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블린이라 블록체인 생태계를 깊게 이해하진 못합니다.
다만, 인센티브 기반으로 설계된 사용자 행동만으로 과연 에코 시스템이 만들어질까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인센티브 시스템과 생태계

퍼블릭 블록체인은 사용자의 기여에 따라 보상하겠다가 기본 작동 원리입니다.
스팀잇에서는 글쓰기, 큐레이션 등이 사용자의 기여에 해당하고, 보상으로 스팀이 제공되는 거죠.

1. 초기 기여한 사용자에게 더 많은 보상을 약속한다.
2. 사용자는 보상을 위해 행동(기여)한다.
3. 보상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 큰 보상을 위해 사용자는 노력한다(생태계가 망가지면 갖고 있는 보상의 가치가 떨어지니까)
4. 생태계가 점점 건강해짐에 따라 더 많은 사용자가 유입되고, 수요가 늘어남에 다라 갖고 있는 보상의 가치가 올라간다.

엄청 후려쳐서 요약했을 때, 이런식의 선순환이 블록체인이 작동하는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전 2번이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많은 단계라고 생각하는데, 스팀잇만 봐도 어뷰징이 발생하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여라는 걸 협력과 배신으로 구분해 보면, 사용자에겐 배신의 동기가 있습니다.
배신(어뷰징에 해당하는)하게 되면 쉽게 보상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배신이 점점 많아지면 생태계 전반이 무너지면서 가치가 떨어지지만,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선 배신이 언제나 유리해 보입니다.

공유지의 비극

블록체인 생태계 역시 공유지의 비극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태계 안에 자원(보상)은 배제성은 없지만, 채굴량이 한정되어 있으니 경합성이 생깁니다.
그러니 나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블록체인 서비스의 회사들은 어뷰징으로 인한 생태계의 전체 신뢰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여러 방법들을 사용할 겁니다.

공유지의 비극, 오스트롬

오스트롬은 많은 경우 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상호 감시와 상호 제재를 통해 공유자원 관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스팀잇의 다운보팅 역시 비슷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시에도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던가(카파라치 같이), 감시에 비용을 부담하게 한다던가(신고하는 너가 돈을 내야하는 만큼, 진짜 진짜 못된 애들만 신고하렴), 감시에 비용이 들지만 다시 돌려준다던가(함부로 신고하면 안 되니까, 일단 돈 내고 신고하지만, 신고 내용이 옳다면 돌려줄게. 아니면 보상도 줄게) 여러 방식으로 감시 행동을 강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국내 프로젝트의 백서를 봤습니다.
인센티브 기반으로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 해놨고, 토큰 이코노미가 지향하는 행동(specific target behavior)도 너무 공감이 갔습니다.
하지만 어뷰징과 관련해서 더 고민이 있지 않으면, 해당 팀이 생각하는 생태계가 잘 동작할까 하는 의문이 있더라고요.

어려운 토큰 이코노미

게임이론은 이 세상을 잘 설명하는 툴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설계할 경우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으리라고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현실세계가 너무나도 복잡해서 인지, 제가 부족해서 인지 아직도 너무 어렵기만 합니다 ㅠ_ㅠ
좀 더 공부해서 다음엔 더 자세히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