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it story] 권력을 가진 자들의 무책임과 부재를 채우는 이름 하나
엊그제 이 스티밋 공간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실 내용일 겁니다. @thinky님의 계정이 해킹을 당했고, 해커는 씽키님의 아이디로 스팸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 스팸 댓글로 인해, 스팸 잡는 걸 주 업으로 하는지 어떤지 모를 @spaminator 라는 고래의 계정에 의해 씽키님의 명성은 한순간에 마이너스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정황 설명은 @kimthewriter님의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포스팅에 나와 있습니다.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은 종종 있어왔습니다. 기민한 이웃들은 해킹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것과 재발 방지를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이번 문제의 해결 방안도 서로 공유하며 이웃의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누군가는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전 조금 다른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엊그제 스티밋의 분위기는, “엊그제, 천둥 번개가 치고 창문은 덜컹거렸죠.” 라고 시작해도 될 법했습니다. 접속이 잘 되지 않고, 댓글을 달아도 로딩 시간이 한참 걸리고, 보팅을 해도 보팅바가 뱅글뱅글 돌기만 할 때 느낀 감정은, 꼭 자연재해 앞에서 느낄 법한 무력함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저도 몇 번씩 시도하며 이웃들의 댓글에 답을 하기 위해 ‘받은 댓글’들을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씽키님의 댓글이 보였습니다. 뭔가 이상했죠. 글씨가 회색이었고 댓글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전 그게, 천둥 번개가 치는 그 분위기 속에서 시스템의 착오 내지는, 이상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이웃들의 포스팅을 방문하다가 @kimthewriter님의 댓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씽키님이 해킹을 당한 것 같으니, 알려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제야, 전 단순한 문제가 아니란 걸 깨달았습니다. 그 후로 전개된 양상은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는 대로입니다.
전 그 과정에서 여러 이웃들을 보면서 참 뭉클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내 일처럼 나서서 불행을 당한 이웃이 최악의 상황에 빠지는 것만은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그걸 본 많은 이웃들은 보팅과 댓글로 씽키님을 위로하고 속히 문제가 해결되기를 두 손 모아 빌었습니다. ‘권력을 가진 자’가 함부로 휘두른 칼에 상처 입은 이웃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어떤 권력자도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 무책임과 부재의 빈자리를 채우는 이름 하나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웃’입니다.
일이 벌어진 후, 황망한 이웃의 심정을 누가 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이곳에서 쌓아온 노력과 명성이 하루아침에 마이너스가 되는 그 기분 말입니다. 권력자가 나타나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주진 않았지만, 내내 앞장서서 내 일처럼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했던 이웃들로 인해 불행을 당한 이웃은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막막한 마음이지만, 그래도 버티고 나가야겠다는 위안의 에너지를 바로 ‘이웃’들로부터 얻었을 것 같습니다.
스티밋은 작은 세계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이곳에서 벌어지는 불행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불행들이 일어나지요. 현실에서도 권력으로부터 상처받고, 권력이 문제의 해결을 미루는 사이 상처가 곪아터진 사람들이 기댈 곳은 가족과 이웃들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도 기댈 수 없는 사람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곤 합니다.
누군가는 세월호의 아픔을 나의 일처럼 끌어안고 팽목항으로 달려갔고, 누군가는 용산 참사를 당한 억울함과 슬픔을 내 것으로 삼고 책임 있는 자들의 처벌을 촉구하며 피켓을 들었습니다. 또 어떤 이들은 나라가 당한 슬픔에 분노하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물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 뒤에서 팔짱을 낀 채 서 있는 이웃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늘, ‘큰 힘’이 해주지 못하는 일을 해왔던 ‘더 큰 힘’은 다른 사람의 아픔과 불행에 공감할 줄 아는 ‘작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람을 진짜 위로하고 힘을 줘 왔던 것은, 대낮 같은 큰 빛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여러 개의 작은 촛불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제가 엊그제부터 지금까지 해킹 사건의 전개 과정을 보면서 뭉클함을 느꼈던 것은 바로 그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이 작은 스티밋의 소동 속에서 활약하는 이웃들이, 저 바깥 더 큰 불행을 겪어온 사람들의 옆구리를 잡고 일으키던 ‘작은 촛불’들과 겹쳐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공간이 좋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고,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오히려 동분서주하며 이웃을 지키고자 하는 배려를 볼 수 있어서 말입니다. 그리고 바깥 거대한 많은 슬픔들에 팔짱 끼고 서 있었던 저였지만, 이곳에선 작은 힘이나마, 말이나마 보탤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마음만 있으면 그게 어렵지 않다는 것도 좋습니다.
