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블리] #11. Alice- 세상을 바꾸는 자선 펀딩 플랫폼

kblock (58)in #kr • 7 years ago (edited)

Kblock 공식 리서치팀, 케블리

안녕하세요 케블리 입니다. 케블리는 '전세계의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함께 찾고 공부해 나눈다’는 KBlock의 목표에서 ‘나눈다’를 본격적으로 실천합니다.

#11. 사회를 바꾸는 블록체인(1) Alice – 자선 펀딩 플랫폼

블록체인이 바꿀 수 있는, 바꾸리라 기대되는 분야는 말 그대로 무궁무진합니다. 케블리에서 이때까지 다룬 것처럼 블록체인만이 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것들의 가치는 상상이상 이겠지요. 하지만 블록체인으로 ‘바뀌어야 할 것’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한 단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시켜 줄 것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기획하고 참여했는데요, 여기에서 배운 것은 아무리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한 일이라도 개인이 귀찮음을 무릅쓰고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incentive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게 당장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있거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분야는 아니기에 변화의 속도는 더딜 수 있지만 사회를 좀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진행되고 있는 작은 시도들을 다뤄보려 합니다.

앨리스 Alice

앨리스는 1)기부금이 쓰이는 기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2)모금을 시작한 그 목적을 달성하였을 때에만 기부 절차를 완료하게 하여, 일종의 Willingness to Donate를 높이는 Funding Platform 입니다.

일반적으로 기부가 이루어지는 구조를 보면 Donor가 사회적기업, 자선단체 등에 직접 기부를 하는 일회성 결제 이벤트로 종료됩니다. 간혹 개인 후원의 경우, 후원 대상의 사진이나 편지를 받아보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이 낸 기부금이 어떤 곳에 쓰이는 지, 정말 그곳에 쓰인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앨리스는 이를 이더리움 상의 스마트컨트랙으로 해결합니다. 개인은 프로젝트 단위에 따라 기부를 결정하게 되고 자선단체는 성과를 이루어내었-다고 Validator를 통해 확인받았-을 때에만 기부금을 100% 전달받는(conditional donation) 계약을 체결하는 것입니다. 앨리스는 여기에서 개인의 기부금을 일정 기간동안 동결하는 에스크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자선단체는 전체 목표 아래 중간 목표(Gradual goal)을 설정하여 각각의 목표를 달성할 때 마다 Validator의 인증을 거쳐 기부금을 전달받습니다. 예를들어, ‘A 지역의 노숙자 100명의 자립을 돕겠다’라는 목표가 있다면 ‘10명이 임시직업을 구했다’등이 중간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각 목표가 달성될 때마다 기부자는 자신의 기부금이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쓰였는 지 알람을 받게 되고 이는 추가적으로 기부하도록 만드는 동인이 됩니다.
Validator는 사람과 컴퓨터, 혹은 그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오염도를 감지하는 센서’ 등도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자선단체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경우 기부자는 기부한 돈을 돌려받게 되고, 이를 다른 프로젝트에 투자할 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자선단체는 따라서 ‘얼마만큼의 Social Impact를 만들어내었냐’를 수많은 다른 단체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되고 이러한 Reputation은 쌓여서 우수한 프로젝트가 플랫폼에 남게됩니다.

Impact Data

자선단체의 모든 자료(Impact data)는 Tokenise되어 투명성이 보장됩니다. 여기에서 데이터의 종류는 크게

1. Description blob: 프로젝트 전반에 관한 작동원리를 설명하는 텍스트, 이미지, 그래프 등을 포함하는 임의의 데이터 청크

2. Achievement of goals: 설정한 목표와 이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것, 달성한 내용에 관한 데이터

3. State of project indicators: 성취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

이며 무엇을 달성하고자하며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폭과 깊이가 어떠한지, 문제를 해결했을 때 누가 수혜를 받는지, 문제 해결에 위험요소가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내용으로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전에 합의된 기준에 관련된 자료와 이후에 실행 내용을 담은 자료는 자선단체에서 정기적인 리포트 형식으로 제공하게 되고 이 역시 이후 보상체계 내의 Incentive로 반영됩니다.

