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 이야기] 그것은 썸.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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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to @dabok

교회누나 (a.k.a 첫인상)
썸이 되기까지
이렇게 이어지는 이야기 입니다.

원래는 다른 글을(금연교육) 포스팅하려고 했는데..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어....
왜 괜히 시작했단 생각이 드는건지... 기억력의 한계를 느끼며..
어제 어디까지 했더라...?
아.. 그 해 겨울에 대해 이야기 할 차례구나.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 해주듯...)

나의 미국에서의 삶은 너무나 즐거웠다. (비록 전화로 차이는 일을 경험하긴 했지만..)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 새는 줄 모른다고... 클 만큼 다 크고 나서 부모님의 방해(?) 없이 맘껏 친구들과 놀러다니는 자유를 맛 본 나로썬 정말 재미지게 놀았다. 그 재미진 삶에 어느 순간부터 그 애도 같이 있었다.

청년회 임원 임기가 끝나고 다음 해 임원들에게 임원직을 넘겨줄 때 쯤, 다니던 교회는 엄청난 갈등을 겪고 있었다. 태어나서 교회에서 좋은 모습만 보고, 교회는 늘 좋은 곳, 즐거운 곳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다 큰 어른들이 예배 시간에 서로가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언성을 높여 싸우고, 경찰까지(더군다나 미국 경찰은 많이 무서웠다.) 불러 서로를 내 쫓는 모습을 보면서 참 실망을 많이 했다. 그래도 그때는 나름 믿음이란게 있었는지 엄청 기도를 많이 했다. 자연스레 청년들끼리 자주 기도 모임을 가지게 되고 청년들 나름대로 방법을 모색하다보니, 그 애와는 더 자주 만나게 되고 기도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다. 자주 보게 되면 아무리 못생긴 얼굴이라도 블러(blur) 처리가 되는 듯(일명 콩깍지가 씌인다는...) 하다. 생긴 것 보다는 행동과 성품이 더 많이 보이게 되었다.
그러면서 전화 통화도 자주 하고, 문자도 자주 주고 받았다. 그때부터가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썸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교회의 분란은 나에게 썸을 가져다 줬다.

교회 문제로 상담아닌 상담을 그 애에게 받으면서(상담으로 대학원 공부를 하고 있었기에 더 신뢰가 갔다.) 그 애는 이미 그런 교회 문제들을 경험 해 본적이 있었고, 그때 자기가 어떻게 했었는지에 대해 말해줬다. 목소리가 크지 않고 차분한지라 듣고 있으면 나도 내 감정도 정리가 되고 차분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대화 중간 중간에 하는 그 애의 농담은 날 웃게 했다. 그때는 교회도 불안정하고, 내 앞 날도 불안정한 때라 안정감을 주는 그 애와의 대화가 너무 좋았다.
그냥 마냥 동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더 오빠같은, 듬직한 남자같은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한번 볼꺼 두번 보고, 두번 볼꺼 세번 봤다.

그 애의 집(동생과 둘이 같이 사는 집)에서 놀고 있었을 때였다. 그 애의 집은 청년들의 아지트였다. 몇날 며칠씩 그 집에 사는 애들도 있었고, 주말 만 되면 그 집엔 교회 청년들로 바글바글 했다. 그 날도 여느때와 같이 청년들과 그 집에서 놀고 있는데.. 주방에 서 있는 그 애의 뒷모습을 문득 보게 되었다.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주방에서 뒷모습을 볼 수 있다. )

다리가 기네? 저녀석 원래 저렇게 다리가 길었나?

혼자 중얼거렸다.

종종 그 애는 바지를 먹고 다녀서 놀린적이 있다.

너.. 엉덩이가 바질 먹었어!

라고 조용히 귓속말을 했더니...

누나.. 전 항상그래요..

라고 귓속말로 받아치던...
그 뒷태가 그 날따라 길어 보이고 날씬해 보이고 뭐.. 그랬다. 드디어 콩깍지가 본격적으로 씌이기 시작했나보다.

그래도 애써 그 애는 어리다 라는 생각을 계속 되뇌이며 그 애와 전화를 하면서..

요즘 맘에 드는 자매는 없냐? 말해봐~ 내가 연결 해줘 볼께...

라는 말을 하면서, 교회의 어린 동생들을 거론했었다. 하지만 쉽게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때쯤 교회 동생 하나가 그 애가 맘에 든다며 나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동생 이름을 대면서 어떻냐고? 참하지 않냐고? 계속 물어봐도 대답은 시큰둥했다. 난 어쩌면 내심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에 안도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계속 물어보면서 뭔가를 확인하고 싶었을지도...

그러면서 매일 틈틈히 전화와 문자를 주고 받았다.

