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블리] #58. 신뢰,선의 그리고 평판: 블록체인 프로덕트와 블록체인 업계의 Key Successful Factor

in #kr6 years ago (edited)


블록체인 업계에 종사하며 가장 크게 느끼는 바


작년 말 블록체인 업계로 처음 입사하여 정말 빠른 속도로 시장의 많은 것을 접하고 많은 업계 관련자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좋았던 부분은 대부분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신념을 가지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보겠다는 열정과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실제 비즈니스를 하는 과정에서는 그런 ‘선의’가 지켜지기란 정말 어려운 것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초창기 산업으로서 거품이 끼어있기도 하고 ‘돈’과 너무 크게 연관되어 있는 상황이기에 초심과 다르게 조급함과 욕심이 앞서게 되기 때문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실제 기술발전 속도에 비해서 너무 빠르게 시장규모가 커지게 된 이유이기도 하죠.)
이 시장을 이끄는 구성원들이 선의,신뢰 그리고 평판을 지키지 못한다면 과연 기존 관련 서적과 각종 아티클들에서 이야기되는 블록체인 혁명이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많이 드는 시점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업계가 기대가 되고 발전가능성을 믿게 되는 점은 정말 수많은 다양한 background의 인재들이 모여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까 어떻게 올바른 방향으로 프로덕트를 만들어갈까 등을 고민하는 움직임들이 매우 산발적이고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짧지만 시장 속도를 고려해봤을때 짧지만은 않은 기간동안, 제 개인적인 시각에서 이 블록체인 업계의 기저에 깔려있는 무언가를 계속해서 느껴왔던 것 같습니다. 그 ‘무언가’는 평판, 신뢰, 선의(social impact와는 다른 개념으로)와 같은 키워드였습니다. 막연하고 부정적인 바이럴이 많지만 계속 기대를 걸게 되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크립토/블록체인 시장에서 과연 살아남는 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보면 제 관점에서는 그 키워드들로 결론이 나곤 했습니다.

요즘 한참 거론되고 있는 EOS 거버넌스에 대해 우선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EOS는 DPOS를 기반으로 하기에 BP(Block Producer)들이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여 블록체인을 유지하고 트랜젝션을 처리합니다. 이들은 EOS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주요한 그룹이며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권력이 집중되는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하여 ECAF(EOS Core Arbitration Forum)라는 사법부 역할을 하는 그룹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들도 EOS 거버넌스의 핵심적인 구성원들이며 선발 조건을 몇가지 보자면 ECAF에 알려진 사람, 중립성에 대한 덕목 필요 등이 있습니다.

ECAF 중재인 역할

  • 임시 ECAF 중재인 업무 (투표 임명 전까지)
  • EOS Public Mainnet 거버넌스 중요성 인지
  • 블록체인 관련 분쟁 중재 및 해결
  • 추후 보상에 대한 논의 진행

ECAF 선발조건 中

  • ECAF에 알려진 사람
  • 중립성에 대한 덕목 필요
  • 문서 작성 경험에 대한 증명 필요 (객관적이고 체계화 되었으며 추론적 스타일로 판단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최소 2페이지 이상의 글. 전문적 중재인의 경우 과거 판결에 대한 한장 이상의 판결문. 견습 중재인의 경우 대학 에세이나 논문, 양질의 저널리즘, 구조적이고 합리적인 개인 블로그 등을 포함)

DPOS의 BP(Block Producer)들이 합의된 것들 이상의 권력을 지니게 되어 결국 중앙화와 다를 것이 없게 되지 않도록 BP들을 합리적인 방안들로 견제하고 EOS 생태계를 위해 선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할수있게끔 장치들을 해놓은 것입니다. 일반 세상사도 마찬가지이지만, 블록체인의 운영, 즉 거버넌스를 담당하는 구성원들에게 권력이 집중된다거나 부패하게 된다면 블록체인 거버넌스는 곧바로 붕괴될 수 밖에 없기에 일반 사회보다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봤을 때 평판, 신뢰, 선의가 다른 어떠한 분야에 비교해봐도 블록체인 기술을 구성하는 메커니즘, 블록체인 업계 자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측면에서 바라본 신뢰(Trustworthy), 선의(Good will), 평판(Reputation)의 중요성


1. ICO

엄청나게 커진 시장규모, 자금조달 규모, 다양해진 적용분야 등의 양상을 보이는 한편 scam으로 판명나거나 실패로 분류된 ICO가 정말 많이 존재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더욱이 신뢰와 믿음이 중요한 이 시장에서, ICO의 프로젝트의 성공가능성(단지 자금조달성공의 의미나 아닌), 지속가능성을 판단할 때 팀원들의 background와 그 팀원들의 프로젝트에 대한 Good will을 중요한 요소로서 체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Scam일 것이냐 아닐 것이냐는 한끝차이인지라 끊임없이 신뢰를 쌓고 적극적으로 투자자 및 커뮤니티에 역량과 의지를 꾸준히 커뮤니케이션해내는 것이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후에 실제로 프로덕트 및 서비스를 개발, 실행해내는 과정도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나타내주어야 성공적인 ICO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ICO의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지난해 시도된 902개 ICO 가운데 142개는 자금 조달 단계에서, 276개는 자금 조달 이후 단계에서 자금 모금과 운용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113개 팀은 소셜미디어상 투자자와 소통을 중단했거나 성공 가능성이 작아 준실패로 분류됐다.

