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속의 (코인) 시총
<서태지와아이들-환상속의그대(REMIX), 들으시면서 보시면 좋습니다>
※ 단순 참고용도의 일시적 개인 의견일 뿐이며, 소제목들은 위 노래 가사를 조금 바꾸었습니다.
지금 (코인 시총은)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
① 일반기업의 시가총액 산출방식 : 유통주식수 기준
<자료: dart>
삼성전자 주식총수 등에 관한 최근 자료입니다.
발행예정주식총수는 200억개, 누적발행주식수는 약 78억개, 누적소각주식수는 약 14억개, 현재발행주식수는 약 64억개로 공시되고 있네요. 자기주식수 약 4억개를 제외하면, 실제 유통주식수는 약 59.7억개 쯤 되네요.
실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라 함은 이 유통주식수를 기준으로 산출되어 공개되고 있습니다. 3.9만원짜리 주식 약 59.7억개가 모이면 약 232.5조원의 시가총액을 만드는 셈입니다.
시가총액 산정방식은 지수산출에도 응용되고, 결국 그것은 펀드의 포트폴리오 편입제한 규정(가령 특정종목을 몇%이상 포함하지 않을 것 등)과도 연관되므로 매우 중요한 것인데 전통적으로 유통주식수 기준이 많이 사용되고 있고 시장에서도 잘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코인 시가총액은 어떻게 산출되고 있을까요?
② 코인의 시가총액 산출방식: 표면적으로 유사한, 실질에서 꽤 달라
<자료: coinmarketcap>
표면적인 산출방식은 비슷합니다.
유통주식수와 유사한 개념인 Circulating Supply(유통코인수)를 구한 뒤, 현재 평균시장가격을 곱해 해당 코인의 시가총액을 산출하고 있습니다.
가령 위 이미지에서 스팀의 시가총액 $70,742,810은 Circulating Supply 302,613,882개와 평균시장가격 $0.233772의 곱으로 계산되어 나온 것이지요.
언뜻 일반기업이나 코인이나 같은 산출 방식인 것 같지만, 그 실질은 매~우 다릅니다.
일반기업에 있어 최대 발행예정주식총수란 것은 대체로 상징적인 의미인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회사설립 초기에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니) 정관상으로 일단 형식적으로 엄청 높게 잡아놓고 보는 그런 숫자입니다. 하지만 향후에 이를 바꾸려면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는 중요한 공시사항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의 발행예정주식총수는 200억개인데 현재 유통주식수는 60억개가 조금 안되고, 자기주식을 포함해도 64억개 수준이죠. 꾸준히 이익으로 소각을 지속하고 있구요.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발행주식수를 오히려 늘려서 200억개를 찍을 수 있을까요?
극단적인 만약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슈퍼울트라급 투자금이 필요하거나, 향후 회사가 어려워지면 추가로 주식을 발행해야 할수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보통의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그럴 것으로 보고 투자하고 있지는 않으며, 만약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 해도 그 징후를 어느 정도 알 수 있거나 바로 공시될 겁니다.
물론 향후 유/무상증자 혹은 감자가 어느정도 예상되는 아주 벤처급 기업, 재무제표 부실기업 및 자본/이익잉여금 유보가 높은 기업 등의 경우에는 발표되는 시가총액에 이것이 잡혀 있지는 않지만, 투자자들은 향후 유무상증자나 감자로 인한 주식가치 변동가능성 등을 어느 정도 감안해서 평가를 하고 투자하게 되지요.
비트코인 등을 보면 (발행예정)최대코인수(=Max Supply)라는 것은 실제로 그렇게 계속 발행되도록(늘어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Max Supply라 하여 (발행예정)최대코인수가 2,100만개로 현재유통코인수 1,740여만개 대비 갭이 크지는 않기에, 단순히 시간이 흐름에 따른 코인당 가치의 희석 정도는 덜하다 할 수 있을 겁니다.
리플 등 추가로 발행량을 늘리지 않도록 설계된 코인의 경우에도 대부분 유통코인수와 발행코인수(=Total Supply)의 갭이 엄청 큽니다. 리플의 경우 유통코인수는 약 400억 개이고 이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산출하고 있으나, Total Supply로 표시되는 실제 발행코인수는 무려 약 1,000억 개이죠. 갭이 2.5배나 됩니다. 소각기능을 두었기는 하나 리플의 시총을 현재 표시되는 수준으로 봐주기에는 상당히 부담되는 갭입니다.