결혼 전에는 달을 보면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달이 너무 이쁘니 좀 보라고 단체로 문자를 보내곤 하였다. 그러면 보낸 뒤 바로 답장이 오기도 하고, 늦었으면 늦었다 이야기 하며 그 애는 꼭 답장을 나한테 보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난 문자가 무제한으로 요금에 포함이 되어 있어 마음 껏 보냈었는데, 신랑은 받은 문자도, 보내는 문자도 하나 하나 돈을 내야 했었다. 그러나 내가 본인이 맘에 있어서 달을 보라고 문자를 보내는 줄 알고, 손을 부들부들 떨어가며 문자 확인을 하고 답장을 했었다고 한다. 단체 문자였는지는 꿈에도 모르고... 달로 자기를 꼬셨다나 뭐라나...

그렇게 썸은 점점 깊어져 갔다.

필력과 시간이 딸려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고의로 그러는 것 아닙니다. 내 이야길 쓰는데도 쉽지 않네요. 작가님들 완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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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질맛나는 이 밀땅 좀 보소.ㅋㅋㅋ
리자님! 다음편에선 진도 좀 팍팍 빼주세요. ㅎㅎ

ㅋㅋㅋ 전 자꾸 본의 아니게 밀당의 귀재가 되어가는 듯합니다??
글을 길게 쓰지 못하는 실력이라...
최대한 노력해보겠습니다.
근데 낼 부턴 주말이라 어찌될지.... ㅎㅎㅎㅎ

건당 20센트는 되었을텐데 썸 안 타는 사이였으면 친구 삭제되셨을 뻔 ㅎㅎ

너무 재밌어요. 30편 대하물 기대합니다 ㅎㅎ

네.. 전 영구히 지워질뻔 했어요.
후에 이야길 해주더라구요...
돈이 엄청 많이 나왔다고... ㅋㅋㅋㅋ

꼬시는줄알았는데 이여자저여자맘에드냐 물어보셨다니 ..남편분은 혼자 다양한생각을하셨겠어요ㅋㅋ

ㅋㅋㅋㅋ
뭐 이런여자가 다있나... 싶었겠죠.. ㅋㅋ
나도 모르게 밀당의 귀재가 되어버린.... ㅋㅋ

ㅋㅋㅋ다리길이에서 블러가 되기 시작하셨군요!!ㅋㅋㅋ leeja님은 그럴 맘이 없으셨는데 남편분은 맘이 있다고 이미 확신을 하셨네요!!ㅋㅋㅋ

네... 키가 크진 않은데... 다린 길더라구요...
지금 보니 팔이 더 긴것 같은..... ㅋㅋㅋㅋㅋ

ㅋㅋㅋ팔 다리가 다 길쭉하시구나! 전 다 짧아서 부럽네요...<..>

저도 사지가 짧습니다. ㅋㅋㅋ
그래서 그 긴다리가 좋아보였나봐요.. ㅋㅋ

앗! ㅋㅋㅋ역시 없는걸 찾게 되는 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넘재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장님 만족하십니까?? ㅋㅋㅋ

맘에 드는 자매 있냐고 계속 확인하시는 단계부터 이미 '관리'들어가신거 아닌가요? 위해주는 척 주변을 깔끔히 정리하는, 일석이조... ㅋㅋㅋ

그런데 금연교육은?? 혹시 저와 조선생님을 위한건 아니겠죠? 참고로 전 아직 잘 버티고 있습니다. 목 캔디를 넘 빨아서 온 입안이 달달하네요. ㅋㅋ

맞습니다 맞고요.
두분과 암암리에 금연을 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ㅋㅋㅋㅋㅋㅋㅋ

그죠.. 라이벌들을 배제하는 작업을 저도 모르게 무의식중에서 했는건지도 모릅니다..

뭔가 훔쳐보는듯한 이 설레이는 연애소설이 내일 이시간에..라니..
나 너무 기대되는데 어쩌지요^^?

ㅋㅋㅋ
아침드라마 보듯이... 짧게 짧게 짧게...

작가의 길은 험난하죠.
기억을 쥐어짜다가 햇갈리면 창조라도 해놔야합니다.ㅎ
풀봇!

네.. 전 작가 안하길 잘했습니다.
머리 다 빠질뻔... ㅎㅎ
앗싸~ 풀봇~ ^^

아...모니터 너머 창문에 가느런 빗방울이....!

글이 재미나게 읽히네요~+_+ 능력자십니다.. 저도 재미나게 쓰고 싶네요 ㅠ

재미나게 읽어주셔서 그렇죠~ ^^
감사합니다.

글이 재미가 있어 재미나게 읽었다고 한 것이어요~ (장금이 버전/ feat.추억팔이) ㅎㅎ

괄호가 없었으면 모를뻔 했네요. ㅋㅋㅋ
괄호 덕분에 음성 지원되서 댓글 읽었습니다. ㅎㅎ

ㅋㅋㅋㅋ 요즘 딥러닝이 화두인데 잘됐네요 ㅎㅎ

ㅋㅋㅋㅋ 손을 부들부들 떨어가면서 문자를 확인을 하고 답장을 했다,ㅎㅎㅎ 엄청 순진하셨던 모양이네요.

참 순진했었는데....
어려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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