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가는 경기회복세. 그럼에도 美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리는 이유와 그 한계.(feat. LAZY CYCLE)

in #kr7 years ago (edited)

세계 경기회복세가 꺼졌다는데도, 미국은 금리를 꾸준히 상향하는게 컨센서스입니다. 주요국의 현재 경기상황을 경기사이클 이론에 비추어 이해해보고, 연준은 금리를 왜 계속 올리는지, 얼마나 올릴지 살펴본 뒤, 한계점 생각해볼께요.

<현 경기상황을 정리하는 사견일 뿐, 투자판단의 근거는 될 수 없습니다.>


미국 경기는 아직은 둔화되지 않았습니다.



4단계 경기사이클: EARLY(회복)-MID(상승)-LATE(둔화)-RECESSION(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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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Fidelity>

Fidelity의 추정에 의하면, 한국은 이미 LATE(둔화) 중간단계에 진입했으나,

미국은 막 LATE단계에 진입하려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논란이 있으나, 더블 캐피탈의 신 채권왕 "군드라흐"도 최근 인정했습니다.
EU주요국은 아직 MID(상승)단계 후반부이며, 일본은 아직 EARLY(회복)단계입니다.

이렇듯 국가별 경기 온도차가 크며, 특히 한국은 경기둔화기에 빨리 진입한데다 저성장기조 등과 맞물리면서 금리를 거의 못 올리고 있기도 합니다.

국내 상황만 보면 경기회복세가 이미 꺼져가고 있다는 게 맞지만, 미국은 이제 꺼지려고 한다는 차이가 있으며, 미국은 경기상승기에 금리를 많이 올렸고, 둔화기에 진입하는 시점이라 조금 더 천천히 올리는 모습입니다.


참고: LATE(둔화) CYCLE의 일반적/핵심적 특징



경기둔화기에 진입하게 되면, 일반적으로는 다음 특징을 가집니다.

  • Growth moderating : 성장세 둔화
  • Credit tightens : 대출/투자 심사 강화
  • Earnings under pressure : 수익 확대 어려움
  • Policy contractionary : 정책 완화
  • Invetories grow, sales growth falls : 재고 확대, 매출 성장률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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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입장에서 핵심적 특징은 주식 수익률은 낮아지고, 원자재 수익률이 상승하는 것입니다.

위 Fidelity의 1950~2010년까지 60년 평균치 차트에서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요인 등도 작용하고 있으나 최근 유가/금값 상승 등이 이를 지지하는 모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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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미 재무부>

그렇게 주식도, 채권도 사기만 하면 돈을 벌던 즐거운 시대는
먼저 채권부터 부진해지고, 근래 주식이 주춤하고, 최근 유가가 상승하면서 일단락되었습니다.


미국 경기의 재미있는 신조어: LAZY(게으른) CYCLE?



이번 미국 경기상승세는 꾸준히 완만하게 상승하는 모습으로, 과거와 달랐습니다. 어쩌면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양상이라고도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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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 (BEA)>

최근 경기상승은 35개월 장기상승세로 역대 2번째로 긴 기간입니다.
(2001년 IT버블사태 전, 40개월 지속되며 역대 최대)

단, 누적상승률은 약 21%로, 2001년 42%등에 비해 부진하며 역대 최저에 가깝습니다.

이로 인해 LAZY CYCLE (=게으른 경기상승단계)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습니다.

리만 사태의 충격이 워낙 컸고, EU/일본 등의 회복세가 약했기에 미국 홀로 과거의 고성장세를 보일수는 없었을 겁니다. 완만하게, 서서히 꾸준히 즉 게으르게 성장한 것이죠.

이는 이번 미국 성장세의 큰 특징인데, 美연준 입장에서는 성공한 모양새이지요.

엄청나게 돈을 풀었던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고, 금리를 서서히 올리면서도(Baby step) 경기를 꺼뜨리지 않고, 경기과열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니까요. 제닛 옐런 前의장에 대한 평가도 비슷한 것 같구요.

최근 아르헨티나가 IMF구제금융을 신청하긴 했으나,
美연준은 물가/영적완화축소 부담 속에 완만한 경기상승에 일조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연준 기조 전환: 재정확대 부작용도 막는 방향으로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주식이 급등합니다.
(다우기준 트럼프 당선 전 18,000 > 당선 후 최고 26,600 > 現 25,300 수준)

법인세율 파격인하로 인한 기업의 주당순이익 급증 기대를 선반영함으로써 폭등한 S&P 500 지수로 인해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부동산 기대수익률 역시 같은 맥락인 상황입니다.

LAZY CYCLE로 게으르고 완만하게 성장해왔기에 자산버블까지는 아니고,
지난 주식 급등의 명분도 충분하지만, 향후 재정지출 확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서 일정부분 자산과열 우려가 상존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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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미 국회예산처>

재정지출이 현 추세라면, 5년 후 국방비보다 정부이자가 더 많아진다합니다. 국방비 천조국 지위에 걸맞지 않네요^^

이렇게 되자, 연준의 역할이 달라집니다.

금융위기 이후 적절한 경기상승에 기여하며 적당히 물가만 잡던 과거의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양적완화의 부작용을 조절하면서 물가도 잡던 약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해오다가,

양적완화의 부작용과 재정정책의 확대에 따른 부작용(자산버블 등)을 모두 상쇄해내는 즉,
금융안정까지 이뤄야 하는 꽤 긴축적 통화정책이 된 것
이죠.