Impact Investment

맡은 문제를 해결하였을 때에만 보상을 받는다는 개념은 낯설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선단체가 문제 해결을 위해 프로젝트를 착수할 금액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여기에서 다소 생소한 Impact Investment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Impact Investment라는 것은 공익을 목적으로 하면서도 일정한 수준의 Financial Gain을 얻고자 하는(Double Bottom Line) 투자 개념입니다. 이러한 투자 규모는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전체 1조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 JP Morgan 보고서 Impact Investments)

이러한 Impact Investor들은 일종의 채권 형태로 Loan을 제공하고 설정된 비율만큼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지급받습니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이 돈이 자선단체에 working capital로서 지급됩니다. Impact Investor들은 자선단체가 social impact를 완성하기까지는 걸리는 수년 사이에 Secondary Investor에게 이 쿠폰을 팔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만약 자선단체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하는 경우의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앨리스는 우선적으로 개인 Donor의 기부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자선단체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실패할 경우 Donor에게 전액을 돌려주고 Investor가 리스크를 감수합니다. 대신 프로젝트가 성공했을 때 Investor는 기부금의 일부를 이자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런 구조가 모두의 win-win으로 이어지려면 우수한 자선단체, 우수한 프로젝트가 우선 많아지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현재까지는 완전한 Economic Incentive를 제공하는 모델이 아니라는 앨리스의 한계점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앨리스를 통해 기부할 이유

자선단체의 불투명성에 대한 문제는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낯선 이야기는 아닙니다. ‘설마 아니겠지’라고 생각할만한 곳들까지도 따뜻한 마음으로 기부한 사람들을 씁쓸하게 하는 뉴스는 잊을만하면 들려왔습니다. 그렇다보니 자선단체 선택 시 주요 고려 사항에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는 항목은 '기부 금액의 투명한 운영(54.2%)'이라고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기관의 인지도(10.4%)'도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출처: 한국보건사회연구회)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큽니다. 사람들은 자선단체가 기부 금액을 어떻게 사용하는 지, Impact의 결과가 어떠한 지 더 많은 정보가 공유된다면 지금보다 11% 이상의 금액을 추가 기부할 용의가 있다고 합니다. (영국 기준 년 1조원 규모/ 출처 : The Guardian)

이를 위해 앨리스는 개인 계정에서 쉽고 직관적으로 자신이 낸 돈이 어떤 Impact를 만들어내는데 쓰였는 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관련해서 앨리스는 현재 Cryptocurrency 형태의 기부가 아닌 영국 파운드로만 기부를 받고 있습니다. 시스템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중적인 유저들을 플랫폼으로 이끌어올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출처: alice.si 홈페이지)

자선단체가 앨리스라는 플랫폼을 이용할 이유

지금까지 설명 따르면 기부하는 입장(Donor-side)에서 매우 이상적인 서비스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자선단체의 입장에서 이러한 플랫폼을 사용할 Incentive가 있을까 의문이 들 것 같습니다. 이들이 앨리스 플랫폼을 사용할 만한 이유로는 크게 세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기존의 자선단체는 개별 단위의 프로젝트로 움직이지 않고, 본질적으로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Social Impact)의 양-일종의 Revenue-은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체가 사용한 전체 비용(Charity Overhead Cost)으로 평가받습니다. 따라서 ROI(Return on Investment)가 아니라 ‘얼마나 비용을 작게 썼는가’가 중요하게 되어서 정작 ‘얼마나 많은 사회적 영향을 만들어내었는가’가 덜 중요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능력있는 직원을 고용하고, 더 나은 프로젝트를 연구할 수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따라서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비용을 미리 설정해놓고 차후에 설정한 목표를 달성해 나가면서 결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앨리스는 오랫동안 이어져오던 자선단체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두번째는 앨리스를 통해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플랫폼 상의 모든 Impact Data는 물리적인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Impact Fact로서 Tokenise 되어 저장되기 때문에 Due Diligence를 비롯한 관리 비용이 절감됩니다. 또한 앨리스는 플랫폼 상의 다양한 사례들을 Best Practice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여 Shared Learning을 제공하기 때문에 간접적인 구조 개선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일반적으로 자선단체에서 관리비용은 전체의 5~15%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앨리스는 좋은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으면서 단체의 인지도 등의 이유로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자선단체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펀딩 플랫폼입니다. 일종의 P2P로 작용해서 규모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된다면 그 확장성은 더 커질 것을 기대됩니다.

앞으로의 앨리스와 기대

현재 앨리스는 영국 st.Mungo 노숙자의 자립을 돕기위한 첫번째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완료하고 곧 다음 6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실 첫번째 파일럿 프로젝트에서는 Impact Investor라는 개념을 도입하지 않은 상태여서 결과를 달성했을 때에만 기부금이 전달된다는 매케니즘을 잘 구현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전체 목표를 다 달성하지 못하고 마무리되었습니다. 지금은 영국의 대형 자선단체와 협력관계를 유지하여 기존 자선사업자의 지원받으며 투자자와 기부자, 양쪽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다음 프로젝트의 성공여부가 기대됩니다.

앨리스의 창업자인 Raphael Mazet은 얼마전 파리에서 이루어진 'Ethereum Community Conference'에 참가해서 향후 영국 파운드 이외에 다양한 형태의 Cryptocurrency를 이용한 기부 채널로 확장할 것을 밝혔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기부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willingness가 달라지고 다양한 CryptoAsset과 함께 Charity가 지금보다 훨씬 크게 자리잡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미래 사회의 모습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