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유기농 두부 스토리] 우연은 필연. 스위스에서 두부를 만들게 된 첫번 째 이야기
2014년 봄
프랑시스가 말했다.
"이번에 대두를 심었어. 아시아에서는 대두로 두부를 만들어 먹는다며?"
프랑시스 Francis는 울 동네 꾸앙쌍 Coinsins에 사는 유기농 농부이자 친구이다. 할아버지 대 부터 이곳에서 가축 농장을 하다가 프랑시스부터 유기농 농작물 재배를 시작했다. 굳이 불어 발음대로 하자면 프헝씨스이나 그냥...프랑시스로 표기하겠음. 앞으로 일기에 자주 등장 할 인물 중 하나.
두부? 두부는 그냥 항상 밥상위에 있던 재료로 특별히 특별할 것 하나 없는 건데 왠지 이국땅에서 농부한테 들으니 내 전문 분야라도 되는 냥 왠지 우쭐해졌다.
"그래? 그럼 내가 두부 한 번 만들어 볼까?"
그리고 여름이 되서 첫 유기농 대두를 수확하고 잘 마르길 기다렸다가 가을이 되어서야 집에서 두부를 만들어 보았다.
간수(니기리)를 친 일반 두부와 식초와 소금을 친 초두부.
집에서 처음 만들어 본 두부. 처음이라 콩물 양을 잘 몰라서 두부가 엄청 얇게 나왔는데 이를 본 프랑시스네 엄마가 이게 얇으니 요리하기 편해서 좋다고 해서 그냥 이렇게 얇게 만들어 팔게 되었다.
친구들을 불러다가 시식회를 했다.
나름의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6명 중 5표를 얻어 아~~주 조금의 자신감을 얻자 프랑시스가 9월 말에 있을 유기농 시장에 나가서 두부를 팔아보라는 것이다. 자기네 아버지(다니엘 Daniel. 모두가 다니라고 부름)가 전에 사용하던 공간이 있는데 거기서 만들란다. 또 마침! 고기를 진공포장하던 기계도 있으니 그것도 다 쓰란다.
참고로 프랑시스는 뭐 하나 생각나면 그냥 밀어 붙이고 거의 성공한다. 내 두부 장수의 길은 이 친구가 열어준 것이다.
정말 열악했던..그러나 너무나 감사한 작은 공간. 같은 자리에서 몸만 겨울 돌릴 수 있는 약 2평 반 정도 되는 이곳에서 그냥 무작정 두부를 만들기 시작했다. 다니가 고기 팔때 쓰던 물건과 기계들이 그대로 있는 가운데서.
그려...해 볼까?
D-day = 2015년 9월 26일
작은 녹즙기 하나로 2주간 콩물을 만들었다.
녹즙기로 간 콩을 면보(위의 사진에서 매달려 있는 것)에 넣고 일일이 손으로 짰다. 그렇게 나온 콩물을 다 얼려 놓고 시장 나가기 2일 전 부터 두부를 만들었다.
2015년 첫 수확한 콩 아벨린 Aveline. 스위스 환경에 맞게 자라도록 품종 개발된 콩이다. 이 콩은 물에 불리면 달큰한 냄새가 나고 두부를 만들면 맛이 아주 좋다.
콩을 갈고 손으로 일일이 다 짰다. 3일째부터는 손가락이 꼬부라지는 느낌...ㅎㅎㅎ 이렇게 나온 콩물은 다 열려두었는데 어리석게도 30리터 큰 통에 다 한번에 얼려두어서 해동이 너무 어려웠다. 멍충이...
첫 두부 완성!!!! 꺄~~~~~~~~~~~
->다음 편에서 로고만들기, 첫 시장에서 두부 팔기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
스위스에서 만드는 두부라니... 엄청나네요!!~ ^^ 다음편도 기대 됩니다!!
고맙습니다^^ 이번주에 큰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서 다음편은 다음주에...^^;
두부이야기 재밌네요, 이웃들과도 서로 도와주면서 재밌게 사시는거 같아요
고맙습니다 ^^ 동네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힘내서 하고 있습니다^^
스위스에서 두부 ~
맛보고싶네요~ 맛있어 보여요~
김치랑 같이 먹으면~ 침나오네요... ㅎㅎ 막걸리까지 마시면 끝^^/ ㅎㅎ
두부도 있고 김치도 있는데 막걸리가 없습니다 ㅠㅠ 대신 맥주로..^^
좋은 친구 만나셔서 맛난 두부 만드시는 군요..
그런데 만드는 과정이 무척 힘들 거 같네요..
녹즙기로 갈고 손을 짜고 얼렸다 시장에 가시기 전에 만드실려면..
이런 말씀 들으니
예전에 시골에서 두부 만들던 기억이 나네요..
불린콩을 멧돌로 갈고, 가마솥에 넣어 끊인후 절구 공이로 콩물을 짜내던...힘드과정에 힘듬을 더하겠지만...기회가 되시면 멧돌도 한번 사용해보세요..스위스 친구들이 신기해 할거 같은데요..
넵 지금은 한국에서 기계를 사들여와서 전 보다는 조금 수월하지만 이게 정말 일이더라고요. 다음에 한국 가면 멧돌을 어디서 공수해와야겠습니다. 전시 효과 아주 좋을것 같아요!!
멋진 출발.....기대됩니다.
고맙습니다. 주말에 로잔의 엑스포에서 두부를 파느라 정신이 없어서 댓글을 이제야 봤습니다 ^^
하핫 재밌다. 그 인물들과 장소를 보고 나서 들으니 더 잼나네. ㅋㅋ
ㅎㅎㅎㅎ 알아주는 사람이 하나 더 생겨서 너무 좋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