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 끝. 그리고 시작.

in #kr6 years ago

며칠간 지옥같은 시간을 보냈다.
너무 화가나고 허무하고 모든것을 잃은 기분.

제정신으로 있을수 없었다.
내가 일을 한다면 그래 일이라도 하자! 하면서
잠시 모든것을 잊고 지낼 핑계거리라도 있겠지만
백수이기에 집안에서 방안에서
모든 그간의 책임들을 스스로에게 덮어씌웠다.

니가 멍청해서. 다 니가 잘못살아서.
좁은 일평남짓의 방안에서
나는 나 스스로에게 그렇게 비수를 꼽았다.
몸도 마음도 며칠간 겉잡을수없이 망가졌다.
마치 정신병에 걸린 것처럼.

술도 하루이틀이지 정말 미친듯이 마시니
삼일째 되는날 모든것을 개워내고 개워내도
남는것은 고통일뿐..
음주는 못난 나를 자학하기에는 최적의 행위였지만
이러다간 정말 죽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순간
내 맘 한켠 어딘가에는 살고싶다는 욕구가 있었나보다.

그간 날씨도 우중충하여 더욱이 우울감과
허무함을 제곱비례하여 증폭시켰다.

그러다
어제. 문득.
날이 좋아서. 좋아보여서 창밖을 봤다.
구름이 딱 한점있는 맑은 날씨였다.
구름한개가 그 드넓은 하늘을 유유히 지나가는걸
지켜보았다.

몇시간 멍하니 지켜 보다가
목욕을 했다. 수염을 깎았고, 방한구석에 걸려있던
정장을 꺼내입었다.
이제 이 우울과 좌절의 벽을 깨고싶었던걸까.
몸이 그렇게 이끌렸다.

부모님이 우리아들 입사면접본다고 있는돈없는돈
털어서 사주신 정장이다. 한벌밖에없는.
부모님께 미안했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갔다.
시내로 나갔다.
한 카페에 들어가 창가쪽 자리에 자리잡고
아메리카노를 한잔 시켰다.

그리고 날이 어둑어둑해질때까지 그자리 그대로
가만히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서로 좋아죽는 커플들
손잡고 걷는 중년의 부부
해맑게 웃고뛰어다니는 어린아가들
주말에 출근하는지 양복차림에 서류가방을 든 아저씨들
길거리 물건파는 아줌마들

다들 각자의 삶을 살고있었다.
난 왜 이렇게 살고있을까. 반성을 했다.
지나간일이다. 어쩔수없다.
돈이고 친구고 뭐건간에
떠나보냈으면 어쩔수 없는거다.
내잘못이 아니다.
내잘못이 아니다.
넌잘하고있어. 라고 수십번 수백번 수천번
그자리에 그대로 앉아 나를 세뇌시켰다.

용기가 생겼다.
나혼자 방 안에서 이런다고 달라질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그렇다고 나에게 강요했다. 그래야했다.
다짐하자.
최대한 열심히 살것이다.
최대한 아주 열심히

목표를 만들어야겠다.
우선 지금의 목표는 내일 나만의 목표를 만드는 것이다. 하나씩 해나가야겠다. 용기를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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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걱정되었었는데 다행히 ㅠㅠ 딛고 일어나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ㅠㅜ

걱정끼쳐드려 죄송해요..
너무힘들지만 그래도 헤쳐나가야죠. 나를 위해서!!모두를위해서!!
화이팅입니다!!!

기운을 차리셔서 다행입니다..

사실 여전히 죽을거같이 힘들긴하지만 그래도 살아야죠. 연신 화이팅을 외쳐봅니댜..!

무슨 일이신가 해서, 앞글 읽고 왔어요.
진짜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만약 저였다면.. 생각해보니 정말 감당할 자신이 없네요.
힘겹게 용기 내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여전히 힘들고 괴롭지만 어쩌겠어요. 시련을 딛고 일어나려고요. 힘없이 비틀거리긴하지만 그래도 딛고 일어났다는것에 의미를 두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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