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그레이엄(2) -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내재가치

in #kr7 years ago (edited)

지난번에 우리는 그레이엄이 어떻게 ‘투자’ 와 ‘투기’를 정의했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그레이엄이 매우 중요하게 여겼던 컨셉인 ‘내재가치(Intrinsic Value)’ 에 대해 논의해 봅시다.

사실 벤자민 그레이엄에 따르면 주식 투자는 엄청나게 간단합니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계산하고, 가격이 이보다 현저히 낮으면 그런 주식을 사면 됩니다. 그럼 언젠가 주식이 올라서 가치와 가격의 괴리가 사라지게 되겠죠! 그때쯤 우리는 주식을 팔고 기뻐하면 됩니다. 간단하죠?


문제는 이 ‘내재가치’ 라는 것을 어떻게 특정하느냐는 겁니다.

벤자민 그레이엄도 곧바로 인정합니다. 주식의 ‘내재가치’ 는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을! 그러나, 내재가치의 ‘레인지’ 는 어느 정도 계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A라는 주식의 내재가치가 1만원이다! 라고 확정할 방법은 없으나, 뭐 대충 6천원에서 1만 4,000원 사이 아닐까? 정도는 추정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저런 애매모호한 추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어! 하시겠지만, 사실 할 수 있는게 꽤 많이 있습니다.

가격이 내재가치 레인지보다도 하단보다도 현저히 떨어질 경우에 사고, 내재가치 레인지 상단보다 높아질 경우 팔면 됩니다.


A 주식의 경우 가격이 8천원이나 1만 1,000원이면 굳이 살 필요가 없습니다. 내재가치 레인지 안에서 맴돌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가격이 4천원으로 떨어진다? 그럼 아무리 보수적으로 내재가치를 잡아도 6천원인데 이 주식이 그거보다도 훨씬 낮은 가격에 팔리니까 ‘안전마진’ 이 있습니다. 그럼 사면 되는 거죠. 이 놈이 1만 8,000원으로 오르면? 아무리 내재가치를 좋게 봐줘도 1만 4,000원이니 이때는 슬슬 팔아도 됩니다. 실제로 저렇게만 되면 우리는 4,000원에 사서 1만 8,000원에 파는 거니까 4,5배를 벌겠죠!

1. 조상님 전략 1 : 내재가치 = 자기자본


그럼 도대체 이 ‘내재가치’ 를 어떻게 매길까요?

그레이엄은 ‘옛날 옛적 조상님(?) 들은 자기자본(book value) = 내재가치로 생각하셨다” 라고 합니다.


물론 ‘옛날” 은 그레이엄 기준에서 옛날 옛적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에게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보다 더 옛날, 즉 담배 피던 호랑이의 할아버지들이 살았던 20세기 초반, 19세기 말을 의미하겠죠.

<이 시절에 살았던 조상님들도 내재가치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저 호랑이랑 같이 고민했을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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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 전략 1: 그렇다면 조상님들의 말을 따르면, PBR가 1보다 낮으면, 즉 시가총액<자기자본일 경우 가격이 내재가치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자기자본이 시가총액의 67% 이하인 기업 20개를 사고, 50% 오르면 팔고, 아니면 1년 후에 다른 주식으로 교체하는 방법의 수익을 분석해 보죠! 필터는 딱 하나 넣습니다. 전년 수익이 0 이상인 것! 왜냐면 기업이 적자를 내면 자기자본을 까먹게 되니까요.

<조상님 전략 1의 수익곡선, 2010.1-20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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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은근합니다.

총 수익은 250.84%, 복리수익 16.4%, 최대 낙폭 17.95%.


매매종목 176개 중 승률은 64%이며, 72개는 목표가 (+50%)에 도달했네요.

조상님들의 방식으로 21세기에 투자하는 방법, 그리 나쁘지 않았네요!

