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즈 콘서트를 보고 나서 써보는, 내가 콘서트를 좋아하는 이유.

in #kr7 years ago (edited)

오늘 러블리즈 콘서트를 다녀왔다. 12시 넘었으니까 어제긴 하지만 내가 아직 잠들지 않았으니 오늘이다. 사실 콘서트 얘기를 또 쓸 생각은 없었는데 오늘 콘서트를 갔다와서 문득 쓰고 싶은 말이 생겼다. 사실 이럴때 쓰라고 일기장도 샀는데 귀찮아서 안쓰게 된다. 어쩔수 없다. 스팀잇에라도 써야지.

우선 콘서트를 좋아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오롯이 자신들의 무대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다. 아이돌로 치면 음악방송은 3분? 남짓해야 고작이다. 이마저도 수록곡은 컴백 때 한 곡 정도? 그마저도 자르는 경우가 대부분. 인디나 밴드 음악 등은 특별한 기회가 없으면 음원으로밖에 들을 수 없다. 그 노래들을 내 귀로 실제로 들을 수 있다는 점! 이 하나만으로도 콘서트는 돈 주고 갈만하다.

또 콘서트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 팬이라서 좋다. 정말 유명한 가수가 콘서트를 한다고 하자. 예를 들어 아이유? 아이유 콘서트를 간다고 하면 바로 '오~ 좋겠네~'라는 반응이 주변에서 나올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인지도가 조금 떨어지는 가수가 하는 콘서트를 간다고 말하면 주변에선 나에게 '누군데?' 라고 되묻곤 한다. 이 정도에서 끝나면 다행이다. 당연히 모를 수도 있지. 다만 가끔 듣보잡이라고 무시하거나 뭐하러 그 가수 콘서트를 가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 진짜 이런 류의 말 별로다... 하여간 인지도가 어떻든 남들이 뭐라하든 일단 콘서트를 가게 되면 그 안에는 다 나처럼 그 가수의 팬이다. 적어도 그 아티스트에게 최소한의 관심은 가져주는 사람들이 온다. 그 안에서 얻는 묘한 연대감? 내가 가수를 열렬히 응원하는 모습이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공간.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올 때 함께 탄성을 지르며 떼창할 수 있는 곳. 바로 콘서트장이다.

이렇게 아티스트와 그 팬이 만나는 하나의 특수한 공간이라는 점이다 보니까 서로 소통하는 경우도 굉장히 잦다. 팬으로서 당연히 좋다. 가수가 마이크 넘겨주면 팬들이 그 소절을 부르는 것도 좋고, 가수가 '노래 괜찮았나요?' 라고 물어보면 팬이 '네~~'하고 대답하는 것도 좋고 그 외에도 많은 게 있는데 하여튼 일련의 상호작용들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그런데 보기만 하는게 아니잖아? 내가 콘서트를 보러가면 내가 바로 그 소통하는 주체가 된다. 콘서트를 안 좋아할 수가 없다.

이러한 요소들을 이번 콘서트 때 좀 많이 와닿게 느낀 것 같다.

