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죽을것 만큼 힘들었던 후지산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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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지산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원추형의 좌우 대칭을 이루는 아름다운 모습은 옛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매료시켜 왔다

등산하는 사람이나 멀리서 감상하는 사람 관련시설을 찾는 사람 등 많은 사람들이 후지산을 즐기고 있는듯 보인다

일본 민족의 영산이자
일본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후지산을
새해 첫 꿈에서 보면 매우 재수가 좋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정월초에는 후지산에 대한 방송이 모든 체널에서 다루어 지는걸 볼수가 있었다

후지산은 일본의 혼슈 중앙부 시즈오카현과 야마나시현의 경계에 있는 휴화산이며 해발 3,776m로 일본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도쿄나 가나가와에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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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년부터 휴지기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내가 떠나오기전에 지진의 여파때문일까 후지산의 이상징후를 보여주는 방송들을 본적이 있다

눈이 녹을시기가 아닌데 특정부분만 눈이 녹아 있다거나... 언젠가 다시 폭발할까?

나는 2010년 7월말에 후지산을 오른적이 있다

매년 다수의 등산 초보자들이 오르고 있는데 산 아래에서 산 정상이 보인다고 해서 간단하게 오를 수 있는 산은 아니다 뭐니뭐니해도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 때문이다

만반의 준비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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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이나 후지산을 올랐다는 지인의 권유에 따라 센다이에서 20여명 정도의 인원이 후지산을 오르기로 했다

산소통까지 모든 만반의 준비를 하고 밤9시에 버스를 타고 도착한 것이 아침 5시 비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우비까지 챙겨든 등산가방을 메고 후지산 5고메부터 출발을 했다

정상이 10고메라고 하니 버스로 산중턱까지 오른셈이다

5고메정도의 높이라면 주변에는 거의 나무들이 없다고 보면된다

오르다보면 화장실이 있는데 유료

차츰 오르다보니 산아래와는다르게 빗발이 날리고 있어 우비를 챙겨입어야 했다

비가 위에서 내리는게 아니라 옆에서 쏟아진다고 상상이 가는가?

그랬다 비가 옆에서 내리고? 있었고
비를 맞으며 오르는 7월의 후지산은 무척이나 추워서 손이 곱아 화장실에서 바지 지퍼를 올리지도 못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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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밑으로는 구름이 깔려 경치를 볼수가 없었고 구름 밑에서는 공사를 하는지 계속 쾅쾅 무언가 터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터널이라도 뚫고 있을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소리는 산아래 구름속에서 천둥이 치는 소리였던 것이다

짬짬이 쉬면서 오르지만 보통힘든일이 아니다 게다가 비는오고 고산병으로 심한두통에 시달려야 했다
산소통의 산소를 마셔도 두통은 가라앉을 기미도 없고 그저 죽기야 할까싶은 심정으로 천근만근 무거운 발을 떠어놓으며 그렇게 올랐다

올라도 올라도 끝이없는 대머리 후지산
정상에 다다를 쯤에는 눈이 쌓여있었고 산이 가파라 오르기가 여간 고된것이 아니였다

때가 되니 배가고파 눈쌓인 후지산에 주저앉아 곱은손으로 차가운 주먹밥을
산아래를 구경하며 먹었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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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다 보니 일행들은 각자의 페이스대로 오르게 되고 결국 나홀로 외로운 싸움이 되었다
나는 오르는데 내려오는 동료도 있고...

나는 속으로 수없이 내게 묻는다
1억을 준다면 다시 한번 올거니?
아니 아니 아니 절대로 안올거야!

목숨을 걸고 겨우 정상에 오르고
누군가는 일행을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여겼는데 아는 사람이 없다

아...뭐지

주위는 온통 구름에 가려 10미터 앞을 볼수 없었고 내가 정상까지 왔다 가노라고 속으로 외치며 급히 하산하기에 바빴다

산을 오르다 보면 숙박시설 산장도있다
잘지어진 시설은 아니지만 오르다가 하룻밤을 자고 새벽에 일출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것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힘든 등반이라고 봐도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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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홀로 그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 아 ... 내가 이렇게도
길고긴 길을 올랐단 말인가 ?
아무리 내려가도 끝없는 길

내가 일행이 기다리는 버스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6시 ... 13시간의 후지산 등반을 무사히 마친것이다

평소에 야산에서 나물만 뜯어봤던 내가 후지산을 올랐다니 ... 꿈만 같았다
죽을것 만큼 힘들었는데

일행이 다 모이자 버스를 타고 온천으로
향했다 하지만 나는 고산병 후유증인가
온천에 도착해서 토하고 결국 쓰러져 잠이 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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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욕이고 맛난 저녁식사도 물건너갔다 오직 쓰러져 있고 싶을 뿐이였다
온천에서 휴식후 다시 센다이를 향해서 밤새도록 달려 아침6시쯤 도착

일본에서 살면서도 후지산을 오르지 않은 사람도 많다
나는 그후로 기회가 될때마다
후지산을 올랐던 용기있는 내 기억들을
자랑을 하곤 했다

그리곤 말한다
대머리 후지산 두번다시 가나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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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등반에 알아두면 좋은것들★

