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기] 여행 출발, 인천 공항에서 시애틀 터코마 공항으로, 입국심사
*여행 기간 : 2017. 1. 8~ 2017. 1. 13
*학교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학교로부터 항공, 숙박을 지원받아 다녀왔습니다.
*따라서 본 포스팅에는 일반적인 여행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없을 수 있습니다.
*페이스 북에 여행기를 작성했다 블로그에 더 적합한 글이라 옮긴 것임.
<기묘한 미국 여행 이야기>
-부제 : 사고를 부르는 남자
엄밀히 말하면 여행은 아니고 학교에서 지원받은 프로그램으로 미국을 다녀왔다.
주 목적은 IT기업 및 스타트업을 방문하는 것인데 패키지로 가는 것이라 일정 중간에 관광이 조금 끼어 있었다.
자기 부담금 30만원으로 미국을 5박6일 다녀왔으니 분명 만족스럽지만 뭔가 이번 여행은 사고가 많았다.
한국이 나를 붙잡고 미국이 나를 밀어내는 느낌?
미국을 갈 때와 미국에 있을 때 온갖 사고가 일어났는데 한국으로 돌아오자 평화가 도래했다.
<여행 전 날>
이번 방학 때 여기저기 여행을 갈 계획이 있어서 액션캠을 샀다. 입문자니까 짭프로를 샀는데 정말 좋은 결정이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주에 받아 이런저런 풍경을 찍어보기도 하고, 미국에 가기 전부터 잘 사용하고 있었다.
캠을 살 때 괜히 물욕에 미쳐버려서 같이 파는 악세사리로 3way 셀카봉을 샀는데 미국에 출국하기 전 날 짐을 꾸리다 미리 사용을 해보자 싶어서 포장을 뜯었다.
그런데 까고 보니 연결하는 부분의 아귀가 맞지 않았다. 찾아보니 나는 짭프로를 샀는데 얘는 고프로 전용 셀카봉이다. 사장님(놈)은 이것을 왜 나한테 팔아치운 것인가.
실리콘 밸리에서 방문할 기업에 줄 선물이라고 연구원에게서 받아온것도 잘 챙겨넣고 장시간 비행을 위해 목 베개도 챙기고 아무튼 여행 전 날 저녁이 되어서야 챙기기 시작했지만 빼먹은 짐 없이 다 챙겼다.
<Day 1. 2017 01. 08>
인천 국제공항
모이기로 한 시간에 너무 딱 맞춰 공항에 도착하게 되서 포켓 와이파이를 빌리러 갈 시간이 부족할까 내심 쫄고 있었는데 시애틀에 눈이 와서 비행기가 1시간 연착하게 되었다.
시애틀에 도착하고보니 눈은 안오고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였다.
어쨌든 이정도면 안에 들어가서 면세점도 잠시 둘러볼 수 있을것 같은 느낌.
이때까지만해도 난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엄청난 인파에 치이다 겨우 발권한 후 수하물까지 부치고 친구들하고 버거킹을 가려는데
“….시애틀 ..... ...니다.."
시애틀 어쩌고 저쩌고 하는 방송이 나오길래 귀를 기울였더니 다시 한 번 방송으로
"....시애틀..... 김....욱 고객..... 수하...니다.."
어쩐지 내 이름을 부르는 느낌.
그 순간 핸드폰에서 '인천공항'이 뜨며 전화가 걸려왔다.
수하물에 문제가 있으니 다시 돌아오라는 직원의 전화가 걸려왔다.
급하게 다시 돌아가보니 직원이 수하물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며 검사실로 들어가보라고 했다.
쫄리는 마음으로 검사실에 들어가보니 직원이 배터리를 수하물에 부쳤냐고 물어봤다.
내가 가진 스마트폰 여분 배터리와 액션캠 배터리는 전부 기내에 들고 갈 가방에 넣어놨기 때문에 당당하게 캐리어를 열어제꼈다.
직원이 배터리가 있다고 지목한 곳은 연구원이 준 구글에 줄 선물이 들어있는 백이었다.
포장된 선물 안에 보조배터리가 있었다.
"요즘 이런 식으로 몰.래. 반입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호호 하며 웃으면서 얘기하기는 하는데 몰래에 특히 힘주어 얘기하시는게 안에 뼈가 있다.
아니 그것이 아니라 그것은 제가 챙긴 것이 아니온데,,,,
어쨌거나 나의 짐을 부쳐주실 분이시니 완벽한 을의 자세로 다소곳하게 눈물의 항변을 해야 했다.
< 인천 - 시애틀 >
대한항공
창가석이라 비행기 이륙하는 모습부터 이것저것 액션캠에 담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너무 사소한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기내는 확실히 밀폐된 공간인데 립밤이 사라졌다.
화장실 갔다온 후에도 사용한 적이 있고 그 이후로 움직인 적이 없는데 어디서 왜 사라진건지 모르겠다.
내리기 전에도 앞뒤자리까지 다 훑었는데도 결국 못찾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일종의 경고였다.
나는 그 때 바로 경각심을 가지고 모든 짐을 안전한 곳에 잘 넣어야 했다.
<시애틀 입국심사>
시애틀 터코마 공항
입국신고는 지루하고 길었다. 비행기를 나오자마자 엄청나게 긴 줄이 이어져있었는데 아래층으로 이어진단다.
