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슈츠(1)] 버디-법정 드라마

1.슈츠(Suits)는?

미드 슈츠는 이미 시즌7까지 방영된 상태다.

현재 KBS에서 한국판 슈츠가 방영되고 있는데, 아마도 미드 슈츠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보인다.

시즌7까지 이어졌다면, 미국에서도 꾸준히 인기 있었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몇 편밖에 보지 않았지만, 충분히 웰메이드라는 평가를 받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작품이 그렇겠지만, 항상 시즌1의 에피소드1편은 30분~1시간 정도 긴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등장인물을 소개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미드 슈츠도 마찬가지다.

고작 에피소드 두편보고 시즌7까지 나온 드라마를 판단할 순 없겠지만, 미드 슈츠는 생각보다 인물관계도가 심플하다.

법을 다루는 부분이 복잡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인물 관계는 로맨틱코미디 드라마보다 훨씬 간단하다.

주인공은 하비와 마이크다.

하비와 마이크의 주변인물 관계는 서로 대칭적이라 할 정도로 비슷하다.

생각하기에 따라 이름만 바꿔넣어도 성립이 될 정도다.

능력있는 변호사 하비에게는 같은 회사 라이벌 변호사 루이스가 있다.

그리고 하비를 이끌어주는 회사 대표 제시카도 있다.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진 마이크에게는 트러블메이커 친구 트레버가 있다.

그리고 몸은 아프지만, 마이크의 정신적 지주 할머니도 있다.

하비와 마이크가 드라마의 지분을 공평하게 나눠갖는다.

그러나 이 작품이 하비와 마이크에게 바라는 성장의 영역은 다르다.

하비는 이미 변호사로서의 능력치는 최고를 찍은 상태이다.

따라서 드라마 안에서 업무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다.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하비는 정신적인 성장과 변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

아직 하비의 전사에 대해 플래시백이나 대사를 통해 언급되지 않았다.

스쳐지나가는 대사로 잠시 소개만 되었을 뿐이다. 

제시카와 하비의 사적인 대화에서 마이크가 하비에게 고용된 것처럼 하비도 제시카에서 특별한 재능을 인정받아 고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어쩌면 제시카와 하비의 관계를 파다보면, 하비의 냉소적인 성격의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마이크의 경우, 상대적으로 하비보다 다룰 얘기가 많다.

변호사로서의 전문성을 발전시키는 과정도 보여줘야 하고, 애매하지만 러브라인도 충분히 만들어볼 수 있다.

따라서 시즌이 거듭될수록 마이크의 비중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마이크가 실력을 쌓아가는 속도에 따라 하비와의 경쟁구도롤 추가시킬 수도 있겠지만, 그건 머나먼 얘기에 해당된다.

일단 드라마는 재미있다.

대부분의 미드가 가진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고, 특히 전개가 빠르다.

하지만 하비와 마이크의 만남을 너무 빠르게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 때문이었을까?

지나칠정도로 우연이 중첩된다.

어떤 사람이 단기간에 이정도 우연을 예측할 수 있다면, 로또를 하는게 더 적절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물론 나처럼 태클거는 사람들에게 변명할 수 있도록 개연성있어 보이는 설정을 여러곳에 심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7번의 우연을 한꺼번에 중첩시키는 것은 작위적인 느낌을 많이 준다는 점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마이크는 할머니의 병원비 2만 5천달러가 필요했다.

마침 마리화나를 거래를 대신 해달라는 친구 트레버가 제안이 있었다.

마침 마리화나를 거래하는 장소에서 로펌 면접도 있었다.

마침 릭소킨이라는 면접참가자가 불참했다.

마침 마이크는 변호사를 꿈꾸던 청년이었다.

마침 하비는 마이크처럼 제시카에게 채용된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다.

따지고 보면, 슈츠에서 마이크가 채용되는 과정은 놀라운 우연의 연속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재미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전문적인 영역에 깊숙하게 들어갔다는 점과 변호사라는 직업의 실체를 잘 묘사했기 때문이다.

2. 변호사는 어떤 직업일까?

나를 비롯한 보통 사람들이 변호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돈 잘 번다.

부모님들이 좋아하는 신랑감 순위 최상위권

똑똑한 사람

간단하게 보면 이정도로 변호사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물론 더욱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겠지만 말이다.

변호사가 돈을 잘 버는 것은 사실이다.

매년 직업별 소득 관련 통계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하지만 미드 슈츠는 변호사가 왜 돈을 잘버는지를 설명해준다.

뭐..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굳이 아는 척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이랄까?

그런 면에서 하비의 라이벌 루이스는 일종의 교육 보조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루이스는 자신의 실적을 위해 부하직원을 도구처럼 이용한다.

사실 이건 하비도 마찬가지다.

웃긴 건 잘 나가는 변호사들이 이런 비인간적인 행위를 통해 많은 돈을 벌면서, 다시 그 돈으로 비인간적인 행위들을 포장하려 한다는 점이다.

하비가 마이크에게 명품양복을 사주는 것은 일종의 포장이었다.

마이크가 이뻐서 사줬을까?

No!

의뢰인이 변호사를 판단할때 그 변호사의 외모와 입고 있는 브랜드로 능력을 판단한다는 사실을 하비는 이해했던 것이다.

그래서 마이크에게 싸구려 양복을 입지말라고 경고했던 것이다.

최고의 신랑감

최고의 신랑감으로 분류할 수 있는 조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

만약 그 조건이 돈 하나라면, 변호사는 최고의 신랑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자.

미드 슈츠에 나오는 변호사는 비싼 정장을 입고 다니고, 돈도 잘 쓴다.

사실 사회생활 하다보면 그런 사람들은 매력적이다.

하비도 외모/능력/돈 관련 충분히 매력적이고, 언제라도 여자를 꼬실수 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안에서 처음본 웨이트리스의 연락처를 받아내어, 바로 그여자와 잠자리를 가지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최고의 신랑감으로 적절한가?

물론 모르면 용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알면서 최고의 신랑감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똑똑하다.

변호사가 똑똑하다는 걸 인정할 수 없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읽기도 힘든 법전을 달달 외워야 하고,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는 응용력까지 필요한 직업이다.

그런데 똑똑하다는 말의 이면엔 무엇이 있을까?

이 작품에서는 실제 법조계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증인조작을 부분을 다뤘다.

똑똑한 변호사는 의뢰인을 승소시키기 위해서 아주 똑똑하게(??) 가상의 증인을 만들어버렸다.

물론 그 가상의 증인은 의로인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고, 돈도 투입되었다.

하지만 상대를 잘못 만난 것을 한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더 똑똑한 하비가 그 증인조작을 찾아낸 것이다.

이건 '권선징악','정의는 승리한다!'이런 류의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미드 슈츠는 그런 말들이 얼마나 감성적인 얘기인지를 반문하고 있는 것이다.

짜증나지만, 현실은 속고 속이는 야바위판의 확장판이라는 걸 인정하라고 말해주고 있다.

시즌1을 정주행하면서 슈츠 관련 포스팅을 얼마나 쓰게 될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얼마나 더 보게 될지도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왕좌의 게임을 처음 접했을때의 그런 기분 좋은 설레임 같은 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