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한 "비트코인 캐시, 잠재력 크다"
우지한(Jihan Wu) 비트메인(BITMAIN) 설립자 겸 대표는 2일 “무허가성이란 어떤 주체도 변화를 막을 수 없는 자유로운 환경을 의미한다. 이런 환경에서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대표는 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후오비 카니발(Huobi Carnival)에 참석해 개발 환경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블록체인 플랫폼 위에서 다양한 프로젝트가 탄생하려면 허가 없이 자유롭게 혁신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지한 비트메인 설립자가 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후오비 카니발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원익 기자
우 대표는 “예를 들어 임원에게 모든 것을 보고한 후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 회사의 혁신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며 “이 구조에선 전체 시스템이 통째로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 캐시(BCH)는 의사결정 방식인 ‘합의(consensus) 알고리즘’ 변화 없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했다”며 “BCH에 내재된 ‘스크립트 연산 부호(OP_RETURN)’을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스크립트 연산 부호는 블록체인 처리(transaction) 과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블록에서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 계약 등 다양한 기능을 자유롭게 개발·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BCH는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40바이트였던 스크립트 연산 부호 용량을 220바이트로 늘렸다. 새로운 프로토콜 개발하기에 훨씬 쉬운 환경이 됐다는 게 우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BCH 블록체인 위에서 스크립트 연산 부호를 사용하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나오고 있다”며 “향후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의 스크립트 연산 부호 용량이 컸다면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계속 머물렀을 것이란 언급도 했다. 이더리움의 특징인 스마트 컨트랙트가 비트코인 블록체인 위에서 구현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우 대표는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블록 크기를 늘리는 문제로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며 시간을 낭비했다”며 “훌륭한 엔지니어들은 언제든 다른 블록체인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혁신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 업체 비트메인을 운영하는 우 대표는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미국 포춘은 최근 ‘암호화폐 업계 영향력 있는 40세 이하 40인’ 중 우 대표를 3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에서 비트코인 캐시가 갈라져 나온는 과정을 주도해 비트코인 캐시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이날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가 주최한 후오비 카니발 콘퍼런스엔 우 대표 외에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 최준용 뉴마진캐피탈 대표, 쥰 두(Jun Du) 노드캐피탈 설립자, 정유신 서강대 교수 등도 참석했다. 연사로 나선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정부가 블록체인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육성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블록체인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잘못됐다”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