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200대 분해…애플 2세대 재활용 로봇
애플이 4월 22일 지구의 날에 맞춰 2세대 아이폰 재활용 로봇인 데이지(Daisy)를 공개했다.
물론 애플은 이미 아이폰을 분해할 수 있는 로봇인 리암(Liam)을 실용화한 바 있다. 리암은 애플이 지난 2016년 공개한 것이다. 애플은 당시 아이폰SE와 아이패드 프로 등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재생 가능 에너지 프로젝트 등 환경에 대해 자사가 얼마나 노력 중인지 설명했다. 이 과정 중 아이폰을 자동 분해해 재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로봇인 리암을 발표한 것이다.
리암은 센서를 통해 부품을 감지, 폰을 감지하면 팔을 움직여 아이폰을 분해한다. 나사 등을 빼내 디스플레이를 빼내고 빨판으로 케이스를 알아서 분리한다. 배터리의 경우에도 코발트와 리튬을 분리하고 카메라 안에서도 금과 구리를 빼낸다. 메인보드에선 백금을 추출한다. 이런 자동 분해 과정을 통해 낡은 아이폰 부품을 재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리암은 연간 120만 대 아이폰을 분해할 수 있었다. 2016년 기준으로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네덜란드에서 리암을 각각 1대씩 운용한다고 밝혔다.
후속 모델인 데이지는 9종에 달하는 아이폰을 분해할 수 있다고 한다. 애플 리사 잭슨 부사장은 데이지를 설명하면서 그녀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성별이 중요한 문제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데이지는 시간당 200대가 넘는 아이폰을 분해할 수 있다. 당연히 크기가 다른 아이폰도 분해할 수 있다. 데이지 1대에는 작업원 1명이 따라 붙게 되는데 모든 부품은 데이지가 알아서 자동 분류한다.
애플에 따르면 데이지는 일반 재활용 업체는 할 수 없는 수준까지 재활용 가능한 부품을 선별해낸다.
애플 측은 4월 19∼30일까지 회수한 아이폰을 분해해서 얻은 수익을 비영리단체 국제보호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에 기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 측은 기후 변화나 지속 가능한 자원 이용을 위한 솔루션 개발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애플 기브백(Apple GiveBack)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 보유 기기를 재활용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재활용은 의미만 있는 작업은 아닐 수 있다. 실제로 애플이 애플스토어를 통한 회수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 제품을 모아서 분해해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무려 1톤에 달하는 금을 회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물론 실제로는 이 정도가 아니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애플이 발표한 환경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회수 제품은 4만 톤이며 이 가운데 2만 8,000톤이 재활용 가능한 자원이었다고 한다.
회수 제품을 분해해 금은 1톤을 회수했는데 금은 은보다 부식하기 어렵고 구리는 중요한 계산 처리를 할 때 전자 이동 속도가 느려질 수 있어 회로기판에는 금을 자주 쓰게 된다. 스마트폰 1대에는 평균 30mg 가량 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애플워치의 경우에는 19금 55g이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금 외에도 애플은 철 1만 2,750톤, 플라스틱 6,090톤, 유리 5,420톤, 알루미늄 2,050톤, 구리 1,340톤, 코발트 86톤, 아연 59만 톤, 납 20톤, 니켈 19톤, 은 3톤, 주석 2톤 등 4,000만 달러어치 자원을 회수했다고 한다.
재활용이나 신재생 에너지 활용에 대한 기업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애플을 예로 들면 데이터센터는 100% 청정 에너지를 이용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리건주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의 경우 수력 발전을 한다. 관개수로를 통해 흐르는 물을 빌려 시간당 1,200만kW를 만들어내는 것.
그 뿐 아니다. 애플 신사옥의 경우 95%가 기존 건물 소재를 재활용한 것이라고 한다. 제품의 경우에도 패키지에 들어가는 종이 중 68%는 재활용 용지다. 애플이 과거 설명한 바에 따르면 사용하는 종이량도 해마다 줄이고 있다. 아이폰6 포장에 사용한 종이는 초대 아이폰 포장보다 34%나 줄어든 것이라고 한다. 맥프로나 아이패드 에어 등 제품에 들어간 플라스틱 역시 30%는 예전 제품을 재활용한 것이다. 재활용 분리 로봇 역시 이런 맥락에서 보면 등장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