. 누구나 익명으로 조직원이 될 수 있고, 조직원들의 다수결 의사결정에 의해 운영되며, 자체 알고리즘이 경영에 관한 판단을 내리고 수익도 분배한다. 2016년 출범한 최초의 DAO인 '더다오(The DAO)'는 보안 유지에 실패하며 몇 달만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DAO는 향후 시행착오를 거치며 진화해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중앙화와 분권화의 경계에 있는 비즈니스의 경우 방향성을 분명히 하기를 요구받을 것이다. 예컨대 공유경제를 구현하고 있는 우버, 에어비앤비 등은 기존 자원을 고루 배분하는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공유경제 데이터를 여전히 중앙 서버에 저장해 관리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들이 중앙서버를 포기하지 않으면 블록체인으로 무장한 새로운 기업의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미국 텍사스 기반의 스타트업 '아케이드 시티(Arcade City)'는 우버와 차별화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블록체인으로 기사와 손님을 직접 연결하고, 중앙에서 요금을 통제하는 대신 기사와 손님이 협의해 운임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페이스북에 대항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소셜미디어도 등장했다. 스팀잇(Steemit), 아카샤(Akasha), 시네레오(Synereo) 등은 분산 서버 시스템을 사용한다. 중앙 서버가 없기 때문에 노드가 하나라도 유효하면 영원히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는다. '스팀잇'은 글을 올린 뒤 추천을 받은 횟수에 따라 자체적으로 발급하는 암호화폐인 '스팀코인'을 유저에게 보상으로 지급하는데 일주일에 200만 개의 스팀코인을 추천받은 수에 따라 분배한다. 사용자가 글을 쓰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이더리움 기반의 '아카샤'는 스팀잇과 정반대로 사람들이 글을 올리거나 수정, 삭제할 때마다 수수료를 걷는데 이 비용으로 플랫폼을 유지한다.
◆세상에 완벽한 기술은 없다
블록체인은 인터넷이 애초 구현하려 했던 네트워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기술이다. 국가, 기업, 이익집단 등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켜 정보와 자본 등에 대한 접근권을 구성원들에게 배분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나눈다. 모든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되며 소수의 이익을 위한 조작은 불가능하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투자한 만큼 생산이 늘어난다는 '수확체증의 법칙'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될수록 효용은 더 커진다.
블록체인 세상에선 인터넷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국경의 의미가 사라진다. 얼굴도 알지 못하는 A국가의 나와 B국가의 당신이 서로 신뢰하도록 묶어주는 것이 블록체인이다. "모든 경계에서 꽃이 핀다"는 함민복 시인의 시어처럼 이질적인 세계들이 만나면 그 무수한 '경계들'에서 예전보다 더 많은 꽃이 피어 오를 것이다. 블록체인 참가자들이 활발하게 가치를 창출할수록 이때 창출된 가치는 혁신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에 완벽한 기술은 없다. '멋진 신세계'의 저자 올더스 헉슬리의 유명한 경구처럼 "우리는 언제나 '도중'에 있다. 어떤 세상도 완벽하지 않다." 블록체인의 원리가 아무리 그럴듯해도 우리를 유토피아로 데려다 주기엔 여러 한계점들이 눈에 보인다('유토피아'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존재하지 않는(ou) 땅(topia)이라는 뜻이다). 다만 블록체인이 제시하는 방향이 옳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지금 세상이 블록체인을 필요로 하고 있을 뿐이다.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한 기사내용을 가져왔다 모두가 이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우리도 거기에 맞춰 이해하고 공부해야 할것겉다
이 기자님 너무 대단!
너무 내용이 좋고 이해도 잘되는 글이라 포스트했음!
정말 멋진글이 상,하 편으로 나와있는데 꼭 다 읽어보면 좋을듯^^
이렇게 긁어오시면 저작권법에 걸립니다. 노파심에 댓글남기고갑니다.
삭제는 어떻게하나요? ㅜ 몰랐어요..흑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