후사산 등산의 베스트시즌은 장마가 끝난 7월 하순부터 9월 하순으로 이 기간 중 연속 2일 등산할 것을 권하고싶다

베스트 플랜은 철야로 올라 해돋이를 보는 방법 산장에서 1박하여 해돋이를 보는 방법이다

7,8고메에서 1박하는 방법이 좋다 산장에서 숙박할 경우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옷은 피부에 닿는 옷은 땀을 흘려도 식지 않는 것을 입도록 하고 체온조절이 되도록 탈착가능한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산은 날씨변동이 쉽기 때문에 비옷을 준비하고 신발은 바닥이 두꺼운 것이 좋다

배낭과 배낭커버 헤드램프 지도 1리터이상의 음료 과자 선크림 화장지 비닐봉지 구급용품 수건 산소통 동전은 필수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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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경험담 잘 봤습니다. 후지산 당찬 것이 정말 멋있어서 도쿄/하코네/시즈오카/미시마 등 다양한 곳에서 늘 바라보았었습니다. 일본인들 사이에 "후지산을 안 올라도 바보, 두 번 올라도 바보"라는 말이 퍼져 있더라구요. 님의 글 내용을 보면 딱 맞는 말 같네요 ㅎㅎ. 그만큼 정상에서의 운해와 해돋이 같은 성취감을 빼고는 약간 등산코스로는 아무래도 좀 지루한 산인듯 하더군요. 저도 산/트레킹 좋아해서 후지산도 꼭 가려하는데 항상 시기를 못 맞춰서 주변 호숫가만 거닐다 오곤 했네요. 워낙 한정된 시기에만 등반을 허용하고, 특히 님 말씀대로 여름에 사실상 2000위로는 거의 검은 흙 뿐인 곳을 올라야 해서 좀 심심할 거는 같더라구요. 그래도 꼭 한 번 올라갈 겁니다 ㅎㅎ 이래놓고 또 벚꽃과 온천쉬러 곧 가네요 :D
아, 일본평(=니혼다이라)에서 바라보는 후지산, 스루가만, 항구도시, 녹색평원이 어우러저 정말 멋있더라구요. 혹시 안가보셨다면 추천 드려요 가보셨을 듯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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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아요
엄청 지루한 등산이였어요
자신과의 싸움이더라고요
아 ... 진짜
암튼 복잡한 심경
그래도 올라봣으니 이런 글도 쓰네요^^

그게 추억이지 않을까요? 탈없이 한번에 다녀오신 것도 그렇구요. 저도 오래 전에 얼떨결에 복장도 제대로 안 갖추고 한라산 다녀온 뒤로 산이 좋아 장비를 갖추기 시작했거든요. 워크샵으로 왜 등산가나 했는데..때가 되니 이해가 되더군요 :D

한라산도 만만한곳이 아닐텐데
준비를 덜 하셨군요
저도 죽기전에 함 가보고 싶은 곳이예요
백두산도요 ㅎ

후지산이 저렇게까지 아름다운지 몰랐네요.
늘 눈쌓인 후지산만 보다가 풍경을 보는건 거의 처음인듯해요.

먼곳 풍경과 어울려 찍어서 더 아름다울 거예요
산자체는 다조로운 모습을 하고 있죠

멀리서 봤는데 위압감이 느껴지더라구요. 백두산을 보면 비슷한 감정이 들거 같아요ㅎㅎㅎ

맞아요
위압감 ㅎㅎ
전 백두산이 더 아름다울거라 생각해요
사실 백두산도 갈기회가 있었는데 ㅠㅠ

와~ㅋ 글을 읽고 나니 저도 언젠간 한번 도전해보고 싶네요 ㅋㅋㅋ

기회가 된다면 꼭이요
저는 죽을만큼 힘들었지만 두고두고
자랑거리로 남아 있는 추억이랍니다

후지산은 근처 후지큐랜드에서 본게 유일한데 직접 올라보면 다르겠네요ㅎㅎ

네 보는거과
오르는것은 전혀 다르죠
여러각도에서 보는 후지산은 진짜 멋있죠

산소통이 필수였군요;;;
제가 초등학생일때, 후지산 겨울 등산을 캠핑으로 1박2일로 했었는데,
아마 정상까지 가지 않고, 어느 산장까지갔다가 내려오는 코스였나봅니다
그 때 엄청 추웠었지만, 산소통은 필요 없었거든요

ㅎㅎ그러셨군요
오히려 아이들이 더 잘오를 거예요
저 같은 아줌마 보다는
산소통 두개나 갖고 갔는데 암튼 고산병으로 엄청 힘들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우며 동시에 힘이 있는 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곳에 오르셨다니 이제 인생에서 더 힘드신 일은 없을 것 같네요 ㅎㅎ

ㅎㅎ
네 그럼 좋겠네요
힘들때마다 저때를 떠올리는것
와우~^^

헐..
세상에...
고산병 꺼징..대단하네요
1억 줘도 안간다메 준비물을 왜 갈처 줌 ㅎㅎㅎㅎ

ㅋㅋ
저는 안가지만
가실분들을 위해서요
저는 진짜 저질 체력 아줌마거든요 ㅎ

4000m 가 넘다보니 고산병이 딜레마네요 ..! 사전에 한국에서라도 등산으로 단련해야 할까요?

등산을 즐기는 분이라면
괜찮을거 같아요

저는 저질 체력에 준비라곤
물품만 준비했지 체력적인 부분은 아무런 대비없이 올랐던 등산 초보자 였답니다 ㅠ

ㅎㅎㅎ뭔가 글에 감정이 듬뿍 담긴 글이네요 :) 보팅하고 팔로우 꾹 누르고 갑니다!

ㅎㅎㅎ 감정
네 저 후지산에 감정 잇답니다
대머리 후지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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