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과 크립토커런시 : 사토시와 로저비어의 비트코인브랜드
브랜드과 크립토커런시를 주제로 하는 포스팅입니다. 지난 관련 글 목록입니다.
브랜딩과 크립토커런시 : 레드코인 로고가 이뻐서 샀어
브랜딩과 크립토커런시 : 해시태그와 비트코인, 심볼Ƀ
지난 글에서, 디지털 통화의 개념을 담고있는 새로운 비트코인의 심볼의 주장에 대해서 적었습니다. 글을 쓰고 나니 <그렇다면, 지금 쓰이고 있는 심볼은 누가 만든거지?>라는 케케묵은 질문이 떠오르더군요. 찾아봤습니다.
그림 1. 초기 비트코인 트렌젝션 창
좌측상단 제목표시줄을 보시면 <BC>라는 금붙이 아이콘이 떡하니 붙어있습니다. 아직 <B>로 할지 <BC>로 할지 제대로 된 축약어acronym을 못찾은 듯 합니다. 비트코인 심볼과 상관없이 올드스쿨(?) 인터페이스를 보는 재미가 사뭇 남다릅니다.
그림 2. 비트코인 포럼 내 New Icon/logo 쓰레드의 첫글
사토시가 설립한 비트코인 포럼 내의 관련 쓰레드입니다. 2010/2/24 에 올린 글이니,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의 기록입니다. 사토시가 새로운 심볼을 올려놓고 어떻게 더 괜찮냐고 물어보고 있습니다.
<귀엽다, 괜찮다>의 한두개 반응이 있고, 그 밑으로는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겪는 유저와 클라이언트의 피드백이 있습니다. <SVG파일 포맷은 없냐? / 다양한 포맷이 필요하다 /그래픽 디자이너에게는 영감을 주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등등.
어쩌면 사토시가 자취를 감춘것은 로고에 대한 비판 때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아주 잠시 했습니다. 천재의 자존심은 쉽게 상처 받는 법입니다. 사토시가 올린 이미지는 지금은 해당 서버에서 사라졌지만, 파일명으로 보아 아래의 이미지로 추측됩니다.
그림 3. 사토시가 올린 새로운 비트코인 아이콘
지난 글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전통적인 현물화폐의 시각적 언어인 세로 작대기 두개를 곁들였습니다. 반짝이는 금을 휘황찬란 하게 두른 것은 디지털 금이라는 지위를 얻기 위한 야심어린 포석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아니면 공대생의 블랙유머
사실 크게 대단한 아이디어라기 보다는, <B>축약, 관습적인 세로 작대기, 번쩍번쩍한 금, 이렇게 세가지 이야기가 단순하게 합쳐진 모습이기에, 매체에서는 쉽게 커스텀 되어 사용됐습니다. 그런 접근성이 지금 비트코인의 위상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도 짚어볼 일 입니다.
로저비어가 운영하고 있는 비트코인닷컴의 로고타입은 기존의 무분별하게 커스텀 되어 사용 되고 있는 비트코인의 그것과는 차별화를 꾀한 모습입니다. 물론 <비트코인닷컴>은 <비트코인>을 대표하지 않습니다만, 사실 여기에는 복잡한 계산이 있습니다.
그림 4,5. - 비트코인닷컴 브랜드가이드라인 문서
비트코인닷컴의 브랜드가이드라인을 보면 꽤 말쑥하게 자신들의 브랜드 에셋들을 진열해놓고 있습니다. 라운드 산세리프 폰트를 활용한 로고타입과 전용칼라, 규칙 등을 수록했습니다.
사람들이 브랜드에서 인지하는 것은 보다 분명한 질서와 규칙을 통한 <증명>입니다. 아무렇게나 커스텀되어 금빛으로 빙빙도는 GIF로 만들어진 비트코인심볼과 비교해봤을 때, 비트코인닷컴에서 보여지는 깔끔한 매무새는 대표성이라는 측면에서 우위에 있습니다.
하지만, 또 반대 급부에서 생각해보면, <원>이나 <달러>에 말끔하고 능숙한 비주얼표현이 필요 없듯이, 비트코인도 이미 그런 깔끔함은 필요없는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대표성 따위는 <비트코인닷컴>처럼 그 바닥에서 반장이 되고 싶어하는 친구한테나 어울리는 개념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은 이더리움을 다뤄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티밋을 통해서, 제가 잘 아는 분야인 브랜딩 전반과 브랜드 디자인을, 그리고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인 경제와 암호화폐를 서로 비롯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일종의 반반 전략이죠.
설득력이 있는거 같습니다. ㅋㅋ 로고때문에 삐져서...
네. 사실 엄청 열심히 했는데, '그냥 대충 해본거야...' 라는 느낌으로 올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