위 두 케이스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스팀, 이오스 등 대체로 인플레이션 제도 때문에 유통코인수가 계속 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스팀은 위 이미지에서 Total Supply으로 일컫는 발행코인수가 현재 약 3.2억개 수준이고, 유통코인수는 3억개 수준이므로 그 갭은 크지 않습니다만, 인플레이션 문제가 내재되어 있지요.
아주 단순하게 계산해봐도 10년 후면 스팀의 발행코인수는 약 6억개가 되는데, 실제 인플레이션율은 대체로 연 단위로 0.5%씩 떨어지지는 않기 때문에(매 25만 블록 생성시마다 0.01%씩 감소), 아마도 10년보다는 꽤나 빠른 시간 안에 6억개를 찍게 될 겁니다.
지금 스팀의 시총이 약 800억원이라 표시되는데, 현재 스팀가격이 그대로 유지만 되더라도 스팀이 6억개가 되면 그때의 시총은 약 1,600억원이 되는 셈이고, 만약 그 동안 스팀이 지금보다 2배가치로 발전하지 못한다면 시총은 그대로 800억이고 스팀가격만 1/2가치로 희석될수도 있겠지요. 이오스도 스팀과 유사한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코인의 경우 그 유형은 3가지 정도로 다르긴 해도, 일반상장기업과 유통주식수 기준 시총을 동일선상에서 봐주기 부담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환상 속엔 아직 (그런 코인들이) 있다
상대적으로 유명한 메이저 코인들의 예를 들어 현재의 코인시가총액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실질 시가총액은 훨씬 큰 경우가 많다는 점 때문에) 경계심을 가져야할 부분을 생각해봤습니다.
이 외에도 거래소 코인, 소위 잡코인이라 불리는 알트코인들의 시총을 바라볼때는 특히 일반기업과 다르다는 점을 많이 생각해야 합니다.
① 간단한 사례 : 데이 토큰
그 중에서 그나마 양반이라는 데이빗 거래소의 DAY토큰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사토시 기준 상장일 고가 대비 1/10, 원화 기준으로는 무려 1/20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입니다.
저는 이 토큰의 정찰병 보유분 2천개를 상장첫날 4,000~7,000사토시 사이(당시 원화환산 개당 300~500원 수준)에 다 정리하고 아직 추가투자는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정찰병 2천개라 해봐야 1백만원도 좀 안되는 액수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매도의 이유는 고평가 가능성과 내세운 명분과 실제 운영행태가 너무 달랐던 해당 거래소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아직도 거의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이도저도 아닌 컨셉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제 눈에는) 보이지만, 후자에 대해서는 당시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비판글을 올려주시기도 했었기에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일단 전자인 고평가 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지요.
데이토큰 최대발행예정코인수는 20억개입니다. 거래소 최대보유분이 그 중 최소 45%인 9억개입니다. 여튼 상장 첫날 최고 7000사토시 원화로는 약 500원을 찍었는데, 20억개 기준으로는 시총이 약 1조원짜리 코인인 셈이었습니다.
실제로는 더 적게 분배되지만 일단 이 거래소의 거래수수료 전액을 데이 홀더들에게 배분하는 설계이고 현재 개당 500원이라고 가정해볼께요. 그렇다면 거래소 자체 보유분 45%를 제외한 나머지 55%가 코인 홀더들이 지급받을 수 있는 가치가 되겠지요. 그렇다면 일반 홀더 입장에서는 데이토큰의 시총은 1조가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2.22조원인 것입니다.
