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요즘은 사진도 어쩌다 찍게 된다. 하지만 그나마도 내 모니터로 만 불러오면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색채로 변해버린다.
Adobe RGB를 90 몇%까지 지원한다는 모니터를 보면서 가격이 상당해서 였지만 그런 대형 모니터 까지는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아주 오래전에 쓰던 CRT 모니터보다도 너무 아닌 색상을 보면서 사진 찍어서 백업 후 확인할 때의 기대되는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 요즘 들어 그것이 좀 후회가 된다.
그래도 내가 지금 모니터를 선택한 것은 한 장이라도 뽑아봤을 때 색상 차이가 덜 해서였다.
포샵에서 보정할 수 있지만 Adobe RGB로 변경 후에 색보정까지 들어가는 것은 무슨 상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조금 번잡스럽게 느껴지곤 했다. 정말 꼭 뽑고 싶은 것 일 때만 하는 일이다.
CRT 모니터 일 때는 그 개념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RGB 작업물을 출력할 때 CMYK로 변경하고 조정을 해도 어쩔 수 없이 차이나는 부분이 있다고만 생각했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나갔는데 코스모스가 피어있었다. 색도 여러 가지였고 색들이 곱게 섞여서 사진기를 들이대니 잘 못 찍어도 색상이 예뻐서 그림 같아 보였다. 그런데 PC로 백업하면서 나는 완전 실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적당한 가격에 보이는 대로 출력되는 거를 사야지 생각했었다. 그런데 보이는 게 칙칙하면 그걸 기준으로 삼다 보니 그림 같은 화사한 색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리고 잘 찍었던 사진조차도 뭔가 칙칙한 기분이 든다. 파일을 현상소에 맡겨두고 사진을 딱 받아 봤을 때 실망스러웠던 것처럼.
다른 디스플레이에선 또 제대로 보일 수도 있지만.
다시 보니 또 그렇게 화려해 보인 지 않는다. 카메라에서도. 찍을 때 눈에 뭐가 씌는 건가...
밝은 낮에 눈으로 보는 게 제일 예뻐 보이는 건가 보다.
Adobe RGB 모니터 역시 후 보정은 해야겠지만 평상시 사진 볼 때 예쁠 것 같다. 그땐 철저하게도 사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병원에 다녀왔다. 한동안 무언가에 몰두하다 골이 흔들리는 것 같은...
통증은 조금 가라앉아가고 있지만. 공포의 느낌은 병원 가는 일을 조금씩 미루게 만든다. 빨리 갔다 왔으면 덜 고생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