금요일 날에 한 멤버가 소감으로 고음에 자신감이 없다고 말했다. 팬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용기낸다면서. 팬들은 그 멤버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응원해주었다. 그 멤버는 일요일 공연에 솔로 무대로 태연의 I를 불렀다. 첫 도입부로 반주없이 후렴구를 부르는데.... 울컥했다. 팬들은 열렬히 그녀의 노래에 환호해주었다.
다른 멤버 중 한 명은 이번 무대 막바지에 다쳐서 결국 마지막에는 의자에 앉아서 무대를 소화할 수 밖에 없었다. 잠시 치료를 받고 돌아온 그 멤버의 눈에는 눈물자국이 선명했다. 팬들은 그녀의 파트가 나올 때마다 함성 소리를 크게 질렀다. 그 전까지도 함성이 컸는데, 거기서 더 커졌다. 잠깐 여기서 다른 멤버들 얘기를 하자면, 멤버들은 노래 중간 중간마다 다친 멤버에게 다가가 위로를 해주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라는 곡에서 그 멤버만 서있고 나머지 멤버들은 다 앉아서 안무를 하는 부분이 있다. 뭐라고 말해야 되지? 그 파트에 그 멤버 없이 나머지 멤버들이 다 앉아서 똑같이 안무를 하는데, 빈자리가 아쉽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오히려... 그 비어있음 자체가 빛나보였다. 의자에서 열창하는 그 멤버도 물론 반짝반짝거렸다.
본 무대가 끝난 후에 원래 앵콜을 외쳐야 하는데, 팬들이 우선 먼저 그 다친 멤버의 이름을 연호하고 시작했다. 그리고 앵콜!앵콜!을 하는 대신에 가수 노래를 팬들만의 목소리로 완창을 하는데... 이게 또 뭐라고 감동적이더라. 사실 슬로건을 자꾸 위로 든다든지, 심지어는 자기만의 발판을 가지고 와서 한 20cm는 올라가 있다든지 해서 시야를 가리는 사람들이 원망스럽기도 했었다. 그런데 결국 생각해보면 다 아티스트를 향한 마음의 표현이더라. 그 사람들 모두와 함께 그저 FAN이라는 하나의 공동체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덕분에 아예 무대를 못봤다면 계속 증오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었고, 뭐 나도 다른 누군가에겐 그런 원망의 대상이었을거다. 아 그리고 컴백 날짜 공개 영상이 나올 때 무슨 월드컵 우승급 함성이 터져나왔다. 물론 나도 소리 질렀다. 또 한번 연대감을 느꼈다.
러블리즈 4월에 컴백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한 멤버가 마지막 소감 때 이런 얘기를 했다. 오늘 콘서트 내용보다는, 지금 느꼈던 감정과 이 여운을 오래 간직해주길 바란다고. 나는 오늘 느꼈던 이 감정과 여운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후회없는 콘서트였다.

Sort:  

콘서트 보고 오셨구나. 처음 소통하기 위해서
선팔 신청하고 갑니다.
500팔로워 겸 이벤트 게임 만들어 봤으니
참여해보세요 ㅎㅎ

https://steemit.com/kr/@happyvirus/500-event-click-click-hot

팔로워 500과 50의 소통~~!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어서 좋으셨겠네요~
저도 콘서트 좋습니다. 비싼것만 빼면요ㅠ ㅋㅋㅋ

진짜 텅-장 순식간에 됩니다. 그렇다고 안가면 나중에 후회하기 때문에 ㅎㅎ ㅠ

노래글엔 풀보팅으로!!

풀 감사 드립니다!

정말 멋진 콘서트를 다녀오셨네요. 라이브로 하는 노래는 집에서도 들을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거기서 오는감정과 여운은 콘서트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군요. 팬들의 이런 모습들에 러블리즈도 엄청 감동 받았을 것 같아요. 가수와 팬들 모두에게 값진 경험이 되었네요.

아무리 영상이 발달해도 현장만 못하죠. ㅎㅎ 유난히 데뷔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던 그룹과 팬덤이라 그런지 더더욱 소통하면서 서로 받는 감정과 여운이 깊은 것 같습니다. 러블리즈 화이팅!

그럼요 소통을 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죠.
러블리즈 화이팅!!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하루에 한가지 소원만을 들어주는것처럼
짱짱맨도 1일 1회 보팅을 최선으로 합니다.
부타케어~ 1일 1회~~
너무 밀려서 바쁩니다!!

1일 1회...! 죄송해요 콘서트 여운이 남았을 때 쓰려다 보니 하하..좋은 하루 되세요!

Coin Marketplace

STEEM 0.16
TRX 0.25
JST 0.034
BTC 95575.02
ETH 2682.60
SBD 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