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혼자 캄보디아여행 3일차] 여성가이드와 함께하는 유적투어 1편
캄보디아에서의 3일차
여행에 와서 이룰 목표 중 남은 하나, 앙코르와트에서 일출 보기를 하는 날입니다.
여행 준비기간 3일 동안 가장 공들여 고민한 게 유적지를 도는 방식이었습니다.
유적지에서 더 많은 것을 간직하고 돌아오고 싶은 맘에
(실상은 와 돌이다~~~이러고 올까 싶어서.)
맹그로브숲은 영어 가이드분과 함께 하는 단체 투어일지라도, 유적지 만큼은 한국어가 가능한 가이드분과 함께 하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써칭했습니다.
또한 체력 때문에 많은 유적지를 보기보다는 앙코르와트 일출을 포함한, 제가 가고 싶은 몇 군데만 가보고 싶었습니다.
이것저것 고민하다 남은 선택지는 하나투어 앙코르와트 선라이즈 투어와 개인 가이드 고용!
개인 가이드를 고용한 여행을 경험해 본 적이 없고, 하루 정도는.. 친구와 함께 하는 기분일까? 싶어 최종적으로 여성 가이드분을 수소문해서 예약을 했습니다.
저와 함께한 분은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리아'입니다.
새벽 4시 30분 호텔 로비에서 직원분께 도시락을 받고 리아를 만나 앙코르와트 표를 사러 이동했습니다.
(1일 입장권은 37$! 이게 있어야 앙코르와트를 포함한 다른 사원들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비싸요ㅜㅜ)
입장권을 사고 앙코르와트에 도착하니 캄캄해서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리아는 익숙하게 손전등을 꺼내 저를 인도하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사원이고 머고 바로 앞도 잘 안 보이는데 입구로 들어가니 리아가 '~~오줌', '~오줌' 이럽니다.
전 정말 제가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상대방에게서 듣기 힘든 말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못 들은 척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일출을 보는 장소까지 갔고, 리아는 능숙하게 돗자리를 폈습니다.
'이게 개인 가이드를 고용하는 호사구나..'하고 10분 정도 앉아있으니, 리아가 비가 올 것 같다고 돗자리를 걷었습니다.
그리고 근처 가게로 급하게 이동하니,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리아는 일출을 못 볼 것 같다고 하는데, 어제 일까지 해서 이런 것도 여행의 묘미지!라며 아련해지는 상황에 긍정 회로를 마구 돌렸습니다.
비는 30분 정도 미친 듯이 쏟아졌고, 제 몸의 반 이상은 홀딱 젖었습니다. 슬퍼졌습니다.
다행히 일출시간이 가까워지며 빗줄기가 줄어들었고 우산을 들고 일출을 보는 장소로 갔습니다.
제대로 된 일출은 보지 못 했지만, 어둠 속에 드러난 앙코르와트의 모습은 절 압도했습니다.
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20분 정도 서서 앙코르와트를 지켜보았고, 리아는 절 배려한 건지 제 옆에서 묵묵히 기다려주었습니다.
'인생이 뜻대로 풀리진 않더라도, 아름다운 건 아름다운 거야...'
후련해지기보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
(리아는 여기서 캄보디아 일출에 관련한 꿀팁을 주었는데, 앙코르와트 탑 중앙에 걸쳐진 일출을 보는 건, 1년에 두 번 가능하다고 합니다. 3월과 9월인데, 9월은 우기이기에 어렵고 3월 20일경에 오면 탑 중앙에 걸친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리아는 익숙하게 절 리드하며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수련이 가득한 호수에 멈춰 서, 여기에 네 잎 클로버가 많다며 하나 뜯어 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그 네 잎 클로버는 여행용 지갑에 아직도 보관 중입니다^^)
이 날은 다행히 앙코르와트 3층에 올라갈 수 있는 날이라 3층 구경도 했습니다.
(앙코르와트를 간다면 올라갈 수 있는 날인지 체크하세요^^)
유적지를 돌다 풀밭 위 바위에 앉아 호텔에서 싸준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비를 맞으며 체력 방전이 심했고, 하루 종일 유적만 보고 싶지 않아져서 리아에게 현지인들이 가는 시장 구경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리아는 캄보디아의 과거와 현재를 보는 좋은 아이디어라며 굉장히 좋아했고, 일정을 변경해서 오전에는 앙코르와트와 앙코르톰을 보고, 시엠립에서 가장 큰 시장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장은 제게 충격과 공포를 주었습니다)
어느새 화창해진 날씨, 비가 언제 왔는지 모르게 화창하게 개었습니다.
앙코르와트 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가는데 리아가 또 '~~오줌', '~오줌' 이럽니다.
아, '박쥐 오줌'이었네요.
아까 입구로 들어올 때 물이 떨어져서 '비다.' 했는데 박쥐가 오줌을 싸고 있던 거고, 리아는 박쥐 오줌이라고 얘기해준 거 였네요.
나... 박쥐 오줌 맞았구나.
캄보디아는 계속해서 상상했던 것, 그 이상의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리아는 앙코르톰에 가서도 계속 멋진 가이드와 함께 멋진 사진들을 찍어 주었습니다.
잠시 서있어 보라 하더니 유적과 뽀뽀 직전의 사진이라던가,
거대한 나무와 함께 사진을 찍어준다거나
맨 위에 올린 사진도 다 그녀의 작품.
또한 유적 관람과 사진촬영 외에도 숲에 둘러싸인 유적지를 툭툭을 타고 달리는 것도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어느새 점심시간이 가까워져오고, 오전 마지막 스케줄인 시엠립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시장 이름은 '파세르레우시장'
3일차 1편은 여기서 마감합니다^^;
시장 방문과 오후 일정은 3일차 2편에서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