연준은 행정부와 시너지를 내야 : 의장을 파월로 교체



기존의 옐런 의장도 잘해왔으나, 행정부와의 시너지를 위해 이례적으로 파월로 교체했습니다. 그는 부시 대통령 시절 재무부 차관 경험이 있고, 경제학자가 아닌 정치학 전공자이기도 해서 행정부의 눈치를 잘 볼 것으로 평가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비둘기파"나 "매파"가 아닌 "올빼미파"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옐런 의장이 힐러리에게 유리하게 하려고 일부러 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다"는 등 강한 발언을 한 적도 있습니다. 당선 후 의장 교체를 암시했었죠.


복잡한 연준의 속내



미 연준은 신흥국들이 견딜 수 있는 정도로 양적완화 축소 정책을 지속하면서도,
미 내부의 재정확대 정책의 부작용인 자산버블 가능성도 줄여야 하는 이중부담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경기가 둔화단계에 들어섰다고 해서 꼭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둔화단계도 사이클상 성장세이긴 한데다, 재정지출로 인한 부작용 우려도 없애야 하거든요.

결국 금리를 당분간은 계속 서서히 올리게 됩니다.

가능하면, 경기가 둔화단계에서 하강단계로 진입하기 전에,
법인세율 인하가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2019~20년 전에 어느정도 금리를 올려서 선제적으로 재정부담에 대비하고 경기도 덜 꺼뜨리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한계: 장기금리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



1.75%인 미 기준금리는 올해 3~4회, 내년 2회 정도 올려 3%대에 도달하는 것이 컨센서스인데요.
일부 선반영하여 美국채금리는 현재 2년물 2.50%, 10년물 2.95%까지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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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블룸버그>

기준금리가 2.5%가 될때 (기간프리미엄을 고려한) 적정금리는 약 3.12%, 3%가 되어도 약 3.36%, 이를 종합 고려시 적정금리 추정치는 현재 약 3.11%로 현재 2.95%대비 그리 높지 않습니다.

채권은 보유이자수익으로 자본손실을 일정부분 커버할 수 있으므로
장기투자기관에서는 대략적으로 3%전후면 분할 매수접근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물론 단기투자기관에서는 유가 상승이나 ECB의 긴축 등 변수에 따라
미 금리가 한번 정도 재차 급등세를 연출할 수도 있기 때문에
대체로 매수 대기 관점의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틀리지만) 일부 미 유명인사들이 (장기로는) 4%까지 상승가능하다는 언급은 있었습니다.

요컨대 미국은 경기둔화 단계로 들어가는 모양새에서 경기와 물가의 급상승보다는 기존 양적완화축소, 재정확대정책의 부작용 축소라는 이유로 금리를 올리는 모양새라 장기금리상승폭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숫자로는 현재 2.95%인 미 10년 국채금리가 높아져봐야 일시적으로 3.3~3.5%정도이고, 3%초반이 적정하다는 논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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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블룸버그>

금리상승에도 불구하고 S&P 500 은행지수가 주춤하는 모양새로 전환하였으며, 최근 1년 간 기준금리에 민감한 단기금리가 많이 오르고, 경기에 민감한 장기금리는 덜 올라 2/10년 국채금리 스프레드는 지속 축소되는 모양새라는 점이 이를 반증하네요.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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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이후 변화한 경제여건 하에서

심한 경기과열이 없는 「LAZY CYCLE」이라는 독특한 미국의 경기성장세,

기존 양적완화를 신흥국 등에 부담 덜가도록 축소해야하면서도,
전례없는 재정정책을 실시하는 행정부 기조 하에서 선제적으로 버블도 막고,
금리상승으로 인한 소비감소, 구축효과 등의 부작용도 줄여 경기를 꺼뜨리지 않도록 노력까지 해야하는 힘든 상황에서 미 연준이 어떻게 조치를 취하고 나아가는지는 재미있게 지켜볼 부분인 것 같습니다.^^

다소 극단적 주장이긴 합니다만, 트럼프 비판진영에서 늘 비꼬는 논리인

"트럼프는 역대 최고의 케인지언이며, 실업률이 실질적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에서 재정을 확대하는 경우는 전쟁 밖에 없었다. 부작용이 속출할 것"

이것이 과연 실현될지도 장기로는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이겠네요.

감사합니다.


채권 관련 과거 글

#1 국채선물의 개요, 운용전략 및 개인 입장에서의 활용 1/2
#2 국채선물의 개요, 운용전략 및 개인 입장에서의 활용 2/2
#3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개요, 투자방법, 분석프로세스(엑셀sheet 포함)
#4 독립공채, 그 서글픈 100년의 역사
#5 워렌 버핏도 돈을 빌렸던 채권왕, 그는 누구이고 투자철학은 어떠할까?
#6 맨해튼을 24달러에 판 인디언, 그들은 어리석었을까?
#7 美금리 3%시대, Fed's law를 통한 자산배분 점검법 1/2 : 미국 사례
#8 美금리 3%시대, Fed's law를 통한 자산배분 점검법 2/2 : 한국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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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으로 인한 소비감소, 구축효과 등의 부작용도 줄여 경기를 꺼뜨리지 않도록 노력까지 해야한다는 점,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지 흥미롭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크 야심한 시각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일요일 보내세요^^

왠지 잠들기 싫어서 스팀잇을 뒤적거리다 좋은 글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요새 투자글이 줄어드는 것 같아 뭐라도 좀 써보려 합니다^^

양적완화에 대한 부작용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문제도 완벽히 해결되지 않아 이것저것 골치거리만 늘어난 기분이네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편한 일요일 오후 보내세요^^

장기물금리의 상승룸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에 동의합니다. 좋은 분석입니다.

네 변수도 많고 정답은 없지만, 중기적 시각은 일단 그러하네요. 한국은 여건상 사실 2%넘기기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내용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편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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