2. 꾸준한 연구/진리탐구

이 케블리 활동 목적도 그렇고, 블록체인/크립토 업계에서는 기술과 비즈니스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진리 탐구와 연구가 정말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주요 대학의 학회들부터 시작해서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들, 타 업계 전문가들 등 이 거대하고 새로운 메커니즘을 따라잡고 이 종잡을 수 없는 시장의 진가를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연구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런 연구와 진리탐구로부터 시작된 비즈니스가 추후에는 더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진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신뢰와 선의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이고 더 나아가 그 기반으로 이 시장에서 좋은 평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케블리 활동이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정보의 불균형을 어느정도 해소하고 제도권과 다양한 시각들이 모여 더 큰 관점으로 블록체인 산업을 바라볼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도록 키워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연구/탐구로 시작된 Good will이 어느순간 변질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는데, 이 업계에 정말 Good will이 끝까지 지켜질 수 있는 무언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업계 자체는 세상을 설득시켜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키지 못할 것이고 어느새 서서히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입니다.

3. 토큰 설계 시 평판시스템

블록체인 프로토콜로 온전히 돌아갈 수 있는 탈중앙화 시스템이 정말 가능한 것일까?라는 질문은 이 업계에서 일하면서 계속 궁금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미처 생각지 못한 인사이트를 얻고 싶어 개발자분들께 여쭤보기도 하고 여러 관련 종사자분들께 여쭤보기도 했는데,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물음표로 남겨져 있던 부분이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블록체인이 표방하는 탈중앙화 시스템이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메커니즘’이 중요합니다. 그 메커니즘을 만들어내기 위해 토큰이라는 인센티브를 주고 바람직한 행동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토큰 설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그 토큰 매커니즘에 거의 대부분 ‘평판시스템’이 깔려있습니다. 탈중앙화된 네트워크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올바른 행동을 유도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프로젝트의 생태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action을 취하는 좋은 평판을 가진 이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어 선순환을 일으키는 것이 대부분의 프로젝트 토큰 설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간단하게 BeeToken과 Augur 에서의 평판시스템을 살펴보겠습니다.

1)BeeToken

에어비앤비, 우버 등의 공유 경제 플랫폼들의 정보 집중화나 높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등장한 서비스가 BeeToken입니다. 서비스명은 BeeNest며 이 생태계에서 사용되는 토큰은 Bee Token 입니다. BeeNest 플랫폼은 크게 지불, 평판, 중재 이 3가지의 매커니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현재 20%정도의 수수료가 발생하는 반면 비토큰은 수수료가 0%입니다. 수수료가 0%인 대신에 지불이외의 나머지 평판시스템과 중재시스템 두 가지 영역에서 토큰을 지급받아 운영하려는 것입니다.

2) Augur

어거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예측시장 플랫폼이죠. 어거에서는 내부에서 사용하는 별도의 토큰이 있습니다. 이 토큰은 아예 이름자체도 평판(Reputation 이하 REP) 토큰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어거 플랫폼에 현실 세계의 결과를 보고하는 보고자들은 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결과에 REP을 스테이킹하여 보고에 참여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보고자들은 현실세계에서의 결과를 블록체인 상에 가져오게 됩니다. REP 홀더로서 정직하게 결과보고에 참여하는 것을 통해 REP 보유 비율에 비례하게 거래 수수료의 일부를 받을 수 있습니다. REP를 보유한 이가 어거의 생태계를 위해 올바르고 정직한 결과를 보고할수록 많은 보상을 받는 구조인 것입니다.

글을 마치며


위의 몇 가지의 이야기들의 결이 조금씩은 다르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이 공통적으로 도출해내는 인사이트는 ‘신뢰(Trustworthy)’ ‘선의(Good will)’,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구현되는 ‘평판(Reputation)’이 개별적인 프로젝트 메커니즘이 잘 돌아가기 위해서도 그리고 이 업계 내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도 특히나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입니다. 좋은게 좋은것이기 때문에 이런 키워드를 뽑은 것이 아닌, 실제 이 업계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들이라고 생각됩니다.(즉, 이상적일 수 있지만 블록체인 세상이 궁극적으로 표방하고 바라는 모양새는 결국 그런 요소들이 갖춰진 한차원 선진적인 구조인 것 같습니다.) 초기 산업으로서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블록체인 업계를 이루는 최소한의 주요 구성원들이 저러한 요소들에 특히 유념하며 비즈니스나 학술적인 연구를 이어가는 것이 정말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부터도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블록체인 생태계, 블록체인 업계에서 최대한 Good will을 장착하고 Trustworthy한 관계를 맺어나가며 좋은 Reputation을 쌓아가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혹시 이러한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실천해나가고 있는지 공유해주실 분들은 자유롭게 댓글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PS.

"OO가 다단계래요. " "OO는 스캠이라는 얘기가 있어요."
정말 업계 내에서 알음알음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리송한 부분에 있어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생각이 늘 들었습니다. 한번 잘못 쌓인 Reputation이 매우 큰 발목을 잡을 수 있지만, 그 Reputation을 뒤집을 수 있는 지속적인 Value-add를 업계에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다면 또 어떤 기회에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르는 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예로 EOS는 한때 스캠이 아니냐고 의심받았던 적이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끝까지 결국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과 노력들 덕분에 지금까지 충분히 각광받고 순항하고 있습니다. (물론 탈중앙화가 맞냐는 관점에서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요.) 실제 결과도 결과이지만 결국 그런 꾸준한 ‘방향성'과 '의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Reference

https://medium.com/eos-new-york/the-state-of-eos-governance-ecaf-regarbiter-401c073d622d
https://medium.com/eosys/ecaf-중재인-추천-및-지명-공고-1ca7d5835aad
https://cryptokiwi.kr/currency?id=rep&category=3&content_id=231
https://steemit.com/kr-coin/@bogarti/the-bee-token
https://www.nars.go.kr ICO의 현황과 과제- 국회입법조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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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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