순이익 모두를 돌려받는다고 해도 시총 2.22조원짜리 기업이 되려면 벤처라면 적어도 1년에 순이익 500억원(PER 44배 가정), 증권사라면 순이익 2,000억원(PER 11배 가정)은 꾸준히 내줘야 하는 레벨로 추정했기에 당시 업황을 고려했을 때 이것은 상당히 힘든 일로 보았습니다. 물론 언젠가 데이빗 거래소가 그 정도 단계에 올라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현재 데이토큰인 개당 원화 약 28원 정도까지 떨어졌습니다. 20억개를 곱하면 약 560억원 정도의 시총인 셈이지요. 이 정도면 1년에 순이익 13억~50억원 정도는 벌어야 되는 레벨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데이빗의 하루 거래 리워드가 1비트코인을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1BTC를 4백만원으로 봐도 연간 15억원이 안되고, 리워드 지급시에는 별도로 부가세도 차감됩니다)
지금의 시총도 향후 기대감을 꽤 가지고 있는 레벨이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거래소가 상장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내더라도 아직 그것은 데이토큰 홀더의 이익이 아닙니다. 데이토큰 홀더는 현재까지는 거래수수료의 일부에 대해 기여도를 고려하여 배분받고 있지요.(물론 아무리 많은 데이토큰을 보유해도 하루 최소한의 거래가 없으면 당일 배분은 없는 희안한 규정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가치투자는 커녕 매일 억지로 작은 거래라도 하도록 유도하는 규정인데요.)
따라서 데이토큰 시총은 순수하게 데이빗 거래소의 거래수수료 수익이 얼마나 될지, 엄밀하게는 그 중에 얼마나 홀더들에게 실제 배분되는지를 산출해 그 가치를 따져야 합니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상장 첫날 (실제) 시총 2.2조원 수준에 달했던 때는 상당히 고평가 요인이 보였고 일단 매도 후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던 것입니다. 데이를 채굴하는 유저수가 200명대로 축소된 상황이더군요.
② 환상 속의 코인 시총임을 감안한 보수적 접근 필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상장까지 발행된 코인수 즉 유통코인수를 가지고 시총을 계산해 일단 펌핑 가능성을 보고 거래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초기투자분, 사전채굴분 등이 얼마 안되서 현재 가격에 유통주식수를 곱하면 몇십억 몇백억에 불과하니 얼마든지 펌핑이 가능하다는 수급 논리일 것이고, 사실 돈 벌어주면 좋은 코인이며, 나만 안 걸리면 된다는 인식도 여전한 것 같습니다.
가령 데이토큰의 경우 최대코인수인 20억개 기준이 아니라 당시 약 1억 개만 유통되고 있다고 치면 실제 홀더들에게는 시총이 2.2조원이 아니라 1,100억원짜리 코인이라고 보고 접근하는 관점입니다. 돈벌면 장땡이긴 하지만, 리스크도 적지 않습니다.
데이토큰은 그래도 투자를 받고 시작한 곳이기에 단기간 먹튀 리스크 같은 것은 거의 없으므로, 사실 거래소 코인 중에서는 양반인 셈이고, 훨씬 위험한 코인들도 많습니다.
잠적한 사무실 사진들 보신 분들 계실 겁니다. 코인은 아니고 채굴사기이지만 최근 먹튀한 도지워커도 기억하실 겁니다.
메이저든, 마이너든, 거래소코인이든 아무리 멋진 컨셉을 들도 나온다 하더라도 이렇게 환상속의 (코인) 시총을 가지고 최소한의 신뢰가 없는 곳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 같습니다.
물론 일반상장기업과 코인생태계는 접근 방식이 아직 많이 다르기에, 동일선 상에 놓고 밸류에이션하기는 힘들 겁니다.
하지만 환상 속의 코인 시총임을 감안한 보수적인 접근은 필요해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편한 시간 보내세요.
@lostmine27님 곰돌이가 최대 두배로 보팅해드리고 가요~! 영차~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환상 속의 그대.. 같은 신기루 코인들이 워낙 많아서..
데이코인은 그나마 양반인가 봅니다.
네. 데이빗거래소가 그나마 투자를 받아 시작했고 운영진도 상대적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단기 디폴트 리스크 측면에서 양반이라는 것일 뿐, 데이 토큰 컨셉 자체는 많은 거래소 코인들의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고 운영도 처음 발표와 달리 1급수도 그렇다고 저잣거리 시장바닥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컨셉인 상황이라 (이오스댑들의 경우 거의 dex수준으로 다 상장시키려는 듯한 분위기.) 이곳의 거래소 코인 및 운영상의 장기 리스크는 만만치 않다고 보여지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대단한 분석과 글입니다~
문외한이라 다 이해할 수 없음이 안타깝군요~^^
(한줄요약)
일반기업의 시가총액과는 달리 현재 공표되는 코인시가총액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실질 시가총액은 훨씬 큰 경우가 많다는 점 때문에) 경계심을 가져야할 부분이 많습니다.
투자는 10년을 내다봐야 겠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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