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소작농은 스팀잇이 어렵다

in #kr6 years ago

나는 컨텐츠 만드는 사람이다. 글을 쓰고 사진도 찍는다. 주로 여행 컨텐츠를 만들어 책으로 내고, 가끔은 여기저기 기고나 강의도 한다. 제법 베스트셀러 축에 속하는 책도 몇 권 냈다. 컨텐츠를 열심히 만들면 출판사나 매체에 갖다준다. 그들은 내 컨텐츠를 세상에 알리고 팔아준다. 농협 공판장에 추곡 수매하는 소작농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이다.

그리고 모두가 알겠지만 인쇄매체는 수익성에 있어 이제 거의 한계까지 왔다. 기록매체로서 책은 아마도 영원할 것이고, 이 그지같은 시장환경에서도 누군가는 대박을 낸다. 문제는 중간이다. 중간의 레벨이 너무 낮다. 1년에 만 부가 나가면 기특한 중간치 셀러가 되는데, 만부의 수익이란게 기껏해야 천만원 남짓이다. 그나마 그 중간치의 판매량도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중이다.

그래서 스팀잇에 흥미가 생겼다. 지금까지 웹상에서 컨텐츠로 수익을 내는 방식은 정도와 방법의 차이가 있을뿐 모두 광고와 연관되어 있었다. 사용자에게 직접 구독료를 받으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대부분 실패했다. 사용자가 내 컨텐츠의 질을 어떻게 평가하든 광고를 성실하게 클릭하거나 상품을 구매해주지 않으면 수익을 받을 수 없었는데, 스팀잇은 내 컨텐츠 자체로 평가받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거였다. 그래서 스팀잇에 가입신청을 한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허가를 기다렸다.

그런데 막상 들어온 스팀잇은 내겐 너무 어려운 당신이다. 소작농 생활을 하며 땅 한 뙈기 사 본적 없고 주식 한 쪼가리 가져본 적 없는 이 사람에게 블록체인이란 너무 어려운 생태계다.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그냥 컨텐츠를 올리면 되나? 그냥 하던대로 소작농하면 농협이 아닌 서울의 직구매자가 사주는 건줄 알았는데, 이건 내가 땅도 갈고 복부인도 해야하는 시스템같아 보이는데 제대로 봤는지 모르겠다. 그럼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그냥 열심히 땅 갈아엎다보면 언젠가 이게 뭔지 보이는 날이 생길까. 콜라병을 손에 쥔 부시맨 또는 불을 처음 얻은 원시인의 마음으로 오늘도 나는 어머 이게 뭐시여하는 심정으로 스팀잇의 이글 저글을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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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의 스팀잇 로고 아래에 작게 적힌 beta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지요.
이게 미래에 어찌될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
다만 블럭체인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으시다면 꼭 공부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수정 불가능한 불편한 개인 블로그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아뇨. 블럭체인에 대해 관심 있습니다 :) 다만 이 개념 자체가 무언지 정확히 모르는데다 이게 블로그형 컨텐츠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구조가 정확히 아직 안잡히는거예요. 저한테 아직 블럭체인이란 그냥 '가즈아'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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