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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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다들 동의하고 있는 말입니다. 미치는 것이 사회적으로 권장할 만한 일이기도 한 것임을 알린 책도 있었어요.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천재들은 미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천재로 살아가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제도가 천재들을 죽이는 것이지요. 아래는 그 이야기입니다.

"......이 정신분열증에 관해서 가장 재미있는 발언을 한 사람은 존 내시라는 수학자일 겁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더 잘 알려졌죠.”
“영화 제목이 존 내시의 정신분열증은 아름답다는 의미로 읽히는군요.”

“그런 셈이죠. 그는 매우 오랫동안 정신분열증으로 고생했어요. 아마 30년 가까이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회복하고 그리 오래지 않아 노벨상을 받습니다. 그는 정신병 발작 도중에 제정신을 찾는 순간들이 결코 반갑지 않았다고 했어요. 제정신은 자신과 우주와의 관계를 제대로 느끼는 데 방해가 되었다는 겁니다. 우리가 합리적이라고 믿는 생각을 벗어나지 않고는 뛰어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말 그대로 미치지 않고는 미칠 수 없다는 겁니다.”

“결국 무슨 일에든 미쳐야 미치는군요. 특히나 창의적인 일이라면 더욱더.”

“그래요. 그렇지만 이건 꼭 짚고 넘어갑시다. 예술 분야에서 대가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 분명 보통의 노력으로는 어려울 겁니다. 그런 경지에 이르려면 의식적인 노력이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미쳐야 가능할 테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16세기 피렌체에서 천재들이 폭발적으로 많이 등장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환경이 나쁘면 수많은 천재들이 현실의 억압에 굴복하고 만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그런 면에서 지금 한국의 현실은 많은 천재들을 죽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말콤 클로드웰이 말한 1만 시간의 법칙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일이 아니에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일에 1만 시간을 집중할 수 있도록 사회가 배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어요. 그것이 그 사회에게 훨씬 더 이익이기도 하니까요.”

“선생님, 그러면 사회 제도를 먼저 바꾸어야 하나요? 어렵고 험하더라도 제 갈 길을 가는 것이 먼저일까요?”

“그 두 가지가 상호작용을 일으키도록 해야 하겠지요. 누군가가 미쳐서 이룬 것이 이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줘야 합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그런 일이 현실에서 더 많이 생겨나게 하려면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겠지요. 미쳐서 무엇인가를 이룬 바로 그 사람이 제도를 바꾸는 데 앞장서면 더욱더 효과적일 테고요.”

“그렇군요. 미쳐야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사회 제도를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 한다는 말씀이죠? 저도 그냥 미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생각이네요. 그런데 너무 미치려고 할 필요는 없어요. (웃음) 미칠 사람은 미치게 되어 있거든요. 미치지 않는다면 내가 미칠 사람이 아닌가 보다,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는 게 좋아요. 그런 생각을 지지하는 재미있는 통계가 있어요.

미친 사람은(정신분열증을 겪는 사람은) 지역이나 인종과 상관없이 100명당 한 명 꼴로 나타난다고 해요. 생각보다 무척이나 많죠? 이 특이한 현상은 오래 전 현생인류가 생겨났을 때부터 그랬다고 해요. 그리고 그대로 유지되어 왔어요. 참 신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정신분열증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손을 남길 확률이 매우 낮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정신분열증은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요소라고 봐야 하는지도 모르지요. 그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연구한 결과 가운데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요.

정신분열증은 인간에게 유익한 돌연변이가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집중되어 감당할 수 없을 때 생겨난다는 거예요. 좋은 유전자의 과잉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나치게 집중되어 폭발해버린 사람은 실패한 천재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결국 폭발하지 않을 만큼만 좋은 유전자가 집중되어 가벼운 정신분열증을 가진 사람이 천재가 된다는 말씀이군요.”
“생물학적으로 그렇다고 해요.”

“결국 선생님 말씀은 이렇군요. 우리들 가운데 수많은 천재가 있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환경을 만나면 천재가 된다. 그러나 모험심이 약한 기질의 천재들은 현실의 억압에 굴복할 수 있다.

그러니 사회의 책임은 그런 천재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데 있고, 개인적으로는 두려움 없이 모험을 즐김으로써 자신의 천재성을 드러낼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이 결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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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나 동감합니다. 한 사회에서 개인에게 무언으로 강요함으로서 그 개인의 가치나 한계가 정해지는 부분이 있는것 같아요. (천재가 아니라서 그런지) 좋은 유전자가 집중되어 가벼운 정신 분열증을 가진 사람이 천재가 된다는 생물학적인 분석이 그리 와닿지는 않지만요.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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