그 앞에 있을때는 빨리 아래층으로 내려가고 싶었는데 아래층으로 내려오니까 그곳은 와이파이가 되지 않았다.
엄청난 입국신고 줄 속에서 아직은 친해지지 않은 애들과 얘기가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며 폐쇄공포증을 가진 사람의 심정을 이해해가고 있었다.
영어 울렁증 때문에 내 차례가 다가오면서 조금씩 긴장돼서 머릿속으로 어떤 대답을 내뱉을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심사하는 아저씨는 친절했다. 내가 헛소리를 지껄여도 친절하게 다시 물어봐 주었다.
아저씨는 왜 왔니? 라고 물은것 같았는데 난 아저씨의 말을 무시하고 머리속에서 만들고있던 예상 질문에 대한 답안를 뱉었다.
"아 저는 내일 샌프란시스코로 갈거구여. 거기서 목요일에 다시 한국으로 출국할거예요. ^^!"
확실히 아저씨가 원하던 답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 대답으로 친절한 아저씨는 내가 영어를 못하는 녀석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 같았다. 친절하게 "Why~?" 하고 물어보고 나서야 나는 아 여행왔다! 라고 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지문등록에서 아저씨는 바디랭귀지를 사용하기 시작해서 다른 문제 없이 입국심사를 마칠 수 있었다.
<액션캠>
여행을 가서 이런저런 영상을 찍어서 만들어보았는데 여기에는 영상을 올릴 수 없어서 본인이 유투브에 올린 링크로 대체하겠다.
(처음 만든 영상이라 만들고 뿌듯했지만 시간지나서보니 허접한 것은 감출 수 없다.)
아마 글을 읽다가 영상을 보고 온 사람은 없겠지만 영상을 본 사람은 어딘가 이상한 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짭프로긴해도 액션캠으로 찍었다고 하기에는 훌륭하지 않은 화질. 그리고 굳이 정사각형 프레임에 넣고자 화면을 잘라내기까지.
립밤의 경고를 무시한 댓가로 나는 짭프로를 이름 모를 양놈에게 바치게 되었다.
지루하게 2시간 가량을 기다려 입국신고를 하고 나와서 공항을 나가는 모습을 촬영하고자 액션캠을 찾는데
손. 없다.
옷 주머니. 없다.
가방 앞 주머니. 없다.
없다 없다 없다.
이때까지만 해도 살짝 불안했지만 가방 어딘가에 쑤셔 넣어져있을 것이다. 지금은 너무 귀찮으니 어쩔수없이 숙소 가서 찾아보도록 하자.
라고 생각하고 묻어뒀는데... 실제로 액션캠이 없어졌다.
예상 분실 경로는 1. 대한항공에 두고 내렸다. 2.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그 긴 줄을 오가다 양놈이 스리슬쩍했다. 인데 대한항공 유실물 센터를 들어가보니 아무것도 등록된 것이 없었다.
그렇다. 어떤 이름모를 양놈이 나의 것을 슬쩍한 것이다!!!! 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나는 굉장히 우울해졌다. 사실 내가 멍청하게 서있다가 어딘가 흘렸을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았던 것이 입국심사를 받는 줄 앞뒤로 같이 간 친구들이 서있어서 내가 떨어뜨렸으면 발견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실제로 다음날 빡빡한 비행기 출국 시간을 쪼개서 터코마 공항의 Lost & found 로 뛰어가서 짭프로 개봉하며 찍어둔 사진까지 보여주며 혹시나 카메라 온 것 없는지 물어봤는데 없다고 했다.
캠을 잃은 상실감에 첫날과 둘째날은 거의 아무 것도 찍지 않았다. (물론 날씨가 굉장히 나쁘기도 했지만)
나중에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이런저런 영상을 열심히 찍어서 거의 하루정도 동안 찍은 것들이 동영상의 대부분이 되었다.
다른거 다 떠나서 기껏가서 이쁘게 사진이랑 동영상 못찍은게 아쉽다. 심지어 공항 나오고 바로 잃어버려서 이제까지 찍은것들 옮기지도 못한게 아깝다.
<한인 게이트>
가이드 아저씨는 정말 교포 느낌 0에 수렴하는 옆집 아저씨 같았다. 마치 우리랑 같이 한국에서부터 비행기를 타고 와서 갑자기 옆에 짠 하고 나타난 느낌.
아저씨의 친한국적인 느낌은 느낌에만 머물지 않았다. 특히 입맛이 너무나도 한국적이었기 때문에 시애틀에 겨우 하루 머물면서도 시애틀에 존재하는 많은 한식당을 투어해볼 수 있었다.
우리의 추측에 의하면 그 아저씨는 시애틀을 주름잡는 한인 게이트임에 틀림없다.
시애틀 시간으로 오후 2시? 3시쯤되서 도착해서 늦은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다.
식당에 도착했을 때 난 다시 한국에 도착한 줄 알았다.
왜.. 미국에 오자마자 먹는 것이 한식이어야 하는걸까
그렇게 미국 땅을 밟고 처음 먹은 것은 파전과 전골이 되었다.
또 하나, 난 이 분을 통해서 패키지 여행이란 이런것이구나 알게되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버스로 이동하면서 ‘자 지금 왼쪽 창으로 보이는 것은 블라블라….’, ‘여기서 15분 정도 잠시 멈춰서 …'
직접 돌아다니는 시간보다는 버스타고 덜컹덜컹 거리면서 움직이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고 미국지식 알기 투어 같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