어려운 일을 당한 씽키님의 문제가 속히 해결되기 바랍니다. 씽키님이 최악의 상황을 맞지 않도록 앞장서서 움직이신 @kimthewriter님과 @maanya님께 박수를 보냅니다.(그대들은 이곳에서 이미 고래보다 큰 사람들입니다.) 끝으로, 씽키님에게 보팅과 댓글로 힘과 위로를 주신 많은 이웃들에게도 입맞춤을 보냅니다.
@thinky님의 빠른 명성도 회복을 위해 블로그를 찾아가셔서 보팅 부탁드립니다.(이 글 말고요. 디클라인 걸줄 몰라서 못걸었습니다;;) 이왕이면 씽키님의 디클라인이 걸리지 않은 포스팅에 보팅해주세요. 이웃들의 위안이 필요한 때입니다.
쥐구멍 어디 있습니까.
일을 그렇게 하셔놓고, 그 정도 부끄러움도 감수하지 않았단 말입니까~~ㅎ
:D
지식! :D
이게 바로 KR 커뮤니티의 따뜻함이자 순기능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ㅎㅎ
해킹 피해 당하시는 분들이 더 이상 없기를..ㅠㅠ
네 같은 마음으로 공감하는 분들 때문에 힘이 납니다.^^
피해 입으신 분들의 빠른 회복을 바랍니다! ㅎ
아직 초보라 제 글 달고 오셔서 댓글 남겨주신분들 찾아다니다보니 모르는게 많은대 여러이야기가 있군요~ 여러소식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 자주 뵙고 교류하길 바랍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행동하는 이웃들이 있어서 스팀잇이 든든합니다. 싱키님 일 잘 풀리셨으면 합니다!!!
네 우리는 이웃!! 든든합니다.ㅎㅎ
저도 안타까움만큼이나 무척 뭉클함을 느꼈어요. 스팀잇에서 참 여러 사람들에게 반합니다 :-)
네 그렇죠~~ㅎ 이곳도 작은 사회. 사람들의 생각과 움직임이 읽히는 것 같아요. 좋은 분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이기주의가 만연한 인터넷 공간에서 이렇게 따뜻한 글을 보다니 ,
스티밋에서 희망을 보고 갑니다^^
가입 6일차의 미약한 플랑크톤 뉴비지만 보팅 보태렵니다.
네 잘 적응하시면, 이웃의 따뜻함과 정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자주 뵈어요.^^ 감사합니다.
제게도 입맞춤을 날리신 건가요?ㅎㅎ
김작가님, 마아냐님! 감사합니다.
팅키님의 마음을 알기에 저도 감사인사를 드려요.
전 이번에 마스터키, 포스팅키가 있는 걸 첨 알았어요.
busy 접속할 때 마스터키 여러번 입력했는데 내일 당장 포스팅키 만들어야겠습니다.
입맞춤은 불특정 다수에게.. 잡는 분은 받은 걸로요.ㅋㅋ
이웃들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키가 많군요. 전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뭐든 함부로 입력하면 안된다는 것만 기억하려구요.ㅎ
상황을 잘 몰라서 궁금해 하던차에 글을 읽고 사태를 파악했어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감정을 이렇게 잘 나타내 주심에 감사의 마음이 들었고요. 스팀잇의 가치에 대한 그 어떤 웅변보다, 이 글에서 더 강한 힘을 느낍니다.
소울메이트님 글 읽을때면 '태양의 언어'라는 말이 떠올라요.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것은 결국 비바람이 아니라 따뜻하고 온화한 태양이었잖아요. 오늘의 이 잔잔한 글을 읽고, 저도 스팀잇에 어떤 보탬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어요. 감사합니다!
와 '태양의 언어' 정말 멋진 표현입니다^^ 제 글을 무지 좋게 봐주셨네요. 제 글이 진짜 그랬으면 좋겠네요. ㅎ
이웃이 짧은 시간에 불행한 일을 당했지만 그 와중에 이곳 이웃들의 저력을 볼 수 있었답니다.
어제 출석을 하지 못해 그런 일이 있은 줄 몰랐네요...그에 겹쳐 스팀잇도 접속이 오락가락했다니 정말 견뎌주고 앞장서주시고 도와주신 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네 안 계신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ㅎㅎ 남의 불행에 다들 자기 일처럼 뛰어주는 모습에 감동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