조상님 전략 2: 내재가치: 자기자본, 순이익, 배당의 집합


조상님 전략 1은 20세기 초반에 조금 더 발전했나 봅니다. 전쟁 전에는 내재가치를 자기자본, 순이익, 배당을 통해 측정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베트남 전장이나 한국전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1차 세계대전!! 을 논의하는 겁니다!!

이를 수치화하면

1. 내재가치 = 자기자본

2. 내재가치 = 평균 10년 순이익 * 10

3. 배당수익률은 ‘당연히’ 채권수익률보다 높아야 함


– 주식이 채권보다 훨씬 더 리스크가 높으니까!

  • 즉 채권수익률이 5%면, 배당 100원을 되는 주식의 내재가치는… 2,000원 보다는 낮아야 합니다. 100/2,000 = 5%이고, 우리 주식의 배당수익률이 이보다 더 높으려면 가격이 2,000원보다 낮아야겠죠!

이쯤 설명을 들으면 Kangcfa는 또 참을 수가 없습니다. 또 한번 전략을 돌려 봐야죠!

매수 룰

  1. PBR < 0.67 (적정 PBR인 1에 도달하려면 50% 상승해야 함)
  2. PER < 6.7 (적정 PER인 10에 도달하려면 50% 상승해야 함)
  3. 배당수익률 : 최상위 20% (이 정도면 보통 채권수익률보다 높음)

이 중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주식 20개 매수

매도 룰

  1. 가격 50% 상승 또는
  2. 1년 보유

<조상님 전략 2, 2010.1-20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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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수익은 341.82%, 복리수익 19.6%, 최대 낙폭 24.5%.


매매종목 179개 중 승률은 67%이며, 88개가 목표가 (+50%)에 도달했네요.

게다가 여기 배당수익률도 포함이 안 되었으니 19.7%에서 한 3-4% 더하셔도 무난합니다.
오호! 20세기 초반 조상님들의 전략이 담배 먹던 호랑이들의 할아버지들 전략보다 좀 더 위력적이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제가 몇일 전에 만든 피터 린치의 ‘느림보 전략’ 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3. 조상님 전략 3:자산 배당 평균이익은 개뿔, 이익성장이 최고여!


이 정도 조상님들의 전략을 설명한 후 벤자민 그레이엄은 한탄하기 시작합니다. “아니 이놈의 신세대 젊은이들은 완전 미쳤다” 며, “자산, 배당 따위는 신경 안 쓰고, 평균 순이익도 안보고, 오로지 ‘이익 성장’ 에만 신경 쓴다고! 이게 말이 되??” 라고 울부짖었습니다.

벤자민 그레이엄의 신세대는 1927-1929년 활약했던 “젊은” 주식투자자들을 말하는 거였습니다.

<당시 힙스터들 사이에서는 이런 패션이 유행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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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번 이런 간단한 전략을 만들어 봤습니다.

아래 두개 조건을 만족하는 주식 매수

I. 순이익 전년대비 성장률 상위 10%,
II. 영업이익 전년대비 성장률 상위 10%

3개월 후 매도.

총 수익은 281.31%, 복리수익 17.6%, 최대 낙폭 24.84%.


매매종목 176개 중 승률은 53%입니다.

이렇게 무식하게 이익성장률만 보고 투자하는 방법도 분명 하나의 투자 방법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확실히 전 전략들보다 좀 더 리스키한거 같습니다. 올라갈때는 미친듯이 올라가다가 2015년부터는 좀 모멘텀이 꺽여서 2년동안 주춤합니다.

그래도 결론적으로 ‘성장’ 만 보고 투자하는 방법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단, 그레이엄의 투자 철학에는 별로 맞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아이고 요즘 젊은애들” 하고 한탄한 겁니다.

이 두 방법을 어떻게 좀 섞을 방법이 없을까요? 일단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분석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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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좋은 책을 재미나게 알차게 읽고 있습니다~!!^^ kangcfa 님글을 보고 있으면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고 싶어집니다!!! ㅎㅎ

오늘도 호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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